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 조합이 시공사를 고르겠다고 문을 연 자리에 단 한 곳만 들어서면, 그날의 입찰은 대개 그대로 무산된다. 9월 22일 오후 2시 서울 양천구 목동신시가지8단지 재건축정비사업조합의 시공사 선정 입찰이 딱 그런 모양새로 끝났다. 지난달 현장설명회에는 대우건설, GS건설, DL이앤씨, HDC현대산업개발 등 대형 건설사 4곳이 다녀갔지만, 정작 마감 시각까지 서류를 낸 곳은 대우건설 한 곳뿐이었다.
조합은 경쟁입찰이 성립하지 않았다고 보고 이날 입찰을 유찰 처리했다. 목동8단지 재건축은 기존 1352가구를 지하 4층~지상 최고 49층, 10개동, 1847가구로 새로 짓는 사업이다. 예정 공사비는 1조1119억원, 3.3㎡당으로 환산하면 965만원 수준이다. 조합은 공공관리자인 양천구와 진행 상황을 공유한 뒤 곧바로 2차 입찰공고를 낼 계획이다. 재입찰에서도 대우건설 외에 경쟁자가 나서지 않으면 수의계약으로 전환된다.
SUMMIT THE ARBOR MOKDONG이 내건 이름값
대우건설이 단독 응찰과 함께 내놓은 카드는 새 단지명이다. ‘SUMMIT THE ARBOR MOKDONG’—나무와 녹음을 뜻하는 영어 ARBOR에 ‘우아한 삶의 성채’라는 뜻의 한자 雅堡를 겹쳤다. 목동(木洞)이라는 지명에 이미 들어 있는 나무 목(木) 자와 맞물리게 지은 이름이다. 설계에는 구조·엔지니어링 분야에 영국 ARUP, 외관과 도시 디자인에 덴마크 어반 에이전시, 조경에 미국 슈퍼매스 스튜디오가 참여했다.

조경 콘셉트는 단지 전체를 하나의 수목원처럼 구성하는 쪽이다. 식물분류학 체계를 따라 12개 테마별 수목 공간을 나누고, 이를 보행 동선과 수경 공간, 커뮤니티 시설과 이어 붙였다. 대우건설이 지난 6월 목동에 연 SUMMIT 라운지에도 이 설계 언어가 그대로 묻어난다. 목재 루버와 짙은 녹음으로 채운 공간마다 조경 콘셉트를 미리 체험할 수 있게 꾸며뒀다.
목동8단지 재건축, 관건은 설계보다 금융조건
그런데 정작 이 조합이 시공사를 고르는 저울대에 올려놓은 건 설계 완성도보다 돈 문제에 가깝다는 관측이 많다. 이주비 규모와 금리, 분담금을 언제부터 걷을지 같은 금융조건이 대형 건설사 간 기술력 차이보다 더 크게 작용한다는 게 정비업계 안팎의 시선이다. 조합이 12월 시공사 선정 총회를 목표로 절차를 서두르는 것도, 공사비가 계속 오르는 상황에서 더 늦추면 사업비 부담이 커진다는 판단 때문으로 풀이된다.

목동 일대에서는 8단지에 앞서 시공사 선정에 나섰던 단지들도 비슷한 진통을 겪었다. 인근 단지들의 사정은 2030년 11월 전에 지어야 41층이 된다 — 목동 재건축, 시공사 전쟁의 속내에서 다룬 적이 있다. 8단지가 2차 입찰에서도 경쟁입찰을 성사시키지 못하면, 목동 재건축 전반의 시공사 선정 속도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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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머니투데이방송 — ‘SUMMIT THE ARBOR MOKDONG’ 내건 대우건설…목동8단지 단독 응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