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같은 아파트라도 창밖에 바다가 보이느냐에 따라 값이 달라진다. 그 풍경이 법으로 보호받는 권리인지는 다른 문제다.
도시가 높아지고 촘촘해지면서 조망권 분쟁이 늘고 있다. 특히 한강변 노후 아파트의 고밀 재건축이 줄줄이 예정돼 있어 갈등은 더 커질 전망이다. 핵심은 법원이 조망권을 어디까지 인정하느냐다.
일조권은 기본권, 조망권은 ‘상대적 이익’
일조권은 쾌적한 삶을 위해 보장돼야 하는 헌법상 기본권으로 분류된다. 조망권은 상대적 이익으로 보아 아주 제한적으로만 인정된다. 같은 햇빛과 풍경이지만 법의 눈높이가 다르다.
부산 수영구 사례가 이를 보여준다. 한 아파트 단지 소유주들이 남쪽에 들어선 지상 31층 10개 동 신축 아파트를 상대로 재개발정비조합에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사회통념상 참을 수 있는 한도를 넘는 일조권 침해와 광안리·광안대교를 가리는 경관조망권 침해를 주장했다. 부산지법 동부지원은 지난해 11월 27일 일조권 피해만 일부 인정하고 나머지는 기각했다. 아파트는 주거 목적으로 지어진 건물이라 경관조망권을 따질 만한 장소적 특수성이 없다는 판단이었다. 하늘이 열려 있는 정도를 따지는 천공조망권도 폐쇄감을 정확히 반영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서울 용산구 사례도 비슷하다. 다세대주택 남서쪽 인접 토지에 지하 2층, 지상 4층 근린생활시설이 들어서자 소유주가 일조권, 천공조망권, 한강 조망권 침해를 주장했다. 서울중앙지법은 2024년 7월 17일 일조권과 천공조망권 침해는 인정했지만 한강 조망권은 인정하지 않았다. 높은 건물이 언제든 들어설 수 있었다는 이유다.
수치로 잴 수 있는 권리와 잴 수 없는 권리
전진원 변호사(법무법인 율촌)는 일조권과 천공조망권은 수치로 계산할 수 있지만 경관조망권은 피해 정도를 계산할 객관적 근거가 없어 사안마다 판단이 달라진다고 설명했다. 법원이 기대는 2014년 대법원 판례가 조망의 경제적 가치가 커진 지금을 담아내지 못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참아야 하는 한도, 이른바 수인한도를 시대에 맞게 세분화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건축 전 단계에서 분쟁을 미리 조정하는 기구를 두자는 제안도 있다.
설계 현장에서는 이미 조망이 배치의 기준이다. 삼성물산이 여의도 시범아파트 재건축에 제안한 안은 한강을 정면으로 바라보도록 동을 배치해 한강 조망 가구를 1,616가구에서 2,032가구로 늘렸다. 한강변 재건축 설계에서 조망이 분양 경쟁력으로 직결된다는 방증이다. 한강변에 250m 타워가 들어서는 성수3지구 같은 대형 프로젝트가 늘수록, 내 집 앞 풍경을 둘러싼 다툼은 설계 단계의 일조·조망 시뮬레이션과 이격 기준으로 먼저 풀어야 할 숙제가 된다.
이 기사는 아래 원문 보도를 참고해 PHM ZINE이 새로 작성한 기사입니다. 사진과 자세한 내용은 원문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출처 : 서울신문 — “재개발에 광안대교 안 보여”… 조망권 둘러싼 ‘뷰의 경제학’ / 한국경제 — 목동10단지는 디에이치, 여의도 시범은 래미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