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마드리드에 위치한 이 아파트의 크기는 32제곱미터(약 9평)이다. 작다면 작다고 할 수 있는 공간 임에도 답답한 느낌이 들지 않는다. 이 공간을 개조한 마드리드의 아뜰리에 ‘elii’의 건축가들이 자연광을 강조해 트인 느낌을 주기 위해 노력한 덕분이다.

여기에 일본 건축의 직선형 레이아웃을 적용해 테트리스 게임을 하듯 수납장을 곳곳에 포개 놓았다. 마치 공간 속에 네모 난 주머니가 숨겨 있는 듯 하다. 그래서 이름도 ‘4차원 포켓’이라는 뜻의 ‘Yojigen Poketto’이다.

눈이 부시게! 공간을 화사하게 하는 빛 활용

‘평수가 작으면 창문도 작아도 된다’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있다. 실제로 공간을 그렇게 설계 할 경우 공간은 더 좁아 보이고 답답해진다. 창이 작아지면 빛의 양도 적어져 작은 공간이 더욱더 폐쇄적으로 느껴지기 때문이다.

이 아파트는 9평 남짓함에도 자연광을 제대로 활용한다. 주방 쪽으로 넉넉한 크기의 창문 2개, 거실 쪽으로 통 유리 창문을 설치한 덕분이다. 그리고 화이트 컬러로 수납장을 마감해 창문 옆에 배치해 화사함을 부각시켰다.

창문과 수납장 부근의 벽은 목재 소재를 선택해 시각적인 안정감과 자연스러운 분위기를 주었다. 분위기 뿐 아니라 주방 쪽 창문은 도로변이 위치한 쪽에 설치됐기 때문에 목재 소재를 통한 소음 차단도 기대할 수 있다.

빈틈없이 채워진 4차원 포켓 수납장

L자 구조로 설계된 이 스튜디오는 ‘4차원 포켓’, 즉 수납장을 빈틈없이 숨겨놓았다. 침실로 오르는 3단 계단을 밖으로 꺼내면 넉넉한 크기의 수납장이 모습을 드러낸다.  계단을 수납 공간으로 활용하는 공간 디자인을 만나는 일은 어렵지 않다. 하지만 이 공간처럼 계단 자체가 하나의 가구처럼 움직이는 경우는 드물다. 계단으로 사용하지 않고 다른 공간에서 독립적인 가구로 활용하는 것이 가능해 보일 정도다.

3단 계단 뒤에도 서랍처럼 열리는 수납장이 위치해 있다. 또한 계단에 올라 욕실로 향하는 바닥에도 수납장이 숨겨져 있으니 건축가의 꼼꼼함에 박수를 보낼 만하다. 지하실로 통하는 문을 열 듯, 수납장 문을 위로 젖히면 보이는 넉넉한 수납 공간 또한 실용과 재미를 느낄 수 있다.

‘따로 또 같이’의 공간 창조

이 마드리드 스튜디오에 숨겨놓은 것은 수납장 뿐만이 아니다. 침대 바닥 밑에 서랍이 있다. 이를 꺼내 가족이나 지인들이 함께 티타임, 식사를 즐기는 테이블로 사용한다.

숨은그림찾기를 하듯 눈을 크게 뜨고 찾아야하는 테이블도 있다. 주방 쪽에 완벽히 포개져 없는 듯 놓여 있는 낮은 높이의 테이블은 평소에는 받침대 역할을 하지만 꺼내면 유용한 단독 가구가 된다.   테이블이 떠난 자리는 아름다운 1인 공간으로 변신한다. 한 명이 쏙 들어가 창 밖 경관을 보거나 독서의 여유를 즐기기에 꽤 좋아 보이니 말이다.

씬스틸러! 작은 욕실의 좋은 예

거실과 침실, 주방에서 본 사각형 디자인은 욕실에서 정점을 찍었다. 욕실은 파스텔 컬러가 아닌 선명한 옐로우 컬러 사용으로 사각이 더 돋보인다. 하지만 옐로우 컬러를 과하게 사용하지 않고 목재를 활용하여 자연스럽다.

게다가 옛날 목욕탕에서 볼만한 화이트 컬러의 정사각형 타일을 전체적으로 사용했음에도 불구하고 이질감이 느껴지지 않는다. 문 옆으로 유리벽을 설치한 것 또한 탁월한 선택이다. 자칫 답답해 보일 수 있는 욕실이 유리벽 덕분에 화사해짐은 물론 개방적인 느낌까지 든다.

욕실 안 쪽에 위치한 욕조는 가히 ‘씬스틸러’로 불릴 만하다. 바닥으로 음푹 들어간 디자인이 독특하고 괜히 기분 좋게 하는 매력을 가졌다. 이런 매력 넘치는 욕조가 탄생할 수 있었던 것은, 수납장을 위해 만들어진 1,2층 중 1층 공간 활용이 가능했기 때문이다. 작은 공간을 활용한 좋은 욕실의 좋은 예라 부르고 싶다.

Architect
: elii

Photographs
: Imagen Sublimin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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