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건축 수도의 UFO, 니테로이 현대미술관 MAC Niterói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는 UNESCO가 처음으로 지정한 ‘세계 건축 수도(World Capital of Architecture)’다. 그리고 이 도시의 건축을 한 장의 사진으로 보여줘야 한다면, 많은 사람이 리우 시내가 아니라 바다 건너 니테로이 현대미술관, MAC Niterói를 고른다. 절벽 끝에 원반 하나가 살짝 내려앉은 듯한 그 모습 말이다.

1996년 문을 연 이 미술관은 Oscar Niemeyer(오스카 니마이어)가 여든을 훌쩍 넘겨 완성한 작품이다. 기둥 하나로 지름 50m 접시를 들어 올린 구조, 바다를 그림처럼 거는 기울어진 창, 그리고 루이비통이 통째로 런웨이로 빌린 레드 램프까지. 한 건물 안에 모더니즘 건축의 문법과 요즘 패션계가 건축을 소비하는 방식이 같이 들어 있다.

세계 건축 수도 1호, 리우가 먼저였다

‘세계 건축 수도’는 UNESCO와 국제건축가연맹(UIA)이 2018년 손잡고 만든 타이틀이다. 3년마다 열리는 UIA 세계건축대회 개최 도시가 그해의 건축 수도가 되는 방식인데, 리우는 2020년 타이틀을 받은 첫 번째 도시다. 정작 대회는 팬데믹 때문에 2021년 7월 온라인으로 치러야 했으니, 첫 타자치고는 운이 조금 없었던 셈이다.

바통은 2023년 코펜하겐, 그리고 올해 2026년 바르셀로나로 넘어갔다. 지속가능성과 도시 회복력이 화두인 요즘 건축계에서 리우가 첫 번째로 뽑혔다는 건 꽤 상징적이다. 식민지 시대의 옛 대성당과 Parque Lage 같은 역사 유산, Santiago Calatrava(산티아고 칼라트라바)의 Museum of Tomorrow 같은 네오퓨처리즘, Christian de Portzamparc(크리스티앙 드 포잠박)의 Cidade das Artes 같은 콘크리트 실험이 한 도시에 다 겹쳐 있기 때문이다.

그래도 이 도시의 건축적 정체성을 가장 또렷하게 대표하는 이름은 역시 니마이어다. 그는 1907년 리우에서 태어나 2012년 104세로 리우에서 세상을 떠났고, 1988년 프리츠커상을 받았다. 뉴욕 UN 본부 설계에 참여했고 수도 브라질리아의 주요 공공건물을 설계한 건축가가 고향 바다 앞에 남긴 후기작이 바로 MAC Niterói다.

위치를 정확히 짚어두자. 니테로이는 리우 시내에서 과나바라 만(Guanabara Bay)을 사이에 두고 마주 보는 별개의 도시다. 리우 쪽 선착장에서 배를 타고 만을 건너면 닿는다. 그래서 미술관 광장에 서면 오히려 리우 전체가 전시품처럼 펼쳐진다.

절벽 위에 핀 꽃 한 송이, 땅이 정한 형태

미술관이 앉은 자리는 보아 비아젱(Boa Viagem) 전망대 꼭대기다. 삼면이 바다로 떨어지는 좁은 바위 언덕이라, 큰 건물을 땅에 넓게 깔 방법이 애초에 없었다. 니마이어는 이 조건을 거꾸로 이용했다. 땅에는 기둥 하나만 세우고, 건물은 공중으로 들어 올린 것이다.

그가 남긴 설명을 옮기면 대략 이렇다. 땅이 좁고 바다에 둘러싸여 있었으니 출발점은 피할 수 없는 중앙의 지지대 하나였고, 건축은 거기서 꽃처럼 자연스럽게 피어났다는 것. 건물을 띄우자 그 아래로 풍경이 더 풍성해졌고, 땅에서 시작해 끊김 없이 지붕까지 솟아오르는 곡선 하나가 건물의 윤곽이 됐다는 이야기다.

미술관이 생긴 계기도 흥미롭다. 수집가 João Sattamini가 모아온 1950~90년대 브라질 현대미술 컬렉션을 도시에 기증하려 했고, 니테로이시가 그 작품들을 담을 집으로 이 미술관을 지었다. 컬렉션은 1,217점, 브라질에서 두 번째로 큰 현대미술 컬렉션으로 꼽힌다. 공사에는 5년이 걸렸고 미술관은 1996년 9월 2일 개관했다.

