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으로 읽고 이야기로 채운 서점, 리브라리아 다 빌라

브라질의 대표적인 서점 브랜드 리브라리아 다 빌라(Livraria da Vila)가 아키텍츠 오피스(Architects Office)와 함께 새 매장을 열었다. 800㎡ 규모의 이 서점은 단순히 책을 진열하는 공간이 아니라, 독서라는 경험 자체를 공간적으로 확장하는 것을 설계의 출발점으로 삼았다.

설계팀은 이 프로젝트를 “몸과 상상력, 이야기가 만나는 지점에 건축이 능동적으로 참여하도록 만드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책장을 세우고 책을 꽂는 일이 아니라, 독서라는 행위 자체를 건축적으로 다시 설계하려 한 셈이다.

Livraria da Vila by Architects Office 2

몸으로 읽는 서점

독서는 흔히 눈으로만 하는 행위로 여겨지지만, 아키텍츠 오피스는 여기에 몸의 감각을 더하려 했다. 앉고 기대고 걷는 신체의 움직임이 책과 만나는 방식을 서가와 가구의 형태에 그대로 반영했다고 해야 할까. 서가 사이의 간격과 좌석의 배치 하나하나가, 독자가 책을 만나는 신체적 경험을 세심하게 조율한다.

800㎡라는 면적을 하나의 균질한 매대로 채우는 대신, 서가의 높이와 밀도를 구역마다 다르게 두어 걷는 속도와 시선의 흐름에 변화를 준 점도 눈에 띈다. 서점 안을 거니는 일 자체가 하나의 리듬을 갖게 되는 셈이다.

Livraria da Vila by Architects Office 3

상상력이 머무는 자리

서점이라는 공간은 책을 사고파는 상업 시설이면서 동시에, 방문객이 한동안 다른 세계에 빠져드는 상상의 공간이기도 하다. 아키텍츠 오피스는 이 이중적인 성격을 지우지 않고 오히려 적극적으로 끌어안았다. 판매대와 독서를 위한 아늑한 구석이 한 공간 안에서 자연스럽게 공존한다.

조명과 재료 선택에서도 상업적 효율보다 머무름의 질을 우선한 흔적이 읽힌다. 빠르게 책을 고르고 나가는 곳이 아니라, 오래 머물고 싶어지는 서점을 만들겠다는 의도가 공간 곳곳에 배어 있다.

Livraria da Vila by Architects Office 4

이야기와 건축이 만나는 방식

결국 이 프로젝트가 겨냥한 것은 ‘이야기(narrative)’라는 단어 하나로 요약된다. 책이 담고 있는 서사와, 그 책을 만나는 공간의 서사가 서로 겹쳐지도록 만드는 것. 건축이 단순한 배경이 아니라 독서 경험의 일부가 되도록 하는 것이 이 서점의 궁극적인 목표였다.

흥미로운 지점은, 서점이라는 익숙한 상업 공간 유형을 몸과 상상력이라는 다소 추상적인 언어로 다시 풀어냈다는 데 있다. 책을 파는 곳이 아니라 이야기를 몸으로 만나는 곳이라는 관점의 전환이, 800㎡라는 면적을 훨씬 풍부하게 채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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