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의 거리를 매장 안으로 들인 플래그십 스토어, 어반 리바이보 산리툰

베이징 산리툰(三里屯)은 이 도시에서 가장 빠르게 변하는 동네다. 옛 골목과 대사관 거리 사이로 글로벌 브랜드의 플래그십 스토어가 잇따라 들어서는 이곳에, MVRDV가 설계한 중국 패션 리테일러 어반 리바이보(Urban Revivo)의 산리툰 플래그십 스토어가 문을 열었다. 4,120㎡ 규모의 이 매장은 단순한 매대 나열이 아니라, 베이징이라는 도시 자체를 건물 안으로 끌어들이려는 시도로 읽힌다.

MVRDV는 이번 프로젝트를 “베이징의 지역성과 브랜드의 글로벌한 야심을 동시에 담아내는 건축”이라고 설명한다. 로컬과 글로벌, 두 개의 서로 다른 방향을 하나의 매스 안에 공존시키는 일이 이 플래그십 스토어의 핵심 과제였던 셈이다.

Urban Revivo Sanlitun Flagship Store by MVRDV 2

거리의 활기를 그대로 끌어들인 파사드

산리툰은 걷는 사람이 주인공인 동네다. MVRDV는 이 거리 문화를 존중하는 방향으로 파사드를 풀어냈다. 매스를 단순히 쌓아 올리기보다, 여러 개의 매스와 개구부를 겹쳐 시선이 계속 머무를 수 있는 입면을 만들었다고 해야 할까. 지나가는 사람이 걸음을 늦추고 안을 들여다보게 만드는 것 자체가 설계의 목표였던 셈이다.

대형 플래그십 스토어가 흔히 빠지기 쉬운 폐쇄적인 매스감 대신, 건물은 거리와 끊임없이 대화하는 열린 태도를 택했다. 파사드의 켜켜이 쌓인 레이어는 낮과 밤, 계절에 따라 다른 표정을 짓도록 설계됐다.

Urban Revivo Sanlitun Flagship Store by MVRDV 3

수직으로 쌓아 올린 쇼핑의 여정

4,120㎡라는 면적을 수평이 아니라 수직으로 풀어낸 점도 눈에 띈다. 층마다 다른 브랜드 라인과 콘셉트 존을 배치해, 매장을 오르내리는 동선 자체가 하나의 탐험처럼 느껴지도록 구성했다. 에스컬레이터와 계단, 중정처럼 뚫린 보이드가 층과 층 사이의 시각적 연결을 만들어 내부에서도 길을 잃지 않게 돕는다.

플래그십 스토어답게 단순 판매 공간을 넘어, 이벤트와 팝업, 전시가 가능한 유연한 존들이 곳곳에 배치됐다. 소비의 공간이면서 동시에 도시의 새로운 랜드마크로 기능하길 바란 MVRDV의 의도가 읽히는 대목이다.

Urban Revivo Sanlitun Flagship Store by MVRDV 4

로컬과 글로벌, 두 정체성의 공존

어반 리바이보는 중국에서 출발해 세계로 뻗어나가는 패션 브랜드다. 그만큼 이 매장에는 ‘중국적인 것’과 ‘세계적인 것’을 동시에 설득해야 하는 과제가 있었다. MVRDV는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고, 베이징의 스케일과 재료 감각을 브랜드의 미래지향적 이미지 위에 겹쳐 놓는 방식을 택했다.

결과적으로 이 건물은 산리툰이라는 동네가 가진 다국적이고 혼종적인 성격을 가장 직접적으로 체현하는 건축이 됐다. 화려한 상업 파사드 뒤에 도시적 맥락을 놓치지 않으려 한 태도가 이 프로젝트를 단순한 매장 이상으로 만든다.

‘플래그십 스토어’라는 상업적 목적이 뚜렷한 건축 유형 안에서도 도시와 대화하려는 태도를 놓지 않았다는 데 있다. 브랜드의 아이덴티티를 앞세우기보다, 산리툰이라는 장소성을 먼저 읽어낸 접근이 이 매장을 다른 플래그십 스토어와 구분 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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