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사 팔던 시대는 끝났다 — 대웅·오리온·BYC가 직접 시행사로 나선 이유

낡은 본사 건물을 팔고 새 사옥으로 옮기는 것, 여기까지가 익숙한 그림이었다. 그런데 최근 국내 기업들의 움직임은 한 단계 더 나아갔다. 아예 자기 부지를 직접 개발해 복합시설로 바꾸는 쪽을 택하고 있다.

서울 강남구 삼성동의 대웅제약 본사가 그 예다. 대웅그룹은 1988년 매입해 수십년간 써온 이 부지(대지면적 4443.4㎡)를 재건축하기로 했다. 영동대로 복합개발과 잠실 마이스(MICE) 개발 등 인근 호재와 맞물려 자산 가치를 끌어올리려는 취지다. 업무시설과 관광숙박시설이 함께 들어서는 복합시설안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용산구 문배동 오리온 사옥 부지 개발 예상 조감도
이미지: 서울시 제공, 용산구 삼각지역 역세권 활성화사업 조감도

초코파이 회사가 떠난 자리, 38층 복합단지로

제조업계도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달 강남 도곡동으로 신사옥을 옮긴 오리온그룹은 옛 용산구 문배동 사옥 부지를 개발한다. 서울시가 추진하는 ‘삼각지역 역세권 활성화사업’에 따라 지하 5층~지상 38층 규모 복합단지가 들어선다. 오피스텔 212실, 공동주택 156세대에 오피스와 상업시설, 그리고 클라이밍·풋살·농구·인라인스케이트를 즐길 수 있는 연면적 4000㎡ 규모 공공체육시설까지 포함됐다. 청파로·백범로와의 연결성을 강화하는 도로가 새로 뚫리고, 삼각지 고가차도와 이어지는 공중보행데크도 설치된다. 착공은 2025년 하반기, 준공은 2029년 목표다. 오리온이 주거 개발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동작구 ‘흑석 마크힐스’, 오리온제과 창고 부지에 지은 ‘청담 마크힐스’에 이은 세 번째 사례다.

내의 회사도, 건설사도 본사를 새로 짓는다

내의 제조업체 BYC는 영등포구 구로디지털단지역 인근 옛 사옥 부지에 40층 규모 복합타워를 짓는다. 업무시설과 오피스텔 1095실이 들어서며, 오는 9월 첫 삽을 뜬다. 오랫동안 방치돼 있던 부지가 초역세권 입지를 살려 되살아나는 셈이다.

건설사들도 예외는 아니다. DL그룹은 종로구 수송동 대림빌딩을 철거하고 20층 규모의 업무·문화·근린생활시설을 짓는다. 용산 서빙고동에 사옥을 둔 신동아건설은 41층 한강뷰 주상복합 건축을 추진 중이다.

세빌스코리아 부동산 전략 컨설팅(RESS)팀 이태식 상무는 “기업이 직접 개발에 나서는 배경에는 고유 사업의 수익성 감소, 사업 리스크 분산 및 신사업 확장 등이 있다”며 “결국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해 장기적 수익 성장을 목표로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시의 ‘역세권 활성화 사업’을 통한 용적률 상향, ‘개방형 녹지 기부채납’을 통한 높이 규제 완화도 기업들이 직접 개발에 뛰어드는 배경으로 꼽힌다.

과거에는 노후 본사를 팔고 떠나는 게 정석이었다면, 이제는 기업이 스스로 시행사가 되어 자산 가치를 극대화하는 쪽으로 무게중심이 옮겨가고 있다. 대웅·오리온·BYC·DL·신동아까지, 업종을 가리지 않고 본사 부지가 복합개발의 무대로 바뀌는 흐름을 눈여겨볼 만하다.


이 기사는 아래 원문 보도를 참고해 PHM ZINE이 새로 작성한 기사입니다. 사진과 자세한 내용은 원문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출처 : 파이낸셜뉴스 — “사옥 허문다”…대웅·오리온·BYC, 디벨로퍼로 나선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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