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한 도심 속에는 바쁜 사람들의 눈을 사로잡는 모던 스타일의 주택이 있다면, 광활한 대지에 동식물의 안식처같은 주택도 있다. 단순하지만 머물고 싶고, 허름해 보이지만 꽉 채워진 집. 떠나지 않아도 여행 같고, 실내에 머무르지만 외부 같은 집. 폴란드 Poznan 지역에서 30분 정도 떨어진 곳에 위치한 이 집의 컨셉은 곳간이다.

단순하지만 포근한 곳간 집

폴란드에 기반한 PL.architekci가 Barn(곳간)을 연상하며 디자인한 주택이다. 말을 타며 자연을 즐기고 싶다는 클라이언트의 오랜 바람을 담은 결과물이다. 넓은 대지에 주변 갈대를 닮은 외장재와 간결한 외부 디자인, 오픈감이 강한 내외부의 연결은 현대와 과거의 장점, 도시와 자연의 강점만을 모아 담아냈다.

목적성이 뚜렷한 집이다. 애들이 공부도 하고 놀기도 하고, 어른들이 일도 하고 쉬기도 하며, 때론 거한 파티도 열 수 있어야 하며, 모던하면서 인더스트리얼하고, 오픈되어 있지만 프라이버시를 지켜야 하는, 소위 도시에서 자녀 3명과 함께 생활해야 하는 머리 아픈 가족 주택이 아니다. 여행하듯, 말을 타며, 자연을 거닐며 심신을 힐링하는 장소다. 화려함은 되려 거추장스러운 장치일 뿐이다.

편리함 그리고 편안함

야외에 있는 집이라고 하지만 현대 문명의 편리함 마저 버릴 필요는 없다. 우리의 일상에 익숙한 것들을 멀리할 필요는 없다. 필요한 것들을 최대한 사용하되 단순화시킨 것이 이 주택의 특징이다.

주방은 현대식 아일랜드에 워크 탑을 결합하고, 필요한 주방 제품은 수납장과 아일랜드를 통해 관리하도록 했다. 거실을 채우는 가구 역사 작고 단순한 디자인의 제품을 선택해 배치했다. 편리함과 편안함을 간결함에 녹였다.

TV 없이, 스마트폰이 없이, 그동안 미뤘던 책을 가지고 주말을 보내고 싶은 집. 기계의 소음에서 멀어져, 인위적인 시각적 화려함에서 벗어나, 양쪽 창으로부터 스며오는 자연의 소리에 취해, 활자에 빠져보는 평범한 시간이 귀해진 시대다. 이런 소소한 것들이 특별한 가치가 된 것은 어쩌면, 우리의 생활 공간인 집의 변화 때문이기도 하다. 사람이 집에 맞춰가는 것이 아니라, 사람에게 집이 맞춰져야 한다. 아파트라는 거대한 문명의 숲에 매립된 현시대 한국에 이 폴란드 주택이 전하는 메시지는 분명 특별하다.

ARCHITECTS
: PL.Architekci

PHOTOGRAPHY
: Tom Kurek

아직 작성된 댓글이 없습니다

댓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