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로운 구조 안에 삶의 즐거움과 여유를 누리는 멜번 목조 주택

Northcote는 멜번 시내 중심에서 북동쪽으로 5km 정도 올라가면 만나게 되는 주거 지역이다. 이너 시티(Inner Suburb)이지만 도시적 느낌보다는 호주 특유의 여유로움을 만날 수 있는 곳이다.

이곳에 위치한 Solar Home이라는 주택은 국내에는 조금 특별하게 다가올 수 있는 주택이다. Green Sheep Collective라는 건축사를 중심으로, 시공사, 에너지 회사 등 여러 업체가 투입되어 친환경 주택을 완성했다. 이런 기술을 바탕으로 가족의 이야기를 담은 구조를 더했다.

놀이가 있는 집, 합체 분리 가능한 실내외 구조

호주와 같은 특히 시드니보다 위쪽에 위치한 지역은 겨울에도 영하로 내려가지 않는 기후다. 이런 기후 때문에 단열 관련 집 내부와 외부를 크게 나누지 않는다. 한국과 비해 따뜻한 나라임에도 한국인들이 호주의 겨울을 춥게 느끼는 것은 바로 단열과 난방 개념이 한국과 많이 다른 주택 마감 때문이다.

이 멜번 목조주택은 그런 호주 문화가 크게 반영된 구조다. 글래스 도어 개념을 사용해 내외부를 합치고 분리한다. 벽을 커다란 창문으로 만들어 실외 풍경을 그대로 실내로 들인다. 외부와 내부를 나누지만 단절하거나 분리해 생활하지 않는다. 이 글래스 도어(유리문)의 장점은 이 외도 햇살을 그대로 받아들여 자연광으로 가득한 실내를 만드는 것에 있다.

넓은 유리 벽과 창, 덱의 활용, 집 곳곳에 배 있는 여유와 쉼의 손결들, 마치 미술 작품을 감상하듯 보는 것만으로도 치유가 되는 기분이다.

내부는 화이트로 밝게, 외부는 나무로 포근하게

호주는 많은 주택이 목조주택이다. 이 멜번 주택 역시 목조 주택으로 짙은 톤의 목재를 사용해 무게감 있는 진중함을 더해 가족이 안정감을 가지고 아웃도어 생활을 즐길 수 있도록 디자인했다.

집 내부 어느 곳에서든 바라볼 수 있게 디자인 딘 덱은 이 집의 핵심 생활 공간이다. 특히 여름에는 실내 거실보다 더 머물기 즐거운 공간을 제공한다. 하지만 딱히 특별한 것은 없다. 일반적이 덱일 뿐이다. 그런데 왜 계속 저 곳에 머물며 나의 주말을 보내고 싶은 열망에 사로잡히는 것일까? 바로 실내의 자연스러운 연결과 집으로 쌓여 있는 안정감 그리고 목재 톤의 힘이 강하다.

실내 구조에 의해 보호되는 오픈 공간을 찾아 따뜻한 감성의 목재 덱으로 마감하고 내부와 자유롭게 넘나들 수 있는 통로를 접목하면서 내 집에도 만들 수 있는 가능한 공간이다. 이때 포인트는 덱과 내부를 연결하는 통로의 크기와 활용법이다. 너무 작고 유리문 틀이 높으면 이 분위기를 낼 수 없다.

코트야드는 공간을 연결하는 커넥션 역할을 한다. 비록 다른 공간에서 각자의 활동을 하고 있어도 여전히 함께라는 또는 같은 공간에 있다는 느낌을 들게 한다.

이런 공간 활용법은 집 곳곳에 쉽게 찾을 수 있다. 식탁이 있는 주방 창과 거실 끝 역시 자유롭게 공간을 사용하도록 만들어 놓았다. 여기에 크지 않은 러그나 매트를 함께 배치하면 더욱 좋은 시각적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빈백과 쿠션만으로 꾸며진 덱은 차후 어떤 가구를 배치해도 지금의 자유로움과 포근함은 계속될 것이다.

* 쿠션 활용 방법

서양식 직선구조가 주는 해방감

국내 주택 구조는 방사형에 가깝다. 거실을 중심으로 나머지 공간이 주변에 위치한다. 이렇게 되면 거실을 중심으로 벽들이 세워져 길게 늘여 놓은 같은 크기의 공간에 비해 답답하고 좁게 느껴진다. 이 멜번 주택은 대표적인 직선 구조의 주택이다. 가든과 주방 거실이 직선으로 위치하면서 실내에서도 넓은 시야를 확보하여 방사형 구조에 비해 개방적이고 넓게 느껴진다.

아이들을 위한 침실은 창조성을 부여하기 위해 메자닌 위치시켰다. 호기심과 활동량이 많은 아이들에게 재미와 즐거움을 주기 위한 배려다. 침실과 리빙룸 사이에도 큰 슬라이딩 도어를 두어 각 공간에 유동성과 자율을 증가되도록 디자인했다.

국내는 프라이버시를 중시하면서 함께라는 공유 시간과 공간에서 스스로 멀어지고 있다. 그런 오래된 주택 생활이 개개인의 삶에 영향을 미치면서 혼밥, 혼술 등의 문화에 영향을 준 것이다. 함께를 그리워하면서 고립된 공간을 제공하고 만드는 것은 잘못된 방향이 아닌가 생각한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함께 나누고 이해하며 떠들 수 있는 공유 공간이다. 이 멜번 주택의 구조와 같은 개방형 공간에서의 생활이 함께가 어색하지 않은 세상을 만들지 않을까.

Architects
: Green Sheep Collective

Photos
: Emma Cro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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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 경태
공 경태
사진 찍고 글 쓰고 칵테일 만들며 집 꾸미는 엔지니어. 생활 공간이 삶의 질의 바꾼다고 몸소 채험하는 집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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