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틱룸을 나온 건축학도들 — 노들섬에서 열리는 ‘스쿼트(SQUAT)’

건축학과 학생의 작업은 보통 학교 밖으로 잘 나오지 않는다. 한 학기 내내 매달린 모형과 도면은 크리틱룸에서 교수와 몇몇 동료에게 평가받고 나면 그대로 서랍 속으로 들어간다. 그런데 이번엔 판이 다르다. 300명 넘는 학생들이 자기 이름을 걸고 서울 한복판에 작업을 펼쳐놓았다.

전국학생건축포럼 생각지대가 주최하는 ‘제1회 한국학생건축비엔날레’가 6일 서울 노들섬 노들갤러리 1관에서 개막했다. 전시는 19일까지 이어진다. 2022년 설립된 학생 자치 비영리단체인 생각지대에는 전국 70여 개 대학에서 300명 이상의 회원이 활동하고 있다. 국내에서 학생 스스로 기획한 건축 비엔날레가 열리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왜 하필 ‘스쿼트(SQUAT)’인가

이번 비엔날레를 관통하는 주제는 ‘스쿼트(SQUAT)’다. 원래는 비어 있는 건물이나 공간을 무단으로 점유하며 기존 도시 질서와 사회 시스템에 질문을 던졌던 사회·예술운동에서 나온 말이다. 생각지대는 이 개념을 학생건축이 처한 위치와 조건을 다시 들여다보는 태도로 확장했다.

말하자면 이런 질문이다. 학생의 건축은 왜 늘 ‘연습’으로만 취급받는가. 졸업 전까지 발표할 자리도, 발언할 자격도 스스로 만들지 못한 채 교육과정 안에 갇혀 있던 건 아닌가. 이번 비엔날레는 그 물음에 학생들 스스로 답을 내놓는 자리다.

세 개의 전시, 하나의 포럼

구성은 크게 네 갈래다. ‘Splice’는 2023년부터 2025년까지 생각지대가 쌓아온 프로젝트와 활동을 되짚는다. ‘Squat’는 최근 2년간 국내 건축설계 교육의 흐름을 학생 시각으로 비평한다. ‘Stitch’는 학생 주도로 자율적으로 진행된 실천 사례들을 모았다. 마지막으로 ‘Deictic’은 학생 세대와 기성 건축계가 한자리에서 마주 앉는 공론장이다.

제1회 한국학생건축비엔날레 포스터
사진: 전국학생건축포럼 생각지대 제공

네 개의 섹션은 서로 다른 이야기를 하는 듯하지만 결국 하나로 모인다. 학생의 건축 작업과 사유가 더는 교육과정 내부에만 머물지 않고, 공적 논의의 장으로 걸어 나올 수 있는 조건을 만드는 것. 학생을 미래의 예비 건축가가 아니라, 지금 이 시대와 도시를 해석하고 발화할 수 있는 현재적 주체로 세우겠다는 선언이기도 하다.

전시는 무료로 관람할 수 있으며, 매주 월요일은 휴관한다. 노들섬이라는 장소도 예사롭지 않다. 한강 한가운데, 도심도 아니고 완전한 자연도 아닌 그 애매한 섬에서 학생들은 자신들의 위치를 스스로 점유해보려 한다.

PHM ZINE이 이 비엔날레를 눈여겨보는 이유는 간단하다. 건축계의 다음 세대가 무엇을 고민하는지 가장 정직하게 보여주는 자리이기 때문이다. 완성된 건물이 아니라 아직 다듬어지지 않은 질문들 속에, 몇 년 뒤 한국 건축의 방향을 가늠할 단서가 숨어 있을지 모른다.


이 기사는 아래 원문 보도를 참고해 PHM ZINE이 새로 작성한 기사입니다. 사진과 자세한 내용은 원문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출처 : 건축사신문 — 학생들이 설계하는 건축의 미래, ‘제1회 한국학생건축비엔날레’ 개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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