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서 가장 많이 방문한 건물 TOP 10, 1위는 1년에 1억 1,100만 명

세계에서 가장 많이 방문한 건물은 어디일까? 루브르나 자금성을 떠올렸다면 순위표 맨 위에서 살짝 당황할지 모른다. 2024년 한 해 1억 1,100만 명이 다녀간 1위는 박물관도 궁전도 아닌 쇼핑몰이다. 2위와 3위도 전부 물건을 사고파는 건물이다.

그래서 기준부터 못 박고 간다. 지붕 아래 건물 하나, 또는 하나로 집계되는 궁전·박물관·성당·시장·몰의 연간 방문객만 셌다. 승객이 스쳐 가는 역과 공항, 테마파크·정원·유적단지·야외 광장은 뺐다. 연도는 건물마다 가장 최근 확정치를 써서 2022~2025년 수치가 섞여 있다. 한두 칸 차이보다는 자릿수를 보는 편이 정확하다.

건축적 관점: 가장 많이 방문한 건물은 어떻게 생겼나

원조는 이스탄불이다. 2위 그랜드 바자르(Grand Bazaar)는 1455~56년 겨울 메흐메트 2세가 돌로 지은 중심 시장 건물 베데스텐을 세우면서 시작됐다. 그 둘레에 가게가 붙고 골목 위로 지붕이 덮이면서 지붕 덮인 골목 61개, 점포 3,000~4,000곳의 ‘지붕 있는 도시’가 됐다. 1701년 대화재, 1894년 지진을 겪을 때마다 다시 고쳐 문을 열었다. 2022년 방문객은 3,976만 6,801명이다.

현대 쇼핑몰의 공식은 500년 뒤 미국에서 나온다. 1956년 건축가 Victor Gruen(빅터 그루엔)이 미네소타주 에디나에 사방이 막힌 냉난방 실내 쇼핑몰 Southdale Center를 열었다. 공교롭게도 3위 몰 오브 아메리카(Mall of America)는 같은 미니애폴리스 광역권의 블루밍턴에 1992년 들어섰다. 옛 야구장 메트로폴리탄 스타디움 터에 연면적 약 52만 8,500m², 실내 테마파크까지 품었다. 연 방문객은 자료에 따라 약 3,200만~4,000만 명이다.

1위 두바이 몰(The Dubai Mall)은 그 공식을 사막의 스케일로 키웠다. 2008년 11월 문을 열었고 개발은 Emaar, 설계는 DP Architects다. 점포 1,200곳 이상에 임대면적만 약 35만m², 실내 수족관에는 가로 32.88m짜리 아크릴 패널이 들어갔다. 방문객은 2009년 3,700만 명에서 2024년 1억 1,100만 명으로 15년 만에 세 배가 됐다.

박물관과 궁전은 정반대 고민을 안고 있다. 애초에 이만한 인파를 받으려고 지은 건물이 아니어서다. 7위 루브르(Musée du Louvre)는 12세기 말 요새로 출발해 왕궁을 거쳐 1793년 박물관이 됐다. 1989년 I. M. Pei(이오 밍 페이)의 유리 피라미드가 지하 로비로 사람을 흩어 보내는 새 입구가 됐지만, 2018년 관람객이 1,020만 명까지 불어나자 그 입구가 다시 병목이 됐다. 2025년 1월 프랑스 정부가 새 출입구와 모나리자 전용 전시실 계획을 내놓은 이유다.

세계에서 가장 많이 방문한 건물 TOP 10 표지 카드, 관람객으로 붐비는 파리 노트르담 대성당 정면

인문학 관점: 사람은 볼 곳보다 머물 곳에 더 자주 간다

맨 위 세 칸이 전부 시장과 몰이라는 건 꽤 많은 걸 말해 준다. 루브르는 평생 한두 번 가는 곳이지만 몰은 주말마다 간다. 두바이 몰 한 곳의 방문객이 루브르의 열두 배쯤 되는 이유다. 박물관이 ‘볼 것’으로 사람을 부른다면 몰은 ‘머물 이유’로 부른다. 냉방된 실내, 끝없이 이어지는 동선, 길을 살짝 잃게 만드는 평면까지 전부 체류 시간을 늘리는 장치다. 업계는 이걸 그루엔 효과라고 부르는데, 정작 그루엔은 말년에 자기가 퍼뜨린 쇼핑몰과 선을 그었다.

숫자도 한 번 의심하며 읽어야 한다. 방문객은 건물 주인이 센다. 몰은 출입구 센서로 세니 하루 두 번 드나든 사람은 두 명이 된다. 무료로 문을 여는 노트르담은 센서와 추정에 기대고, 루브르는 입장객의 약 30%가 무료 관람객이다. 같은 ‘1,000만 명’이라도 무게가 다르다.

재난은 거꾸로 사람을 모은다. 5위 노트르담 대성당(Cathédrale Notre-Dame de Paris)은 2019년 4월 화재로 첨탑과 참나무 지붕을 잃었다가 2024년 12월 다시 문을 열었다. 재개관 뒤 12개월 동안 1,100만 명 넘게 다녀가 화재 전에 못지않은 수준을 되찾았다. 사라질 뻔했던 것을 제 눈으로 확인하고 싶은 마음, 그게 5년 공사의 가장 큰 홍보였던 셈이다.

