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을 새로 지었는데, 입주보다 무서운 소식이 먼저 도착하는 경우가 있다.
서초구 반포동의 래미안트리니원(Raemian Trinity One)이 오는 8월 7일부터 입주를 시작한다. 반포3주구를 재건축한 이 단지는 지난달 준공인가를 받으면서, 20년 가까이 잠들어 있던 제도 하나를 깨웠다.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 줄여서 ‘재초환’이다.
20년 만에 나온 첫 청구서
재초환은 재건축으로 조합원 한 명이 얻은 이익이 8000만원을 넘으면, 그 초과분의 최대 절반을 국가가 걷어가는 제도다. 2006년 도입됐고 2019년 헌법재판소 합헌 결정까지 났지만, 실제로 부담금을 낸 사례는 지금까지 단 한 건도 없었다.
트리니원이 2020년 관리처분인가 당시 통보받은 예상 부담금은 조합원 1인당 4억200만원이었다. 그런데 산정 기준이 되는 공시가가 그사이 크게 오르면서, 지금 시장에서 거론되는 금액은 7억원대다. 최대 10억원까지 늘어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숫자로 보면 체감이 더 또렷하다. 7월 한 달 새 트리니원 입주권은 세 건 거래됐다. 전용 84㎡가 50억원대, 전용 112㎡는 69억원대에 손바뀜했다. 최고가다.
반포만의 일이 아니다
실제 부담금이 부과되는 시점은 내년 3월 전후로 예상된다. 정비업계가 긴장하는 이유는 트리니원 하나 때문이 아니다. 트리니원에 실제 고지서가 날아가면, 인근 반포 센트레빌아스테리움과 오티에르 신반포 같은 단지들도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서울 전역으로 넓히면 재초환 대상이 될 단지가 37개에 이른다는 전망도 있다.
한 재건축조합장은 예전에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양도세는 집을 팔아 현금이 생겼을 때 내는 세금이니 받아들일 수 있지만, 재초환은 아직 실현되지 않은 이익에 매기는 부담금이라는 것이다.
집을 팔지 않았는데 매겨지는 돈, 준공 시점의 공시가로 계산되는 금액. 조합원 입장에서는 억울할 법한 구조다.
트리니원의 부담금 고지서가 실제로 날아드는 순간, 그 숫자는 앞으로 준공을 앞둔 모든 재건축 조합의 계산기를 다시 두드리게 만들 것이다. 20년간 ‘있지만 없던’ 제도가 처음으로 손에 잡히는 숫자가 되는 순간을, 서울 재건축 시장 전체가 지켜보고 있다.
이 기사는 아래 원문 보도를 참고해 PHM ZINE이 새로 작성한 기사입니다. 사진과 자세한 내용은 원문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