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트와 목재 마감으로 밝고 아늑한 공간을 창조한 타이페이 아파트

바닥은 물론 벽면까지 목재로 마감된 아파트는 어떤 느낌일까? 보통 국내 아파트는 강마루나, 강화마루 등을 사용, 대부분 바닥이 마감되어 있다. 하지만 벽의 경우는 보편적이고 무난한 벽지 마감이 대부분이다.

 PartiDesign 팀에 의해 디자인된 타이완 타이페이에 있는 이 아파트는 천장 일부를 제외하고는 모두 밝은 톤의 목재로 실내 마감을 마쳤다.  독특한 구성과 목재 활용으로 화려하지 않은 은은한 고급스러움과 편안함으로 가득 채워진 아파트 인테리어를 만나보자.

오피스와 휴식 공간을 거실에 하나로

H Residence 이름의 이 아파트 프로젝트는 국내 일반 100제곱미터(약 30평대)의 아파트 크기다. 큰 거실이 아님에도 공간을 넓게 사용하는 효과를 보이는 것은 구조와 공간 분할 때문이다.

보통 국내 아파트는 큰 거실 창을 중심으로 양쪽 벽면에 소파와 TV를 배치한다. 중앙에 넓은 공간이 생기지만 활용가치는 그리 크지 않다. 이 타이페이 아파트는 이런 소모적 공간 활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천장 기둥을 중심으로 거실 공간을 두 개로 분리했다.

거실 중앙에 소파와 오피스 테이블을 배치했다. 벽과 천장으로 이어지는 기둥을 중심으로 왼쪽은 일반 TV용 거실, 오른쪽은 업무를 보거나 책을 읽는 등의 또 다른 휴식 기능을 가진 공간으로 분리했다.

창틀을 활용한 휴식 공간

단지 소파를 중앙에 배치하는 것만으로 비효율적 공간을 없애고 같은 공간이지만 자연스럽게 분위기와 기능이 다른 공간을 창조했다. 작은 창 공간을 활용한 쉼터는 목재의 따뜻함과 부드러움이 더해지면서 여는 아웃도어 공간 부럽지 않은 분위기를 만들어낸다. 창을 통해 스며드는 자연광과 바깥 풍경이 실내 목재와 만나 큰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

개인 마루 느낌의 이 좌식 공간은 ㄱ자 형태로 벽을 따라 이어지며 공간의 연속성과 안락함을 더했다. 단 아래 공간은 수납 공간으로 활용하면서 놓치는 공간 없이 모두 사용하게 디자인했다.

깔끔한 서재 + 수납공간, 맞춤가구의 장점

공간을 넓게 활용하기 위해 국내는 빌트인 공법을 많이 활용한다. 그로 인해 공간이 심심해지는 현상이 일어난다. 이 타이페이 아파트는 가구 커스터마이징을 통해 집 안에 알맞은 크기와 디자인의 맞춤 가구를 제작해 내부 질감은 물론 멋과 기능 모두를 한 번에 해결했다.

목재를 사용한 천장 몰딩

거실 한쪽 구석에 배치한 에어컨은 공간을 잡아먹는 것은 물론 실내 디자인을 해치는 녀석 중 하나다. 타이페이 아파트를 재구성한 디자인 팀은 냉난방 시스템을 천장으로 옮겨 디자인과 공간 활용을 한 층 더 강화했다.

이런 천장 몰딩은 많은 장점으로 국내 단독 주택을 중심으로 활용을 넓혀가고 있지만 임대가 많은 아파트에서는 시공사가 제작하지 않는 한 도입이 힘들다는 아쉬운 점이 있다.

목재와 블랙은 안 어울린다고? 모르는 소리!

목재+화이트는 분변의 진리다. 아마추어가 디자인해도 최고의 결과물을 뽑아낼 수 있는 조합이다. 반면 목재+블랙 역시 상당히 좋은 조합이라는 것을 아는 일반인은 많지 않다. 화이트와 목재가 밝고 편안한 공간을 만든다면 블랙은 중후함 속에 안정감을 더해 주는 조합이라고 할 수 있다. 좀 더 차분해지면서 고급스러워진다.

원목과의 조합도 탁월하지만 밝은 톤의 합판과 함께 사용하면 합판이 주는 가벼움과 저가의 느낌을 상쇄시켜 준다.

유럽식 공간 구조, 직선형 구조

유럽을 비롯 서양 국가는 공간을 일렬로 배치하는 구조가 많다. 국내 주택 구조가 거실을 중심으로 나머지 공간을 주변에 배치한다면, 서양은 출입문을 중심으로 주방, 다이닝룸, 리빙룸, 아웃도어를 차례로 일렬로 배치한다. 이 아파트 역시 일종의 직선 구조를 가지고 있다. 출입문을 열면 주방, 거실 발코니가 차례로 있고 나머지 공간은 거실 맞은편에 배치했다. 이런 직선 구조는 동선의 편리함과 같은 크기 대비 공간이 넓게 보이고 개방적이라는 장점이 있다.

아일랜드, 꼭 중앙에 있어야 할 필요는 없다

아일랜드는 목적은 요리를 준비하거나, 제2의 식탁, 스낵, 과일, 차나 음료를 배치하는 데 사용한다. 공간이 작거나 주방 바로 옆에 테이블이 있다면 굳이 필요 없는 것이 아일랜드다. 하지만 기능적으로 아일랜드 같은 공간이 필요하다면 다른 곳에 이런 여유 공간을 만들면 된다. 테이블 뒤쪽 여분의 공간을 활용이 좋을 예다.

아일랜드를 벽에 붙인 느낌이다. 주방과 테이블에서도 멀지 않다. 차나 커피 관련 제품을 준비하고 보관하는 장소로 만들었다. 스낵이나 과일을 올려놓아도 좋을 장소다.

뛰어놀 곳이 마땅치 않은 국내 아파트에서는 아이를 위해 거실을 넓게 활용하는 방법으로 소파를 벽 쪽에 붙이는 것이 일반화되어있다. 그러나 아이가 없거나 어른만 생활하는 집이라면 그런 넓은 공간은 오히려 소모되는 공간이 될 수 있다. 성인의 생활 패턴에 맞춰 사무 공간과 휴식 공간을 갖춘 이 타이페이 아파트처럼 가구를 활용해 공간 변화를 한다면 생활이 좀 더 편하고 아늑해짐을 느낄 것이다.


ArchitectsPartiDesign
Photos:Hey!Cheese

ⓒ phm ZINE 기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합니다. 기사의 모든 콘텐츠를 본 건축 회사로부터 국내 저작권을 확보한 콘텐츠입니다.

더 볼만한 기사

공 경태
공 경태
사진 찍고 글 쓰고 칵테일 만들며 집 꾸미는 엔지니어. 생활 공간이 삶의 질의 바꾼다고 몸소 채험하는 집돌이.

LEAVE A REPLY

Please enter your comment!
Please enter your name here

More like this
Related

한국 보자기를 컨셉으로 사용한 신선한 공간 분할 병합의 일본 주택

건축사무소 MDS의 Kiyotoshi Mori & Natsuko Kawamura가 자신의 자리를...
00:19:52

호텔 같은 공개공지를 제공하는 서호주 시티 내 아파트

호주 아파트는 국내 아파트와 다르다. 굉장히 허름하거나 굉장히 으리으리하다....
00:12:33

B급 건축이 만들어가는 세상! 이일훈 건축가가 남긴 한국의 B급건축

한국은 왜 예쁘고 비싼 건축만 건축으로 이야기하는 걸까요? 학교에서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