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산임수가 주택으로 태어난다면?! 중국 리노베이션 주택 ‘수호’

중국에는 아름다운 지붕이 눈에 띄는405m2(약 122평)의 리노베이션 주택이 있다. 이 주택은 산을 의미하는 지붕과, 강과 평원을 의미하는 정원을통해 동양이 선호하는 배산임수를 형상화했다.

주택의 이름은 ‘지키고 보호한다’ 라는 뜻의 ‘수호’(守护)로 하여 조상을 기억함과 동시에 보살핌을 기원하는 의미를 담았다.

중국의 건축가 Shuai Wang은 조상을 기억하고자 하는 이 주택의 본질을 지키면서도 현대적이고 실용적인 공간으로 이 주택을리노베이션 하고자 했다. 덕분에 동양문화의 아름다움과 주거의 편리함을 모두 담은 주택이 완성되었다.

태산과 강, 배산임수를 본 딴 외관

‘배산임수’란 산을 등지고 물을 내려다본다는 뜻으로 동양에서는 예로부터 살기 좋은 위치로  선호했다. Shuai Wang은 건물의 구성을 배산임수에서 영감을 받아 디자인했다. 두 채의 건물을 태산의 형태로 디자인하고 그 앞에 작은 수족관을 놓아 강을 만들었다.

이 주택은 산을 상징하는 세 채의 매스로 이루어졌다. 맨 좌측 매스는 조상을 기리는 공간으로 활용된다. 그 옆으로 조금 더 볼륨을 높인 매스는 주거 생활 공간이다.  마지막으로   PAVILLION(파빌리온)은  별관의 역할을 한다.

이 주택의 심볼이라 불릴만한 산 형태의 지붕을 각 매스마다 공통적으로 디자인함과 동시에 사용 목적은 확실히 분리한 건축가의 영리함이 감탄 할 만 하다.

이 주택의 수호는 동양 문화의 영감을 받아 디자인되었다면 에너지 활용 면에서는 현대 기술이 응축되어 있다. 낮 동안 축적된 태양열 에너지 시스템이 저녁이 되면 사람의 움직임을 인식하여 자동으로 조명이 켜진다. 자연 에너지 사용을 통해 큰 건물에서 발생하는 전기 비용을 절약 할 수 있다.

동양 전통의 깊이가 담긴 대문

문은 출입의 기능 뿐 아니라 담, 벽 등과 조화를 이룰 때 그 기능을 완성한다. 이 주택은 동양의 궁궐, 선사, 고저택에서 볼 수 있는 디자인의 대문을 설치했다. 현대적인 느낌의 외관과 대조를 이루면서도 석판 바닥, 주변을 감싸는 목재가 조화롭게 어울리도록 했다. 만약 대문과 병행한 담 또한 기와나 목재로 만들었다면 대문의 깃든 전통적인 깊이가 드러나지 못했을 것이다.

동양에서는 예부터 대문에 수호신을 그렸다. 수호신에게 집과 가족을 안전하게 지켜달라는 의미였다. Shuai Wang은 ‘수호’라는 이름의 이 주택과 동양의 대문이 가진 의미가 맥락을 같이 한다고 여겼다. 의미 뿐 아니라 디자인 면에서도 현대적인 요소와 아름답게 어우러진다.

가족의 과거와 현재, 공간이 되다

큰 세 채의 매스 중 좌측 매스는 ‘Family museum’ 으로 활용된다. 지붕의 유선 모양을 내부에 그대로 살려낸 뮤지엄은 가족의 사진과 미술 작품으로 채워져 있다. 공간 자체가 가족의 역사를 담아내는 하나의 앨범이 된 것이다.

뿐만 아니라  이 공간에는 주택이 개조되기 전과 후의 모습도 담겨있다. 가족 구성원의 모습 뿐 아니라 가족이 생활하는 공간을 오랫동안 기억하려는 노력이다. 공간에 대한 존중이 없다면 이러한 노력도 없었을 것이다.

하늘과 땅이 이어지듯 오픈 된 천장

동양에서는 인간의 삶이 하늘에 달려있다고 믿었다. 종교로서의 요소가 아닌, 하늘은 자연의 한 요소로서 인간과 공존하는 존재였던 것이다. Shuai Wang은 이 개념을 실내 공간에 담았다. 1층 천장 가운데에 원형 홀을 만들어 1,2층을 시각적으로 연결했다. 하늘과 땅과 이어지는 모습이 연상되는 천장에서는 2층부터 조명이 길게 떨어져 마치 별들이 내려오는 느낌을 준다.

2층으로 오르는 계단은 탁 트인 공간의 장점을 활용하여 나선형(spiral staircase)으로 설치했다. 두터운 벽으로 감싸 마치 하늘로 오르는 구름 모습이 연상된다.  

사실 주택 전체가 대부분 화이트 컬러로 이뤄져 있어 시각적으로 단조로울 수 있는데 나선형 계단이 이를 일부 해결한다. 하나의 미술 작품처럼 공간 안에서 씬 스틸러 역할을 해낸다.

삶의 온기를 표현하고자 활용한 목재 활용 방법

두 채의 건물 중 우측 건물은 생활 공간으로 활용된다. 조상을 기리는 ‘Family museum’에서는 목재를 거의 찾아볼 수 없지만 생활 공간에서는 목재 활용을 높였다. 삶과 죽음을 가르는 것이 온기인 것처럼 Shuai Wang은 목재를 통해 사람의 온기를 표현하고자 했다.

부엌의 경우 일반 가정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정사각형의 타일을 벽면에 배치했고 싱크대 전체를 목재로 마감했다. 단순한 조합으로도 따뜻함이 느껴진다. 곳곳에 놓인 식물 또한 생활 공간의 특성을 살린다.

욕조와 아이들의 놀이 공간에도 화이트와 목조의 조합을 통해 따뜻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목재 소재는 공간 전체를 아우르는 화이트와 더 쉽게 조화를 이루도록 밝은 컬러를 사용했다. 생활 공간은 목재 소재를 활용한 덕분에 넓은 창으로 들어오는 자연광이 더욱 화사하다.

기능적인 요소만을 내세운 비슷한 모습의 건물들 속에서 동양 전통의 요소와 개념을 담은 이 주택은 디자인, 취지 면에서 남다른 아름다움이 있다. 삶과 죽음, 기억에 대한 추상적인 요소를 건축으로 표현했다는 점에서도 특별한 가치가 있기에 오래도록 기억되는 작품이 될 것이다.

Architect
: DOES DESIGN

Chief designer
: Shuai Wang

Photographs
: CreatAR 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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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지은
한지은http://wheesist.blog.me
넓고 얕은 지식을 가지고픈 '글쓰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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