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원적인 도시 맥락에 놓인 건축
합정동이라는 동네는 단일한 정체성으로 설명하기 어렵다. 오래된 저층 주거지의 결과 젊은 상업 자본이 만든 속도감 있는 흐름이 이 좁은 지역 안에서 계속 부딪힌다. NOTNOT 아키텍츠는 이 복잡함을 굳이 정리하려 들지 않고, 오히려 건물 안에 여러 겹의 성격을 그대로 담아내는 쪽을 택했다고 해야 할까. 건물의 매스와 파사드 구성에는 그래서 단일한 논리보다는 여러 조건에 대한 응답이 겹겹이 쌓여 있다. 문화·상업 복합시설이라는 프로그램 자체가, 이 동네의 혼종적인 정체성을 건축적으로 번역한 결과에 가깝다.
유리와 스틸, 콘크리트가 겹쳐진 파사드
외장은 유리와 스틸, 콘크리트라는 절제된 재료 팔레트로 구성됐다. 화려한 장식 대신 재료 자체의 물성과 비례를 다루는 방식으로 존재감을 만든 셈이다. 유리는 내부의 문화적 프로그램을 거리로 흘려보내고, 스틸과 콘크리트는 그 사이에서 건축적 무게중심을 잡아준다. 이런 재료 구성은 인근의 상업 파사드들이 흔히 택하는 화려한 마감과는 결이 다르다. 오히려 절제된 물성으로 시선을 붙잡는 방식을 택함으로써, 빠르게 소비되는 동네 분위기 속에서도 다소 차분한 존재감을 유지한다.
문화와 상업, 두 프로그램의 공존
1,802㎡라는 면적 안에 문화·상업이라는 두 프로그램을 동시에 담아내는 일은 생각보다 까다롭다. 서로 다른 운영 시간과 방문객 성격을 가진 두 기능이 한 건물 안에서 부딪히지 않도록, 동선과 층 구성을 세심하게 나눈 흔적이 읽힌다. 합정동이라는 다원적인 동네의 성격을 굳이 하나로 정리하지 않고 건축 안에 그대로 옮겨왔다는 데 있다. 홍대와 상수, 망원이 만나는 결절점이라는 입지 조건을 설계의 출발점으로 삼은 태도가 이 복합시설을 특별하게 만든다.









ArchitectsNOTNOT Architects
DesignerHojung An
PhotosKyungsub Shin
ContractorGiro Construction
Category복합용도시설
Country한국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