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각의 구조를 벗자! A 프레임이 만드는 새로운 생활 공간,로스앤젤레스 주택

로스앤젤레스가 내려다보이는 이 미국 주택은 그 독특한 형태 때문에 A Frame 주택이라고도 불린다. 1963년에 만들어진 이 주택은 1976년 딱 한 번 시장에 나왔을 뿐 어떤 거래도 없었다. 편안하고도 치밀한 내부 인테리어와 (국내에는) 다소 생소한 A자 형태의 루프라인을 가진 주택의 매력을 파헤져 보자.

A 프레임, 그 가공할 영향력과 독특함

삼각형(또는 A 형태) 프레임은 전체적인 중심을 잡아주는 동시에 집의 축과 같은 역할을 한다. 독특하지만 폐쇄적인 출입구를 통해 드러난 A형 프레임은 완벽한 A 형태를 보여주지만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 이 주택은 삼각형 도형이 가진 기하학적 아름다움을 집에 녹여냈다. 출입구를 꼭짓점으로 시작해 아래층으로 뻗어 나가는 삼각 프레임은 주택 디자인에 다방면으로 영향을 준다. 오렌지색은 에너지를 상승시키며 고대에는 폐와 관련된 색이었다. 출입문을 오렌지로 하면서 프레임이 주는 집의 상징성을 표현했다.

현관문 또는 출입문을 대할 때 단순히 방범, 외부로부터 내부를 지키는 기능적인 부분만을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출입문 문은 집을 방문하는 사람이 집을 접하는 처음 공간과 같다. 사는 사람과 집에 대한 함축적인 부분이다.

문을 열고 들어서면 출입구의 폐쇄적인 디자인과 달리 오픈형의 공간으로 내부 전체를 내려 볼 수 있다. 출입 공간 아래로 펼쳐지는 넓고 탁 트인 공간은 마치 작은 텐트로 들어서면 집 한 채의 공간이 나타나는 해리 포터의 마법 텐트를 떠오르게 한다. 높고 길게 치솟은 A형 모양의 천정 아래로 편안하고 부드러움을 주는 브라운 컬러의 계단을 따라 내려가면 메인 리빙 공간을 만나게 된다.

철재 프레임과 목재, 아웃도어의 아름다운 조화

철재는 딱딱하고 경직된 느낌이 강한 자재다. 하지만 강함과 부유함도 내재하고 있다. 다양한 컬러를 사용할 수 있다는 것도 매력적인 부분이다. 그래서 부드럽고 따뜻한 공간을 원할 때는 비교적 조심스럽게 사용해야 한다. 이 미국 주택은 철재가 가진 재료의 특성에 따뜻함과 부드러움을 더하기 위해 바닥 마감재와 데커레이션 제품, 가구, 컬러 등에 많은 신경을 썼다.

프레임을 타고 내려오는 외벽은 목재로 마감해하면서 따뜻함과 부드러움을 더하고, 바닥 전체를 그레이 카펫으로 마감하면서 철재로부터 오는 차가움을 반감시켰다.

그레이는 화이트에 차분함이 더해진 색이다. 그레이가 만드는 차분함에 역동성을 부여하기 위해 오렌지가 섞인 가구와 러그를 배치한 것도 전문가의 손길이 느껴진다.

아웃도어는 실내처럼

위치상 테라스에 속하는 이 아웃도어 공간에서는 로스앤젤레스를 한눈에 바라볼 수 있다. 최대한 자연의 느낌을 내부에 심고 싶어 하는 거주자의 성향은 테라스까지 이어진다. 테리스 공간은 펜스를 제외하고는 모두 나무와 목재로 채워져 있다. 아쉬운 것은 테이블 외에 좀 더 편하게 쉴 수 있는 밴백이나 벤치를 같이 배치했다면 더 좋았지 않을까 싶다.

사각형에 대한 편집증적 집착에서 벗아나야

이 주택은 삼각 프레임을 중심으로 좌우가 같은 정형 건축물의 하나다. 정형 건축물은 국내에도 많다. 하지만 이 미국 주택처럼 독특한 모양을 하는 주택은 없다. 국내 정형 건축물 9할 이상이 사각형 모양이다. 사각의 세계에 산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런 사각 모양에 대한 집착은 공간에 대한 집착에서 왔다고 할 수 있다.

사각은 네거티브 스페이스가 없다. 즉, 공간을 빠짐없이 다 사용할 수 있는 최고의 형태다. 주택 부지 값이 높은 국내에서 버리는 공간 없이 사용하려는 시도에서 발생한 결과물이다. 그러다 보니 주택 건물에는 특징과 힘이 없는 모두 같은 모양을 하게 되었다.

이와 같은 공간 활용 방법은 가족 간의 소통은 물론 성장하는 아이들의 사고와 생활 방식에도 영향을 준다. 친환경 자재만큼 필요한 것이 탈 사각 구조인지도 모른다.

국외 주택 리퍼런스는 단순히 인테리어의 아름다움을 보고 배우기 위한 것만이 아닌 그런 주택 공간 활용과 구조에 익숙해지는 것에 더 큰 의미가 있다. 새로운 구조에 대한 시도는 새로운 생활의 시작이고 나에 대한 자신감의 표현이기도 하다.

PHOTOGRAPHY
: Courtesy of Deasy/Penner & Partn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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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지은
이 지은
집은 진정한 나를 기억한다. 옷은 나를 꾸미고 집은 나의 심연은 드러낸다. 그곳은 공기까지 나를 말한다. ; 프리랜서 실내 디자이너. ; 시카고 거주

2 COMMENTS

  1. 누가 이런 집을 국내에서 시도할 수 있을까? 모두 사각사각 하는 한국에서 이런 집 나타나는 때가 올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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