중국 쪽 숫자는 거의 자국민이 만든다. 4위 자금성은 하루 입장객 수를 사전 예약으로 묶어 두고도 연 1,700만~1,900만 명이 찾는다. 6위 병마용 박물관도 2025년 약 1,097만 명이다. 해외 관광객에 기대는 유럽 명소와 달리, 거대한 국내 여행 수요가 순위를 밀어 올린다. 600년 된 목조 궁궐이 하루에 견딜 인원을 먼저 정해 두고 문을 여는 셈이다.

한국은 어디쯤일까. 2025년 경복궁 관람객은 688만 6,650명으로 10위 바티칸 박물관(693만 3,822명)과 약 4만 7,000명 차이다. 10위와 사실상 공동권이다. 4대궁과 종묘를 찾은 외국인은 2023년 약 199만 명에서 2025년 약 423만 명으로 두 배 넘게 늘었다. 다만 궁궐은 무료 관람객 비중이 커서 입장권 위주로 세는 박물관과 같은 저울에 올리긴 어렵다.

그럼 지붕 아래로 가장 많은 사람을 불러들인 건물 10곳을, 10위부터 1위까지 차례로 보자.

TOP 10 바티칸 박물관 카드, 2025년 방문객 약 693만 명
TOP 9 런던 자연사박물관 카드, 2025년 방문객 약 712만 명
TOP 8 베르사유 궁전 카드, 2025년 방문객 약 840만 명
TOP 7 루브르 박물관 카드, 2025년 방문객 약 905만 명
TOP 6 시안 병마용 박물관 카드, 2025년 방문객 약 1,097만 명
TOP 5 파리 노트르담 대성당 카드, 재개관 후 1년 방문객 1,100만 명 이상
TOP 4 베이징 자금성 카드, 연간 방문객 약 1,900만 명
TOP 3 몰 오브 아메리카 카드, 연간 방문객 약 3,200만~4,000만 명
TOP 2 이스탄불 그랜드 바자르 카드, 2022년 방문객 약 4,000만 명
TOP 1 두바이 몰 카드, 2024년 방문객 1억 1,100만 명

1위 두바이 몰 바로 옆에는 세계에서 가장 높은 건물 부르즈 할리파가 서 있다. 그 높이 순위는 앞서 소개한 〈세계에서 가장 높은 건물 TOP 10〉에서, 넓이와 나이로 세운 순위는 〈세계에서 가장 넓은 건물 TOP 10, 1위는 축구장 250개 크기〉와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건물 TOP 10, 지금도 쓰이는 건물만 뽑았다〉에서 이어 볼 수 있다.

순위 기준: 지붕 아래 건물 하나(또는 하나로 집계되는 궁전·박물관·성당·시장·몰)의 연간 방문객이며 역·공항, 테마파크, 정원, 유적단지, 야외 광장은 제외했다. 기준 연도는 건물마다 가장 최근 확정치로, 두바이 몰은 2024년 운영사 집계, 그랜드 바자르는 2022년 튀르키예 관광 당국 발표(이듬해 시장 측은 약 4,400만 명이라고 밝힘), 몰 오브 아메리카는 감사받지 않은 자체 집계라 범위로 적었고, 노트르담은 재개관 후 12개월(2024년 12월~2025년 12월) 추정치, 나머지는 2025년 수치다. 자금성 2025년 약 1,900만 명은 추정치이며 2024년 기네스 기록은 약 1,700만 명이다. 10위 바티칸 박물관 뒤로 중국국가박물관(약 690만 명)·타지마할(약 691만 명, 2024~25 회계연도)·경복궁(688만 6,650명) 등이 1% 안에 몰려 있어 10위는 사실상 공동권이다. 정원 궁전인 이화원(약 1,738만 명), 포로·팔라티노와 묶은 통합권으로 세는 콜로세움 고고학공원, 예배 연인원으로 집계하는 메카 대모스크는 기준에 맞지 않아 뺐다. 성 베드로 대성당과 사크레쾨르 대성당도 약 1,000만 명대로 알려져 있으나 공식 집계가 없어 순위에서 뺐다. 자료: 각 시설·운영사 발표, TEA 박물관·명소 지수(2025), ALVA, 국가유산청 자료 등 교차 확인, 2026년 11월 기준.

사진 출처(Wikimedia Commons): 노트르담 대성당 AlSepPhoenix(CC BY-SA 4.0, 표지 카드는 하늘 부분 확장)·Ibex73(CC BY-SA 4.0) / 바티칸 박물관 Wknight94(CC BY-SA 3.0) / 자연사박물관 MatthewHoobin(CC BY-SA 4.0) / 베르사유 궁전 Bonjour145644(CC BY-SA 4.0) / 루브르 박물관 Guillaume Speurt(CC BY-SA 2.0)·Matthias Kabel(CC BY-SA 3.0) / 병마용 BrokenSphere(CC BY-SA 3.0) / 자금성 Pixelflake(CC BY-SA 3.0) / 몰 오브 아메리카 Tylervigen(CC BY 4.0) / 그랜드 바자르 Maksym Kozlenko(CC BY-SA 4.0) / 두바이 몰 Citizen59(CC BY-SA 2.0)·Mostafameraji(CC BY-SA 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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