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의 싹 잘랐다” — 로또 줍줍 없애고 공공임대로, 무주택자들 반발

몇만 대 1, 운이 좋으면 수억원. 흔히 ‘로또 줍줍’이라 불리는 무순위 청약은 청약 가점이 낮은 무주택자들에게 사실상 마지막 희망이었다. 정부가 이 물량을 공공임대로 돌리겠다고 밝히면서, 온라인 부동산 커뮤니티는 때아닌 반발 여론으로 들끓고 있다.

18일 국토교통부 등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 13일 발표한 ‘전월세 및 매매시장 안정을 위한 주택 신속공급 방안’에 수도권 규제지역에서 민간분양 잔여물량(줍줍) 발생 시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이 우선 매입해 공공임대주택으로 공급하는 내용을 담았다. 2030년까지 수도권에 23만가구+α를 추가 착공하겠다는 계획의 일환으로, 역세권·서울 도심 등 선호 입지에 보편형 공공임대를 신설하겠다는 구상이다. 오는 12월까지 공공주택특별법 시행령 개정을 마무리한다는 목표여서, 이르면 연말부터 수도권 규제지역의 무순위 청약 자체가 사라질 전망이다.

몇십만 대 1이 만든 ‘로또’라는 이름

정부가 이런 카드를 꺼낸 배경에는 그간 도를 넘어선 청약 과열이 있다. 올해 3월 ‘7억원 로또’로 불렸던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자이 디그니티는 전용 59㎡ 1가구 모집에 13만938명이 몰렸다. 지난해 7월 강동구 올림픽파크포레온은 무순위 4가구 모집에 22만4693명이 접수해 평균 경쟁률 5만6173대 1을 기록했고, 2024년 경기 화성시 동탄역 롯데캐슬 무순위 1가구에는 294만4780명이 신청해 역대 최고 경쟁률을 갈아치웠다. 당첨만 되면 수억원에서 수십억원의 시세차익이 생기다 보니, 청약이라기보다 복권에 가깝다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정부로서는 이 형평성 논란을 그냥 두고 볼 수 없었던 셈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 이후 줄곧 양질의 공공임대 확충을 강조해온 만큼, 역세권 등 입지 좋은 도심에 임대주택을 늘리는 기조와도 맞닿아 있다.

서울 노원구의 아파트 단지 전경
사진: Wikimedia Commons, ‘Wide view of Nowon-gu Apartment buildings’ ⓒ Ox1997cow (CC BY-SA 3.0)

“사다리가 부러졌다”는 무주택자들

문제는 청약 가점이 낮은 청년·신혼부부다. 일반공급 가점경쟁에서 밀려 무순위 추첨을 기다리던 이들에게는 그나마 남은 선택지가 사라지는 셈이기 때문이다. 한 온라인 부동산 커뮤니티에는 “줍줍이 비록 몇만대 1, 몇십만대 1의 경쟁률일지라도 희망이 있기 때문에 기다리고 버티는 건데 공공임대로 돌리는 게 맞느냐”는 글이 올라왔다. 30대 무주택 실수요자 이모씨도 “로또 차익이 발생한 원인 중 하나인 분양가상한제를 만든 것도 정부인데 왜 시세차익이 많다고 공공 물량으로 전환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집 살 수 있는 사다리가 부러진 느낌”이라고 말했다.

실효성 자체에 의문을 던지는 시각도 있다. 국토부 추산으로 지난해 6월부터 올해 5월까지 수도권 규제지역의 잔여물량(85㎡ 이하)은 약 1600가구에 그친다. 연간 발생 물량 자체가 많지 않은 터라, 이를 공공임대로 돌려 얻는 실익보다 무주택자들의 반발과 정책 불신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잔여 물량을 사들이는 과정에서 시행사·조합과 매입가를 둘러싼 분쟁이 생길 가능성, LH 등 공공시행자의 재무 부담이 늘어나는 점도 풀어야 할 과제로 남는다.

박지민 월용청약연구소 대표는 “수도권 규제지역 줍줍 폐지는 기회가 사라지는 실수요자 입장에선 박탈감을 느낄 수밖에 없는 정책”이라며 “특히 서울은 연간 무순위 물량이 많지 않은데 이를 통해 공급 체감효과가 날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취지는 공감하지만 인기 단지 줍줍을 공공이 매입하기보다, 분양가격이 높아 미계약 물량이 나온 단지들을 저렴하게 매입해 공공임대로 공급하는 게 오히려 나은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 기사는 아래 원문 보도를 참고해 PHM ZINE이 새로 작성한 기사입니다. 사진과 자세한 내용은 원문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출처 : 헤럴드경제 — “내집마련 희망 사라져”…’로또 줍줍’ 폐지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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