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묘 담장 너머로 141m — 세계유산 코앞의 재개발이 국제 무대에 올랐다

담장 하나를 사이에 두고 600년 된 유산과 초고층 개발 계획이 마주 본다면 어떨까. 지금 종묘 앞 세운4구역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이다.

제48회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가 지난 19일부터 29일까지 부산 벡스코에서 열렸다. 1988년 세계유산협약에 가입한 이후 한국이 이 위원회를 개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런데 정작 위원회 기간 중 화두로 떠오른 것은 부산이 아니라 서울, 그중에서도 종묘였다.

71.8m가 141.9m로

서울시가 검토 중인 세운4구역 변경안에 따르면 청계천변 건축물 높이는 71.8m에서 141.9m로, 종로변은 54.3m에서 98.7m로 올라간다. 두 배 가까이 높아지는 셈이다. 문제는 이 구역이 국내 최초 유네스코 세계유산인 종묘와 맞닿아 있다는 점이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센터는 지난 3월 세계유산영향평가(HIA) 시행을 권고하는 서한을 비공개로 보냈다. 이후 국가유산청도 지난 5월 서울시와 SH공사에 관련 조치 이행을 명하는 공문을 발송했다.

부산에서 나온 육성 발언

라자르 엘룬두 아소모 유네스코 세계유산센터장은 부산 현지에서 이 사안을 직접 언급했다. 그는 종묘를 “대한민국이 최초로 세계유산에 등재하면서 국제사회에 선물로 안겨준 대단히 중요한 유산”이라 표현하며 이렇게 말했다.

“10년 뒤 자녀가 ‘종묘 주변 개발이 너무 진행돼 이제는 그 가치를 온전히 누릴 수 없게 됐다’는 말을 듣는 일이 있어선 안 됩니다.”

그러면서 도시 지역의 세계유산을 지키려면 적절한 규제와 제도, 그리고 개발 영향평가가 먼저 마련돼야 한다는 원칙을 재차 강조했다. 이번 위원회에서는 ‘협력(Cooperation)’을 여섯 번째 원칙으로 추가한 부산선언이 21개 위원국 합의로 채택되기도 했다.

세계유산 지위를 개발 압력으로 잃은 사례는 이미 있다. 영국 리버풀의 해양도시는 유산 인근 대규모 재개발로 2021년 세계유산 지위를 박탈당했다. 종묘 앞 재개발이 국제 무대의 화두가 된 것은, 높이 규제와 유산 보전이 도시계획의 부수적 문제가 아니라 국가 신뢰도와 직결되는 사안이라는 사실을 보여준다. 세계유산영향평가의 결과가 세운4구역 사업의 다음 국면을 어떻게 바꿀지, 앞으로가 관건이다.

종묘 정전
이미지: Wikimedia Commons, 문화재청(현 국가유산청) 제공 (공공누리 제1유형)

이 기사는 아래 원문 보도를 참고해 PHM ZINE이 새로 작성한 기사입니다. 사진과 자세한 내용은 원문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출처 : 헤럴드경제 미주판 — 종묘 바로 앞 마천루라니…“세계적인 보석에 흠집 나면 안돼”, 이투데이 — 아소모 세계유산센터장 “사도광산 결정은 합의 결과…종묘 개발, 절차 따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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