건물 주변에는 2,500m² 규모의 광장이 펼쳐진다. 건물을 빙 둘러싼 이 광장이 사실상 미술관의 첫 번째 전시실이다. 바다와 리우의 산세가 사방으로 열려 있기 때문이다. 작은 언덕 위 전망대가 도시의 공공 거실이 된 셈이다.

레드 램프는 계단이 아니라 산책로다

광장에서 건물로 들어가는 길은 계단이 아니라 98m 길이의 램프다. 땅에서 출발해 S자로 크게 휘며 건물 옆구리로 파고드는 이 길은 바닥을 레드 콘크리트로, 양옆 난간 벽을 화이트로 마감했다. 사진 속 MAC Niterói를 기억하게 만드는 그 레드 띠가 바로 이 동선이다.

램프는 근대건축이 아끼던 장치다. Le Corbusier(르 코르뷔지에)는 걸으며 장면이 바뀌는 경험을 ‘건축적 산책로(promenade architecturale)’라 불렀고, 젊은 시절 그와 함께 작업한 니마이어는 이 개념을 훨씬 과감한 곡선으로 밀어붙였다. 브라질리아의 대통령궁과 의사당 건물에도 긴 램프가 등장한다.

건축사가들은 니마이어 건물에서 ‘공공성이 클수록 램프가 길고 복잡해진다’는 패턴을 읽어낸다. 램프는 이동 수단이기 전에, 도시의 열린 공간과 건물 안의 닫힌 공간 사이 경계를 흐리는 완충지대라는 해석이다. 리우 사람들에게 익숙한 말로 바꾸면 해변 산책로 같은 공간이다. 실제로 사람들은 이 램프에서 멈춰 사진을 찍고, 바다를 보고, 천천히 올라간다.

지붕 전체를 걸으며 풍경을 보게 만든 노르웨이의 〈지붕이 통째로 전망대가 된 노르웨이 박물관, The Whale〉도 결국 같은 질문에서 출발한다. 건물에 들어가는 과정 자체를 하나의 경험으로 만들 수 있느냐는 질문이다. 30년 전 니마이어의 답은 이 레드 램프 하나였다.

기둥 하나에 지름 50m 접시를 얹는 법

MAC Niterói의 높이는 16m, 지붕 지름은 50m다. 지붕이 덮는 면적만 2,000m²에 가까운데, 이 무게를 땅으로 내려보내는 것은 지름 9m짜리 원통형 기둥 하나뿐이다. 기둥은 높이 2m의 기초 위에 서 있다.

비밀은 기둥 꼭대기에서 바깥으로 뻗어 나가는 방사형 보에 있다. 프리스트레스트 콘크리트, 즉 미리 강선을 팽팽하게 당겨 압축력을 넣어둔 콘크리트로 만든 보들이 기둥 위에서 사방으로 약 10m씩 균형을 잡으며 캔틸레버로 뻗어 나간다. 우산살이 우산대에서 퍼져 나가는 구조를 떠올리면 쉽다.

위층도 같은 원리다. 전시홀 천장 아래에는 대형 방사형 보가 깔려 있고, 이를 지름 50cm 기둥 여섯 개가 받친다. 이 보와 기둥이 한 덩어리의 상부 구조를 이뤄 하중을 아래층으로 넘기고, 아래층 보가 다시 중앙 기둥으로 모은다. 건물은 1m²당 400kg의 하중과 시속 200km의 바람을 견디도록 설계됐다.

구조는 니마이어와 오래 호흡을 맞춘 구조 엔지니어 Bruno Contarini가 맡았다. 니마이어의 곡선이 ‘그림’으로 끝나지 않고 실제로 서 있을 수 있었던 건, 이런 엔지니어들이 콘크리트의 한계를 끝까지 밀어붙였기 때문이다. 손으로 그린 스케치 한 장을 계산으로 증명해내는 일, 브라질 근대건축의 진짜 힘은 그 협업에 있었다.

수반 위에 뜬 접시, 무게를 지우는 트릭

기둥 아래에는 면적 817m², 깊이 60cm의 수반이 원형으로 깔려 있다. 물이 기둥 밑동을 감싸면서 건물이 땅에 닿는 지점이 시야에서 흐려진다. 그래서 50m짜리 콘크리트 덩어리가 물 위에 살짝 떠 있는 것처럼 읽힌다.

