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을 크게 하고 서양식 주택을 지어도 해외에서 느끼던 자연과 하나 되는 여유와 활동감을 느낄 수 없다고 한다. 이유는 아웃도어와 인도어의 친밀도에 있다. 이런 친밀도를 만드는 데는 여러 요소가 작용하지만 눈여겨봐야 할 것은 거실과 아웃도어를 연결하는 창과 바닥의 높이 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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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웃도어와 인도어의 친밀도 창과 바닥의 높이차에 달린다

해외 주택을 경험하면서 무심코 지나치지만 잘 생각해보면 실내 바닥과 거실 유리문 사이 높이차가 없다는 것을 떠올릴 수 있을 것이다. 유리문(또는 창)을 열면 창을 지탱하는 프레임이 실내 바닥과 같은 높이다. 덱(Deck), 베란다 같은 아웃도어와 연결된 유리문을 열면 같은 인도어와 같은 플로어 레벨에 아웃도어가 있다.

반면 국내는 10cm 이상의 턱을 만든 후 그 위에 유리문을 설치한다. 한 면을 다 채우지 않고 양 옆면, 천장 사이 바닥 턱과 비슷한 높이의 공간을 남겨둔다. 서양에서 양 끝 공간까지 사용하는 것과는 매우 다른 디자인이다. 가구를 놓거나 따로 사용하기에 어정쩡한 크기의 공간으로 데드 스페이스가 된다.

지체 장애 아들을 둔 시카고에서 생활하는 한 가정의 주택. 아들을 위해 휠체어의 이동이 수월하도록 창틀을 바닥 아래로 넣었다. 기사 : https://phmkorea.com/21698

인도어와 같은 레벨의 창틀이 주는 효과

창틀을 바닥에 심어 인도어 플로어와 레벨을 같게 되면 아웃도어와 인도어가 같은 공간처럼 받아들여진다. 창을 열면 실내의 연장 공간이 된다. 서양의 경우 유리문 바깥쪽 아웃도어는 콘크리트로 마감한 후 계단을 만들어 가든과 바로 연결되게 디자인하거나, 덱을 깔아 신을 신지 않고 자유롭게 왕래하도록 꾸민다.

이런 디자인에는 장애 가족이나, 친구들을 위한 사회적 배려도 섞여 있다.

그런데 비 오면 빗물은 어떡해?

이렇게 인도어 플로어와 유리문 틀의 레벨을 같게 했을 때 비가 올 경우 실내로 빗물이 스며들면 어떡하냐는 걱정이 많다. 너무 걱정할 필요 없다. 실내(인도어)와 같은 레벨의 창은 실외(아웃도어)의 레벨을 살짝 낮게 하고, 실외 바닥에 기울기를 줘 빗물이 문 반대 방향으로 흘러내려 가게 유도한다.

겨울철 주로 비가 많이 오는 호주나 뉴질랜드도 이런 디자인의 유리문으로 집을 만든다. 실내로 비가 스며드는 경우는 찾기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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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울기가 생활을 불편하게 하지 않을까 또 걱정도 걱정일 뿐이다. 실내 공간에는 이미 이런 기울기를 이용하는 공간이 많다. 주방과 발코니는 물론 욕실에서 바닥에 물이 고이지 않고 잘 내려가도록 바닥을 살짝 하수구 쪽으로 기울여 설계한다.

이 외에 영향을 주는 요소는 뭐가 있을까?

서양과 같은 구조의 주택은 이 외에도 난방 방법도 영향이 크다. 바닥을 데워 생활하는 한국에 비해, 실내 공기를 데워 생활하는 서양은 주택 구조와 활용 방법이 다를 수밖에 없다. 온돌이 유일한 난방법이 아니라는 것을 받아들인다면 생활 공간은 좀 더 다양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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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출이 쉽지 않은 장애 아들을 위해 디자인한 집, 바닥 마감과 넓은 창, 코트야드의 시카고 주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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