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이 집 구할 때, 그 부동산은 영어가 될까

한국에서 원룸을 구해본 외국인이라면 한 번쯤 겪는 순간이 있다. 전화를 걸었는데 상대가 영어를 못 알아듣고, 그렇다고 한국어로 보증금·월세 이야기를 풀어낼 자신도 없는 그 순간. 서울시를 비롯한 지자체들이 ‘외국어 가능 공인중개사’를 지정해 운영하는 이유다.

2008년 서울에서 시작된 이 제도는 현재 약 250곳까지 늘었다. 그런데 실제로 전화를 걸어보면 얼마나 영어가 통할까. 코리아중앙데일리(Korea JoongAng Daily)가 원룸을 구하는 외국인 입장에서 지정 부동산 여섯 곳에 직접 전화를 걸어봤다.

전화보다 문자가 편한 경우

결과는 두 갈래로 나뉘었다. 전화로 편하게 영어 상담을 진행한 곳이 있었고, 영어를 알아듣긴 하지만 문자나 카카오톡으로 이어가길 원한 곳도 있었다. 후자의 경우 패턴이 비슷했다. “영어를 잘 못해요, 문자 보내주시겠어요? 아니면 영어 되는 직원이 나중에 연락드릴게요”라고 답한 뒤, 몇 분 안에 보증금 예산과 매물 정보를 담은 문자를 보내오는 식이다.

여섯 곳 중 두 곳은 전화 상담을 영어로 매끄럽게 진행했다. 원하는 동네, 보증금과 월세 예산, 입주 희망일을 묻는 흐름은 한국인 고객이 동네 부동산에서 겪는 상담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나머지 네 곳은 영어를 이해는 하되 한국어로 대화를 이어가려 했고, 일부는 당황하며 한국어와 영어를 섞어 쓰거나 한국어만 고집하기도 했다.

외국어 가능 공인중개사 제도
이미지: PHM ZINE

지정 제도, 그리고 실전 팁

서울시에 따르면 지정 신청을 하는 부동산은 해당 언어의 말하기·쓰기 능력을 심사받는다. 최근 1년 내 공인중개사법을 위반한 곳은 지정 대상에서 빠진다. 지정된 부동산은 외국인 지원센터 등 여러 플랫폼에 등록된다. 법무부 집계로는 3개월 이상 한국에 체류한 외국인이 2021년 157만 명에서 2025년 216만 명으로 늘었다. 서울시는 이런 흐름에 맞춰 지정 부동산을 해마다 늘려왔다고 설명한다. 현재 7개 언어로 운영되며 영어·중국어·일본어가 대다수를 차지하고, 스페인어·포르투갈어·러시아어·몽골어는 언어당 한 곳뿐이다.

통화 경험을 바탕으로 한 실전 팁도 정리됐다. 희망 동네, 월세·보증금 예산, 입주 희망일을 미리 정리해두면 상담이 훨씬 빨라진다. 상담원이 처음에 한국어로 답하더라도 당황할 필요는 없다. 영어는 이해하되 문자가 편해서인 경우가 많으니, 문자로 이어가자고 먼저 제안해보는 것도 방법이다. 명단에 대표 개인 휴대전화 번호가 함께 나와 있다면, 사무실 번호 대신 그쪽으로 걸어보는 것도 영어 가능 직원과 바로 연결될 확률을 높인다.

제도가 있다는 것과 그 제도가 매끄럽게 작동한다는 것은 다른 이야기다. 이번 통화 테스트는 그 간극이 생각보다 크지 않다는 걸, 동시에 여전히 운에 좌우되는 부분이 있다는 걸 함께 보여준다. 한국에 처음 집을 구하러 온 외국인이라면, 전화하기 전 이 몇 가지만 기억해도 훨씬 수월해질 것이다.


이 기사는 아래 원문 보도를 참고해 PHM ZINE이 새로 작성한 기사입니다. 사진과 자세한 내용은 원문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출처 : Korea JoongAng Daily — Do Seoul’s global real estate agencies actually speak English? We called them to find ou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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