수반은 액자 역할도 한다. 접시 아래 그늘로 들어가 바다 쪽을 보면 수면, 접시의 곡선, 그리고 그 사이로 리우의 상징인 슈가로프 산이 한 프레임에 잡힌다. 많은 방문객이 MAC Niterói의 ‘베스트 컷’으로 꼽는 장면이 이 각도에서 나온다.

보이지 않는 곳에도 공간이 있다. 수반 아래 반쯤 묻힌 지하층에는 작품 수장고와 바, 레스토랑, 그리고 60석 규모 오디토리움이 들어 있다. 무겁고 기능적인 프로그램은 전부 땅속에 숨기고, 땅 위에는 날렵한 형태만 남긴 배치다.

이건 꽤 영리한 조닝이다. 미술관에 필요한 뒷방 공간을 위층에 올렸다면 접시는 지금보다 훨씬 두꺼워졌을 것이다. 지하로 내린 덕분에 접시는 전시와 전망만 담는 얇은 그릇으로 남을 수 있었다.

이 형태는 어디서 왔나, 니마이어의 곡선과 브라질 모더니즘

20세기 초 모더니즘 건축은 직선과 직각의 언어였다. 장식을 걷어내고 기능을 그대로 드러내자는 운동이었고, 그 결과물은 흔히 화이트 박스로 요약된다. 니마이어는 이 문법을 배웠지만 끝까지 따르지는 않았다. 그는 자신을 끌어당기는 건 직각이 아니라 브라질의 산 능선과 굽이치는 강, 그리고 사람의 몸에서 보이는 자유로운 곡선이라고 여러 차례 말했다.

그 곡선은 1940년대 벨루오리존치 팜풀랴(Pampulha)의 성당과 카지노에서 먼저 실험됐고, 1950~60년대 브라질리아에서 국가 규모로 완성됐다. 브라질리아 국회의사당 지붕 위에 놓인 거대한 사발과 돔을 떠올려보면 MAC Niterói의 원반이 어디서 왔는지 바로 보인다. 한 건축 평론가는 이 미술관을 두고 브라질리아 공공건물들이 보여준 ‘비움과 채움, 형태와 반형태의 놀이’를 마무리하는 작품이라고 평했다.

시대 배경도 함께 봐야 한다. 니마이어는 1964년 군사 쿠데타 이후 사실상 망명길에 올라 파리에서 오래 활동했고, 1980년대 브라질이 민주화되면서 고국에서 다시 대형 공공 프로젝트를 이어갔다. MAC Niterói는 그 후기 작업 중에서도 가장 대중적인 사랑을 받은 건물이다. 젊은 시절의 실험 정신이 여든 넘은 나이에도 고스란히 살아 있다.

타이폴로지로 보면 이 건물은 박물관보다 ‘파빌리온’이나 ‘전망대’에 가깝다. 사방이 똑같은 원형 평면에는 정면도 뒷면도 없고, 사람들은 그 둘레를 돌며 풍경을 감상한다. 같은 UFO 계열의 최신판이 궁금하다면 〈우주선 미술관, Lucas Museum of Narrative Art〉와 나란히 놓고 보는 것도 재미있다. 30년 간격을 두고 미래를 그린 두 미술관이 어떻게 다르게 땅에 내려앉는지 비교가 된다.

육각형 홀과 링 갤러리, 미술관 안을 비우고 둘레를 돌린다

원반 내부의 조닝은 양파 껍질처럼 동심원으로 짜여 있다. 램프를 따라 들어가면 1층에 리셉션과 사무 공간이 있고, 그 한가운데 기둥 없는 육각형 메인 전시홀이 자리 잡고 있다. 도면 기준으로 메인 홀은 약 393m², 천장은 두 개 층 높이로 시원하게 열려 있다.

메인 홀 둘레를 원형 회랑이 한 바퀴 감싼다. 바깥 벽 전체가 창이라 바다가 내내 보이는 이 회랑은 ‘바란다(varanda)’, 우리말로 하면 베란다 같은 전망 갤러리다. 중앙의 홀은 벽으로 둘러싸여 작품에 집중하는 공간이고, 둘레의 회랑은 고개를 돌려 바깥을 보는 공간이다. 작품과 풍경을 같은 층에서 경쟁시키지 않고 안쪽과 바깥쪽으로 나눠 놓았다.

