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은 비싸고 전세는 벅차다 — 서울 고시원, 외국인들의 틈새 숙소로 돌아오다

서울에 몇 달만 머물 계획이라면 숙소를 구하는 일 자체가 고민이다. 호텔은 하루 단위로는 편하지만 한 달을 채우면 감당하기 힘든 금액이 된다. 그렇다고 오피스텔이나 아파트를 구하자니 목돈 보증금과 부동산 계약이라는 문턱이 기다린다. 이 틈을 파고든 게 한때 사라져가던 고시원이다.

고시원(Goshiwon)은 원래 1980년대 고시 준비생을 위한 숙소로 지어졌다. 개인 침실에 공용 주방과 세탁실을 두는 구조는 그때나 지금이나 크게 다르지 않다. 다만 이용자층이 바뀌었다. 최근 몇 년 사이 외국인 이용이 눈에 띄게 늘면서, 저가 숙박과 장기임차 사이의 공백을 채우는 주거 형태로 다시 주목받고 있다.

계약은 일주일 단위로

외국인들이 고시원을 찾는 이유는 명확하다. 보증금이 낮거나 아예 없고, 계약 기간도 유연하다. 짧게는 1주일 단위 계약도 가능하다. 지하철역 인접 입지가 많고, 침대·TV·냉장고·세탁기 같은 기본 시설이 다 갖춰져 있어 별도로 살림을 마련할 필요가 없다. 호텔보다 저렴하고, 일반 임대차 계약보다 절차가 간단하다는 점이 결정적이다.

홍대역 인근을 기준으로 보증금 30만~50만원, 관리비 포함 월세 90만~100만원 선이다. 20㎡ 안팎의 방에 공동 주방이 딸려 있고, 쌀이나 라면 같은 기본 식자재를 비치해두는 곳도 많다. 공용 공간을 매개로 한 커뮤니티 성격도 있다.

숫자로 보는 부활

서울 고시원 등록 수는 2019년 257개에서 2021년 61개까지 줄었다가, 2024년 125개로 다시 늘었다. 코로나19 시기 급감했던 수요가 외국인 유입과 함께 되살아난 흐름으로 읽힌다. 관련 플랫폼의 월간활성사용자 수도 전년 120만명에서 최근 190만명으로, 1년 사이 60%가량 늘었다. 단기 임대 플랫폼 픽셀하우스는 지난해에만 신규 지점 10곳을 열었다.

업계 관계자들은 계약의 간편함과 안전성을 부활의 배경으로 꼽는다. 스테이모어의 한 관계자는 계약이 쉽고 거주자들이 안전하고 편안한 공간으로 인식한다고 설명했다.

고시원이라는 이름은 한국인에게도 그리 좋은 어감은 아니다. 그런데 외국인 단기 체류자에게는 오히려 정확히 필요한 조건, 그러니까 낮은 진입 장벽과 짧은 계약 기간을 갖춘 선택지로 다시 읽히고 있다. 숙소 하나가 이렇게 이용자층에 따라 완전히 다른 이야기로 살아난다는 점이 흥미롭다.

서울 마포구의 주택가 골목
이미지: Wikimedia Commons, ‘Hapjeong’ ⓒ Anton Strogonoff (CC BY 3.0), 기사 내용과 직접 관련 없는 서울 마포구 주택가 자료사진

이 기사는 아래 원문 보도를 참고해 PHM ZINE이 새로 작성한 기사입니다. 사진과 자세한 내용은 원문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출처 : Seoul Economic Daily — Korean Goshiwons Revive as Budget Housing for Foreign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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