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파울루 앙헬리카 거리와 파울리스타 거리가 만나는 모퉁이, 파카엠부 계곡이 내려다보이는 능선 위에 로자 빌딩(Rosa Building)이 서 있다. 1970년대에 지어진 이 오피스 건물은 한때 도시의 자부심이었지만, 세월이 흐르며 특유의 위엄을 잃고 낡아갔다. AR 아르키텍토스(AR Arquitetos)는 이 건물에 5,000㎡ 규모의 전면 리노베이션을 맡았다.
기존 파사드는 단순한 미러 글래스로 마감돼 있었다. 문제는 이 마감이 건물이 놓인 자리의 위상에 걸맞지 않다는 데 있었다. 이 자리가 요구하는 격에 맞추기 위해서는, 파사드 전체를 다시 설계하는 근본적인 개입이 필요했다.

알루미늄 프레임과 초투명 유리가 교차하는 외피
AR 아르키텍토스가 택한 해법은 대형 알루미늄 프레임과 자체 지지형 초투명 C-글래스 패널을 교대로 배치한 혼합 시스템이었다. 단일 재료로 마감을 통일하는 대신, 두 개의 서로 다른 물성을 규칙적으로 교차시켜 파사드에 리듬감을 준 것이다.
초투명 글래스는 기존의 흐릿한 미러 글래스와 달리, 건물 안팎의 시선을 훨씬 투명하게 열어준다. 자연 알루미늄 프레임은 그 사이사이에서 구조적 질서를 부여하며, 오래된 오피스 건물이 흔히 갖는 육중한 인상을 한결 가볍게 덜어낸다.

능선 위 오피스 건물이 되찾은 위엄
파카엠부 계곡을 내려다보는 능선이라는 입지는, 이 건물에 단순한 사무 공간 이상의 도시적 책임을 지운다. AR 아르키텍토스는 이 리노베이션을 통해 건물이 다시 한번 주변 경관과 어울리는 스카이라인의 일부가 되도록 했다.
완전히 새로 짓는 대신 기존 구조체를 그대로 살리면서도 건물의 격을 되찾아냈다는 데 있다. 알루미늄과 유리라는 익숙한 재료의 조합만으로 반세기 가까이 된 오피스 건물에 새로운 존재감을 불어넣은 방식이 인상적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