한 층 더 올라가면 메인 홀 위를 둘러싸는 2층에 갤러리 다섯 개가 고리처럼 이어진다. 다섯 갤러리를 합친 전시 면적은 697.80m²다. 관람 동선은 결국 광장, 램프, 메인 홀, 전망 회랑, 나선계단, 2층 갤러리 순으로 원을 그리며 위로 올라가는 나선이 된다.

인테리어는 의외로 담백하다. 벽은 화이트로 비웠고, 설계 당시 전시홀 바닥에는 블루 카펫을 깔았다. 외부가 이렇게까지 극적이니 내부는 한발 물러서야 한다는 판단으로 읽힌다. 형태가 강한 공간일수록 마감 재료의 종류를 줄이는 편이 낫다는 것, 집에서도 그대로 통하는 원칙이다.

40도로 누운 유리, 바다를 전시하는 창

원반 허리를 한 바퀴 두른 띠창은 브론즈 빛으로 틴팅한 3중 접합유리 70장으로 이뤄져 있다. 한 장의 크기는 높이 4.80m, 폭 1.85m, 두께 18mm이고 스틸 프레임에 끼워져 있다. 유리는 수평면에서 40도 각도로 기울어져 있고, 성인 20명 무게를 견딜 만큼 튼튼하다.

유리를 이렇게 눕혀 놓은 이유는 안에 들어가 보면 바로 이해된다. 창틀에 기대 아래를 내려다보면 시선이 자연스럽게 바다 쪽으로 떨어진다. 하늘보다 수면과 섬과 맞은편 리우의 스카이라인이 화면을 채운다. 니마이어는 이 둘레 공간을 풍경 자체를 작품처럼 전시하는 곳으로 설계했다.

브론즈 틴트에는 실용적인 이유도 있다. 열대의 강한 햇빛을 한 번 걸러주면서 바깥 풍경에 따뜻한 색을 입힌다. 낮에 이 회랑에 서면 마치 오래된 필름 사진을 보는 듯한 톤이 나오는데, 사람들이 창가에 걸터앉아 한참씩 머무는 이유가 이 색감에 있다.

전시 기획 입장에서는 꽤 까다로운 공간이기도 하다. 정작 작품보다 창밖 풍경이 더 주목받기 쉽기 때문이다. 실제로 MAC Niterói를 찾은 사람들의 기억에는 전시보다 ‘창밖으로 본 슈가로프 산’이 더 오래 남는 경우가 많다. 미술관이 건물 자체를 소장품 1호로 삼은 셈이다.

링 조명과 수중 조명, 빛으로 접시를 띄운다

MAC Niterói의 조명은 두 장면으로 기억된다. 하나는 메인 전시홀 천장이다. 계단처럼 단을 낮춰 겹친 원형 천장 둘레를 백라이트 패널이 링 모양으로 감싸고 있어, 천장 전체가 거대한 원형 조명기구처럼 빛난다. 빛은 화이트 계열의 차가운 쪽에 가깝고, 그림자 없이 고르게 벽을 비춘다.

다른 하나는 밤의 외관이다. 수반 수면 아래에 스포트라이트를 심어 기둥과 접시 아랫면을 아래에서 위로 비춘다. 어둠 속에서 땅과 맞닿은 부분이 사라지고 빛을 받은 접시만 떠오르니, 낮보다 밤에 UFO 같은 느낌이 더 강하다.

조명 원리로 풀어보면 이렇다. 전시홀처럼 작품을 봐야 하는 공간은 눈부심 없이 넓은 면을 고르게 밝히는 확산광이 기본이고, 백라이트 패널이나 천장 매립 간접 조명이 그 역할을 한다. 반대로 외관 조명은 아래에서 위로 비추는 업라이트로 ‘떠 있음’을 연출한다. 바닥에서 올라오는 빛은 물체의 무게감을 지우고, 접지면을 어둡게 남겨 형태를 공중에 띄우기 때문이다.

집에서도 이 두 가지 수법을 그대로 빌릴 수 있다. 거실 천장에 우물천장이 있다면 테두리에 라인 조명을 숨겨 넣어 원형이나 사각 링으로 빛을 돌리면 같은 원리가 된다. 침대 프레임이나 벽걸이 수납장, 소파 아래에 LED 바를 붙이면 가구가 바닥에서 떠 보인다. 휴식 공간이라면 2700~3000K의 따뜻한 색온도를 고르고, 디머를 함께 달아 밝기를 조절할 수 있게 하는 편이 좋다.

