부에노스아이레스의 패션 브랜드 프레레스(Freres)가 두 번째 매장 ‘프레레스 II(Freres II)’를 열었다. 발리 스튜디오(Bali Studio)가 설계한 이 75㎡ 규모의 작은 매장은, 기존 건축물의 구조를 그대로 살리면서도 브랜드의 미래지향적인 정체성을 뚜렷하게 대비시키는 전략을 택했다.
낡은 것을 지우고 새로 짓는 대신, 있는 것을 살리면서 완전히 다른 인상을 만들어내는 일은 작은 매장일수록 더 까다롭다. 75㎡라는 제한된 면적 안에서 발리 스튜디오는 이 대비를 설계의 핵심 언어로 삼았다.

기존 구조와 새로운 미학의 충돌
발리 스튜디오는 기존 건물의 골조와 마감 일부를 의도적으로 남겨뒀다. 매끈하게 다듬어진 새 마감재 사이로 드러나는 오래된 흔적은, 이 공간이 원래부터 여기 있었다는 시간의 층위를 방문객에게 은근히 알려준다고 해야 할까.
그 위에 얹힌 것은 확실히 미래지향적인 어휘다. 금속성 마감과 절제된 조명, 단순한 기하학적 형태가 기존 구조의 투박함과 나란히 놓이며 팽팽한 대비를 만들어낸다. 이 대비 자체가 프레레스라는 브랜드가 말하고 싶은 이야기에 가깝다.

75㎡ 안에 압축된 브랜드 정체성
작은 매장에서는 모든 디테일이 곧 브랜드 경험이 된다. 발리 스튜디오는 진열대와 조명, 마감재 하나하나를 프레레스의 정체성을 드러내는 장치로 활용했다. 넓은 면적에서라면 흩어졌을 여러 아이디어가, 좁은 공간 안에서 오히려 응축된 밀도로 다가온다.

대비가 만들어내는 매장의 개성
기존 것과 새것, 투박함과 매끈함, 과거와 미래. 프레레스 II는 이런 상반된 요소들을 굳이 봉합하지 않고 그대로 병치시킨다.
작은 매장이라는 스케일에서도 ‘대비’라는 하나의 태도만으로 뚜렷한 개성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걸 보여준다는 데 있다. 화려한 제스처 없이도 브랜드의 이야기를 공간으로 설득력 있게 옮긴 사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