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 현장에서는 부위 이름을 영어·일본어·한국어가 뒤섞어 부릅니다. 그래서 초심자가 가장 헷갈립니다. 3회는 집을 이루는 부위 열 가지를 영어와 한국어로 짝지어 봅니다.

집을 아래에서 위로 올라가며 읽는다고 생각하고 따라와 주세요. 땅속에서 시작해 지붕 끝에서 마칩니다.
먼저 한눈에 정리하면
| 영어 | 한국어 | 한 줄 풀이 |
|---|---|---|
| Foundation | 파운데이션 · 기초 | 건물의 무게를 땅에 전달하는 가장 아래 부분 |
| Column | 컬럼 · 기둥 | 위의 무게를 아래로 전달하는 수직 부재 |
| Beam | 빔 · 보 | 기둥과 기둥 사이를 가로질러 바닥을 받치는 수평 부재 |
| Slab | 슬래브 · 바닥판 | 층과 층 사이를 나누는 콘크리트 판 |
| Wall | 월 · 벽 | 공간을 나누고 하중을 받치는 수직 면 |
| Roof | 루프 · 지붕 | 비와 눈, 햇빛을 막는 건물의 가장 위 덮개 |
| Eave | 이브 · 처마 | 벽 바깥으로 튀어나온 지붕 끝 |
| Parapet | 파라펫 · 난간벽 | 평지붕 가장자리에 세운 낮은 벽 |
| Lintel | 린텔 · 인방 | 문·창 위에 가로로 걸쳐 위 벽을 받치는 부재 |
| Stairs | 스테어 · 계단 | 층과 층을 잇는 오르내리는 통로 |

건물은 땅 위에 서 있지만 사실은 땅이 건물을 받치고 있습니다. 기초는 건물 전체의 무게를 넓게 퍼뜨려 땅에 전달하는 구조입니다. 지반이 약하면 기초를 더 넓게 하거나 말뚝(파일)을 깊게 박습니다.
눈에 보이지 않지만 집의 안전과 균열 여부를 결정합니다. 그래서 착공 첫 공정이 기초 공사입니다.

기둥은 지붕과 바닥의 무게를 받아 기초로 내려보내는 세로 부재입니다. 눈에 보이는 기둥도 있고 벽 속에 숨은 기둥도 있습니다. 고대 그리스 신전의 돌기둥처럼 건물의 인상을 결정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평면도에서는 작은 네모나 동그라미로 표시됩니다. 건축주라면 “이 기둥은 옮길 수 없나요?”라는 질문을 자주 하게 되는데, 구조 기둥은 함부로 옮기지 못합니다.
기둥이 수직이라면 보는 수평입니다. 바닥과 지붕의 무게를 받아 양쪽 기둥으로 넘겨줍니다. 천장이 얼룩덜룩하게 튀어나온 곳이 있다면 그 위쪽에 보가 지나가고 있는 것입니다.
보가 두꺼우면 튼튼하지만 천장이 낮아집니다. 그래서 층고가 낮은 집이 답답하다면 보를 숨기거나 줄이는 설계가 필요합니다.
우리가 밟고 다니는 바닥 아래의 콘크리트 판입니다. 위층 바닥이자 아래층 천장입니다. 두께가 보통 150~250mm이고, 이 위에 단열재와 마감재가 얹혀 최종 바닥이 됩니다.
층간소음이 이 슬래브 두께와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습니다. 슬래브가 얇으면 소리가 잘 전달되므로 아파트 소음 이슈의 단골 원인이 됩니다.
벽에는 두 종류가 있습니다. 위의 하중을 받치는 내력벽(Load-bearing Wall)과 공간만 나누는 칸막이벽(Partition)입니다. 겉에서는 똑같아 보여도 하나는 철거할 수 없고 하나는 철거할 수 있습니다.
리모델링할 때 “이 벽 뜯어도 되나요?”가 가장 흔한 질문인 이유입니다. 5회 구조 편에서 내력벽을 자세히 다룹니다.

지붕은 건물을 덮는 모자입니다. 경사 지붕(Pitched Roof)은 물이 흘러내리게 하고, 평지붕(Flat Roof)은 옥상을 활용하기 좋습니다. 지붕 모양이 건물 인상의 절반을 결정합니다.
모임지붕, 맞배지붕, 박공지붕, 외쪽지붕처럼 모양마다 이름이 다릅니다. 한옥의 우진각 지붕이나 서양 주택의 게이블(Gable) 지붕처럼 문화마다 대표 지붕이 있습니다.

지붕이 벽면보다 밖으로 내민 부분입니다. 비가 벽에 직접 닿지 않게 하고 여름 해를 가려주며, 겨울에는 낮게 들어오는 햇빛은 받아들입니다. 한옥의 깊은 처마는 이 원리를 오래전부터 쓴 것입니다.
최근 현대 주택에서 처마를 없앤 깔끔한 박스형이 유행했지만, 그만큼 외벽 오염과 누수가 잦아진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옥상 가장자리에 허리 높이로 올린 벽입니다. 사람이 떨어지는 것을 막고, 지붕 방수층이 끝나는 자리를 가려주는 역할도 합니다. 도시 건물 외관에서 지붕 선을 깔끔하게 정리해 주기도 합니다.
평지붕 주택에서 옥상 벽이 두툼하게 올라와 있다면 그게 파라펫입니다. 이 부분이 방수 취약 지점이라 하자가 잘 생깁니다.
문이나 창을 뚫으면 그 위의 벽이 아래로 무너질 수 있습니다. 인방은 개구부 위에 가로로 걸쳐 그 위의 벽 무게를 양옆 벽으로 나눠주는 보강재입니다. 돌·나무·철근콘크리트로 만듭니다.
고대 그리스 신전의 기둥 위에 놓인 가로 돌이 대표적인 린텔입니다. 창 위에 일부러 다른 색 벽돌을 넣은 집을 보셨다면 그 자리가 린텔입니다.
계단은 단순한 통로가 아니라 집에서 가장 복잡한 부위입니다. 한 단의 높이인 ‘라이저(Riser)’와 밟는 폭인 ‘트레드(Tread)’를 안전한 비율로 맞춰야 합니다. 주택 계단은 보통 라이저 180mm 이하, 트레드 240mm 이상을 기준으로 합니다.
직선형, ㄱ자형(꺾임), 나선형, 회전형까지 모양이 다양하고, 어떤 계단을 어디에 두느냐가 집 전체의 동선과 인상을 결정합니다.
오늘의 정리
집은 기초 → 기둥·보·슬래브 → 벽 → 지붕 순서로 올라갑니다. 이 순서만 알아도 현장 견학이 훨씬 재미있어집니다. 공사가 진행 중인 집을 지날 때 “지금 슬래브 치는 중이구나” 하고 알아보면 됩니다.
4회는 방과 방이 연결되는 공간 구성 용어를 다룹니다.
앞서 소개한 내 땅에 집을 어디까지 지을 수 있나 — 건축 영어 용어 10개 (대지·건폐율·용적률·셋백)도 함께 보시면 흐름이 이어집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