UFO 미술관이 런웨이가 됐다, 루이비통 크루즈 2017

2016년 5월 28일, 이 레드 램프 위로 모델들이 걸어 내려왔다. Nicolas Ghesquière(니콜라 제스키에르)가 이끄는 Louis Vuitton의 2017 크루즈 컬렉션 쇼였다. 미술관 개관 20주년을 맞은 해였고, 이곳에서 열린 첫 패션쇼였다. 리우 올림픽을 두어 달 앞두고 도시 전체가 들떠 있던 시기이기도 하다.

구불구불한 램프는 그 자체로 완벽한 런웨이였다. 모델들은 원반에서 나와 S자 곡선을 따라 광장까지 내려왔고, 뒤로는 과나바라 만과 리우의 산들이 무대 배경이 됐다. 제스키에르는 컬렉션에서 브라질 신구체주의(neo-concrete) 예술가 Hélio Oiticica(엘리우 오이치시카) 등 브라질 작가들에게 경의를 표했다. 건축, 미술, 패션이 한 장소에서 맞물린 셈이다.

그해 봄은 유난히 건축 랜드마크 쇼가 많았다. Chanel은 쿠바 아바나의 Paseo del Prado 거리를 통째로 런웨이로 썼고, Dior는 바로크 건축가 John Vanbrugh(존 밴브루)가 설계한 영국 Blenheim Palace에서, Gucci는 Westminster Abbey의 회랑에서 크루즈 쇼를 열었다. 한 해 전 Dior는 Antti Lovag가 설계하고 Pierre Cardin이 소유한 기묘한 거품 모양 별장 Palais Bulles를 골랐다.

브랜드 입장에서 계산은 간단하다. 초대받은 에디터와 셀럽들이 옷만큼이나 장소에 감탄하며 사진을 올리고, 그 장면이 인스타그램을 타고 퍼진다. 건물 입장에서도 대관료와 화제성이 유지·관리에 보탬이 된다. 제스키에르는 이후에도 일본 I. M. Pei의 Miho Museum, 프랑스 생폴드방스의 Fondation Maeght, 뉴욕 JFK 공항의 Eero Saarinen 설계 TWA Flight Center를 크루즈 쇼 무대로 골랐다. 루이비통 크루즈 쇼 순서를 따라가면 그대로 근현대 건축 답사 코스가 된다.

세계 건축 수도의 진짜 얼굴

MAC Niterói가 성공하자 니테로이시는 니마이어에게 더 많은 프로젝트를 맡겼다. 해안선을 따라 극장, 페리 터미널, 광장, 기념관이 이어지는 이 연작을 ‘니마이어의 길(Caminho Niemeyer)’이라 부른다. 원반 하나가 도시의 해안선 전체를 다시 그리게 만든 것이다.

건축 하나가 도시의 이미지를 바꾸는 이른바 ‘빌바오 효과’는 보통 Frank Gehry(프랭크 게리)의 Guggenheim Bilbao가 문을 연 1997년을 기점으로 이야기된다. 그런데 그보다 한 해 앞서, 남미의 한 바닷가 도시가 비슷한 일을 먼저 해냈다. 리우 앞바다를 그린 엽서와 여행 사진에 이 원반이 단골로 등장하게 된 것도 그때부터다.

해 질 녘이 되면 원반 뒤로 코르코바두 산의 실루엣이 붉게 물들고, 램프의 레드도 함께 짙어진다. 30년 가까이 지났지만 이 건물은 여전히 미래에서 막 도착한 것처럼 보인다. 직선이 아니라 곡선으로, 무게가 아니라 가벼움으로 미래를 그렸기 때문일 것이다.

리우가 첫 번째 세계 건축 수도로 뽑힌 이유를 굳이 문서로 확인할 필요는 없다. 페리를 타고 과나바라 만을 건너 이 램프를 한 번 걸어 올라가 보면 된다.

ArchitectsOscar Niemeyer
PhotosDonatas Dabravolskas, Marinelson Almeida, Rodrigo Soldon, Thaismay, tongeron91 외 Wikimedia Commons 기여자(CC BY / CC BY-SA), 도면 Museu de Arte Contemporânea de Niterói
Category미술관(문화시설)
Country브라질
Materials프리스트레스트 콘크리트, 브론즈 틴티드 3중 접합유리, 스틸 프레임, 레드 콘크리트(램프)
LocationMirante da Boa Viagem, Niterói, Rio de Janeiro
Area광장 2, 500m², 2층 갤러리 697.80m²
Year19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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