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공원에 아파트를 지으려면 — 특별법부터 넘어야 한다

서울 도심 한복판에 120년 만에 국민 품으로 돌아오는 땅이 있다. 용산 미군기지 자리다. 그 땅을 두고 최근 던져진 질문은 이런 것이다. 여기에 집을 지을 만한 자리가 있는가.

용산기지 로링빌리지 일대, 현재 용산공원 부지
이미지: Wikimedia Commons, ‘202403 Residential Buildings in Loring Village of Yongsan Garrison – now Yongsan Park’ © MNXANL (CC BY-SA 4.0)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은 8월 14일 기자간담회에서 “용산어린이정원이라고 하면 좁은 개념이고 용산공원 전체를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발언이 논란이 되자 국토부는 “공원 전체에 주택을 짓겠다는 의미가 아니라 전체 부지 가운데 주택 건설에 적합한 곳이 있는지 검토한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하루 뒤인 15일 용산구가 입장문을 냈다. 깊은 유감을 표하며 강력히 반대한다는 내용이었다. 용산구는 “대한민국의 역사와 미래를 담아낼 국가의 상징공간을 ‘주택 공급에 활용할 수 있는 땅이 있는가’라는 관점으로 바라봐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특별법 제4조가 먼저 가로막는다

반발의 강도와 별개로, 이 구상에는 법적 관문이 하나 놓여 있다. ‘용산공원 조성 특별법’ 제4조 제2항이다. 이 조항은 국가가 미군기지 본체 부지 전체를 용산공원으로 조성하는 것을 원칙으로 규정한다. 동시에 본체 부지를 공원 외 목적으로 용도 변경하거나 매각 등 처분하지 못하도록 명시하고 있다.

정부가 행정계획만 손봐서 곧바로 아파트를 올릴 수 있는 구조가 아니라는 뜻이다. 특별법상 본체 부지에 대규모 공동주택을 지으려면 법 개정이나 이에 준하는 별도 입법이 먼저 있어야 한다. 김 장관 역시 국회와 서울시, 용산구, 국방부 등과 협의가 필요하다는 점을 인정했다.

뒤집어 보면 국회가 특별법을 고치는 순간 상황은 달라진다. 용산구에는 국회의 법률 개정을 거부할 권한도, 국가 소유 부지의 활용 방안을 최종 결정할 권한도 없다. 법 개정을 막을 수 있는 결정적 주체는 용산구가 아니라 국회다.

남는 변수는 시간이다

용산가족공원 녹지
이미지: Wikimedia Commons, ‘Korea Yongsan Family Park 20140421 01’ © Korea.net / Korean Culture and Information Service (Jeon Han) (CC BY-SA 2.0)

용산구가 쥔 카드는 계획 변경과 사업승인 절차에 몰려 있다. 국토부가 용산공원정비구역 종합기본계획이나 공원조성계획 변경에 나서면 구는 공식 의견을 내고 공청회와 주민 의견수렴을 요구할 수 있다. 토양오염 정화, 교통 대책, 상하수도와 학교 같은 기반시설 문제도 집중적으로 제기할 수 있다. 계획 변경이나 사업승인 과정에서 위법성이 발견되면 행정소송이나 집행정지 신청까지 검토 대상이 된다. 다만 구에 소송을 낼 법률상 이익이 인정될지는 처분 내용에 따라 갈린다.

여기에 부지 자체의 사정이 얹힌다. 용산기지 부지는 토양오염 정화와 미군기지 반환 절차가 얽혀 있다. 법이 열리더라도 실제 착공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는 구조다.

서울시는 또 다른 변수다. 공공주택지구 지정에 서울시 동의가 법적 필수 요건은 아니라는 것이 국토부 입장이다. 그러나 서울시가 반대하면 도시계획과 교통·환경·기반시설 협의 과정에서 정부가 적지 않은 난관에 부딪힐 수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도 법적 권한을 앞세우기보다 국가공원과 도심 녹지를 지켜야 한다는 원칙을 반대 이유로 들었다.

정부가 주택 공급 의지를 밝혔지만, 첫 삽까지 넘어야 할 단계는 겹겹이다. 특별법 개정, 기지 반환, 오염 정화, 각종 계획 변경, 기반시설 마련, 주민 반발 해소가 차례로 놓여 있다. 용산공원 주택 공급이 검토 단계 구상에 머물지 특별법 개정으로 이어질지는 국회와 서울시, 용산구, 주민 여론 사이의 힘겨루기에서 갈린다.


이 기사는 아래 원문 보도를 참고해 PHM ZINE이 새로 작성한 기사입니다. 사진과 자세한 내용은 원문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출처 : 헤럴드경제 — 용산공원 주택공급 밀어붙일 수 있을까?…특별법·서울시·주민 반발 ‘산 넘어 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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