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해 전만 해도 서울에 처음 온 외국인이 묵는 동네는 정해져 있다시피 했다. 명동, 남산 근처. 쇼핑하기 좋고 관광 인프라가 갖춰진 곳이었다. 요즘은 다르다. 마포구 망원동과 연남동으로 발길이 옮겨가는 흐름이 뚜렷하다.
이 변화를 만든 건 역설적으로 ‘별다를 것 없음’이다. 망원동은 성수동이나 연남동 일부처럼 이미 상업지구로 완전히 바뀐 동네가 아니다. 주민과 여행자 비율이 7 대 3 정도로, 여전히 사람 사는 동네에 가깝다. 여행지라기보다 ‘옆 동네에 잠깐 놀러 온 느낌’을 주는 게 매력으로 꼽힌다.
시장과 카페가 한 골목에
망원동의 중심은 망원시장이다. 떡갈비 굽는 냄새와 호떡 파는 소리, 좌판에 앉은 상인들 사이로 여행자들이 섞여 든다. 시장을 등지고 골목 몇 개만 들어가면 30곳 넘는 카페가 나온다. 대형 복합 카페가 아니라 창밖 풍경이나 외관 하나로 개성을 드러내는 작은 가게들이다.
한식·중식·일식·베트남식이 한 골목에 섞여 있는 것도 특징이다. 어느 나라 음식이든 걸어서 닿을 수 있다는 점은 여러 나라에서 온 여행자들에게 익숙함과 낯섦을 동시에 준다.
연남동은 ‘핫플’, 망원동은 ‘생활’
연남동은 조금 다른 결로 뜨고 있다. 원래 카페 거리였던 이 동네는 최근 SNS를 타고 라멘 맛집이 몰리는 지역으로 변신하며 20대 사이에서 ‘핫플레이스’로 자리 잡았다. 반면 망원동은 여전히 생활의 리듬이 살아 있는 동네에 가깝다는 평가를 받는다. 두 동네가 마포구 안에서 서로 다른 이유로 사랑받고 있는 셈이다.
교통도 한몫한다. 지하철 6호선 망원역은 홍대입구에서 두 정거장, 5분이면 닿는다. 역에서 시장까지는 걸어서 3분, 한강공원까지는 10분이면 충분하다. 관광 거점인 홍대와 가까우면서도 관광지 느낌은 덜한 위치가 절묘하게 맞아떨어진다.

망원한강공원에서 해 질 무렵 돗자리를 펴고 앉는 것도 최근 여행자들 사이에 퍼진 루틴 중 하나다. 요란한 야시장보다 조용한 저녁, 사람 구경보다 강바람을 택하는 흐름과 맞닿아 있다.
동네가 뜨면 임대료가 오르고, 임대료가 오르면 그 동네다움이 옅어지는 게 흔한 수순이다. 망원동과 연남동도 이 흐름에서 완전히 자유롭지는 않을 것이다. 다만 지금 이 두 동네가 보여주는 건 분명하다. 여행자가 원하는 게 언제나 ‘더 화려한 곳’은 아니라는 사실이다. 오히려 낡은 시장과 작은 카페가 나란히 있는 풍경이, 서울에 며칠 머무는 이들에게는 더 오래 기억에 남는다.
이 기사는 여러 매체와 자료를 참고해 PHM ZINE이 새로 정리한 기사입니다. 자세한 내용은 원문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