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키도 타고, 눈도 보고, 모임도 많은 겨울은 무척 즐거운 계절인 동시에 걱정의 계절이기도 하다. 올해는 얼마나 추울까? 이 추위를 어떻게 견뎌낼까? 그래서 집을 지을 때 단열에 신경을 많이 쓴다. 내 외장재를 더 두껍게 만들고 창의 크기와 수도 줄인다. 그러다 보니 주택이 무척 폐쇄적으로 되는 경우가 많다. 창이 많고 천고가 높은 오픈 플랜 구조는 국내에서는 힘든 걸까?

캐나다 퀘벡은 겨울 -12 이하까지 떨어지는 국내 겨울과 비슷한 기후를 가지고 있다. MU Architecture에서 만든 The Nook Residence겨울과 관련해 쌓여있는 기존 상식을 깨주는 주택이다. 국내 주택과 비교하면 ‘이게 가능해?’하고 놀랄 만큼 큰 창과, 높은 층고, 개방성을 가진 주택이다. 겨울 주택 시리즈 첫 번째 주택이다.

하얀 설원과 하나가 되는 하얀 외관

캐나다 퀘벡 동쪽 마을에 위치한 집이다. 두 개의 볼륨으로 구성된 이 퀘벡 지역 주택은 언덕에 위치해 집 실내로 들어오면 주변 풍경이 한눈에 들어오도록 창과 위치를 설정했다. 겨울을 겪는 지역임에도 의도적으로 창을 크게 디자인하고 내부를 개방적으로 설계해 주변 자연환경 속에 생활하는 듯한 느낌을 받도록 했다.

심플한 공간 구성과 창을 통해 들어오는 뷰의 조화

지상의 메인 리빙룸의 공간 구성은 단순하다. 벽 쪽에 난로, 그리고 난로를 중심으로 대각선에 작은 티테이블을 배치하고 그 주변으로 소파를 배치했다. 벽 한 면을 채우는 유리를 통해 호수와 호수 주변 풍경이 그대로 실내에 전달된다. 난로에서 번지는 따뜻한 실내에서 보기만 해도 추운 얼어버린 호수 풍경을 감상하는 아이러니한 풍경이 매우 드라마틱하게 다가온다.

겨울에는 하얀 설원, 여름에는 초록 숲으로 계절마다 변하는 자연의 모습이 계절마다 다른 실내로 변화시켜준다. 큰 창에 대한 건축적 접근이 만들어낸 즐거운 산물이다.

Step-up flooring, Sunken living room

단 차이를 이용해 공간을 나누는 것을 Step-up Flooring 또는 Sunken Space라고 한다. 보통 낮은 레벨에 거실을 높은 레벨에 주방을 배치한다. 기존 플로어 레벨보다 낮은 곳에 위치하면 심리적으로 보호받는 듯한 느낌을 받기 때문에 안락함과 편안한 느낌을 강조할 수 있다. 그래서 아래쪽에는 주로 거실, 리빙 공간으로 사용하고, 활동적이고 에너지 넘치는 다이닝 공간을 위쪽에 배치한다.

이 퀘벡 Nook House 역시 기존의 설정을 그대로 따른다. 작고 아늑한 리빙 공간을 기존 플로어보다 낮은 곳에 두어 겨울철 따뜻하고 편안한 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유도했다.

추운 겨울 어떻게 이런 디자인의 주택이 가능할까?

한국과 닮은 4계절이 있는 퀘벡 지역에서는 어떻게 국내의 꽁꽁 묶어둔 주택과는 다른, 단열이 걱정되는 구조의 집을 만들고 생활할 수 있을까 궁금해진다. 비법이 있다면 사오고 싶다. 그런데 특별한 비법은 없다. 가장 큰 차이라면 생활 방식일 것이다.

국내는 겨울에 실내에서 옷을 많이 입고 생활하는 문화가 아니다. 아이들의 경우 양말도 벗고, 내복 정도만 입고 생활한다. 어느 가정에서는 반팔을 입고 생활할 만큼 실내 높은 온도의 실내 생활을 한다.

반면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미국 등 많은 서양에서는 두꺼운 옷을 입고, 담요 등 걸치고 생활한다. 이런 실내 생활 문화 때문에 단열에 대한 걱정이 국내보다 낮다. 그래서 계절의 영향에서 벗어나 더 자유롭고 다채로운 생활 공간을 즐긴다.

겨울, 여름에 강한 목조 주택

서양 주택 대부분이 목조주택이라는 점도 간과할 수 없다. 목조 주택은 콘크리트에 비해 열효율이 6배 가량 좋다. 같은 외벽 두께라면 6배 가량 유지비를 절감할 수 있고, 같은 열효율 비율에서는 실내 공간을 더 확장할 수 있다는 말이다. 콘크리트 주택 외벽 두께가 400~450mm 임을 감안하면 대단한 수치다.

또 콘크리트가 열을 빼앗는 물성을 가지고 있다면 목재는 열을 유지해주는 성질이 있다. 쉽게 차가워지지도 않고 쉽게 뜨거워지지 않아 실내 온도를 변화가 적다.

생활 습관과 주택 디자인의 균형

서양식의 오픈 형태의 주택을 원한다면 생각보다 어려운 일은 아니다. 단열 관련 국내 기술을 세계 수준급이다. 같은 디자인이라면 국내가 해외 주택보다 더 좋은 단열의 건물을 만들 수 있다.

하지만 실내 생활 습관의 변화도 고려해야 할 부분이 있음을 상기해야 한다. 나와 가족이 감당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구조와 창에 대한 공간 디자인의 절충점을 찾는 것이 가장 어렵지만 선행해 풀어야 할 집짓기의 첫 단계가 아닐까 싶다.

Architects
MU Architecture

Photos
: Ulysse Lemerise Bouchar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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