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도곡동에서 아파트 이름 하나가 화제다. 단지명에 ‘팰리스’라는 단어가 다시 등장했기 때문이다. 이 동네를 하이엔드 주거지로 각인시킨 ‘삼성 타워팰리스’ 이후 오랜만의 일이다.
개포우성4차아파트 주택재건축정비사업조합은 지난 20일 총회를 열고 삼성물산을 시공사로 최종 선정했다. 사업지는 강남구 도곡동 465번지 일대, 지하 4층~지상 49층 규모로 6개동 1045세대와 부대복리시설을 짓는다. 공사비는 약 8145억원이다. 지하철 3호선 매봉역까지 도보 3분 거리이며, 구룡초·대치중·숙명여중·숙명여고와 대치동 학원가가 가깝다. 양재천, 매봉산, 강남세브란스병원도 단지와 맞닿아 있다.

양재천을 건너는 다리, ‘팰리스 브릿지’
삼성물산이 제시한 새 단지명은 ‘래미안 도곡 팰리스(RAEMIAN DOGOK PALACE)’다. 타워팰리스가 쌓아온 도곡동 하이엔드 주거의 명성을 잇겠다는 뜻을 담았다. 설계는 글로벌 설계사 유엔 스튜디오(UN Studio)와 협업했다. 독일 메르세데스-벤츠 박물관, 두바이 미래 교통허브 등 세계 120여 개 랜드마크 프로젝트를 수행한 곳이다. 국내에서는 래미안 원펜타스, 한남4구역 재건축(래미안 글로우힐즈 한남)에도 참여한 바 있다.
가장 눈에 띄는 제안은 ‘팰리스 브릿지’다. 양재천로를 가로지르는 약 70m 길이의 고가 보행로로, 입주민이 도로를 건너지 않고도 양재천 산책로까지 바로 이동할 수 있다. 조합이 처음 계획했던 10개 주거동은 6개동으로 줄었다. 대신 배치를 최적화해 총 1045세대 중 865세대가 양재천·대모산·구룡산 조망을 확보하도록 했다. 단지 중심에는 170m 높이 랜드마크 타워 3개가 들어서며, 테라스를 리듬감 있게 쌓아 올린 레이어드 디자인을 적용한다.
커뮤니티 81개 프로그램, 천장고 2.8m
커뮤니티 시설 규모도 크다. 세대당 약 4.6평에 달하는 커뮤니티 공간에 다목적 체육관, 수영장, 포레스트 카페 등 총 81개 프로그램이 들어선다. 170m 높이 2개 층에는 스카이 라운지, 스카이 바, 루프탑 가든으로 구성된 스카이 커뮤니티를 조성하고, 전용 엘리베이터로 접근하게 했다.
세대 내부 천장고는 2.8m로 계획했다. 강남권 재건축 단지 중에서도 높은 축에 속한다. 1등급 층간소음 저감기술, 세대 내 음식물 처리 이송설비, 래미안 AI 주차장 솔루션도 함께 적용할 예정이다.
삼성물산 임철진 주택영업본부장은 “타워팰리스로 시작된 도곡의 주거 역사와 자부심을 이어가는 사업인 만큼 설계·기술·품질 역량을 총동원했다”며 “조합에 제안한 차별화 상품과 사업 조건을 성실히 이행해 도곡을 넘어 강남을 대표하는 새로운 랜드마크로 완성하겠다”고 말했다. 삼성물산은 지난해 개포우성7차, 최근 대치쌍용1차에 이어 이번 개포우성4차까지 잇따라 수주하며 개포·도곡 일대에서 래미안 브랜드 입지를 넓히고 있다.
재건축 시공사 선정전이 설계 역량 경쟁으로 옮겨가는 흐름은 이미 뚜렷하다. 유엔 스튜디오 같은 해외 설계사와의 협업, 보행교나 스카이 커뮤니티 같은 특화 설계가 수주의 승부처가 되고 있다는 뜻이다. 도곡동에서 타워팰리스 다음 세대의 하이엔드 주거가 어떤 모습으로 완성될지, 강남 재건축 시장이 주목할 이유가 하나 더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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