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름해 보이는 집의 정면과는 달리 집 안으로 들어서면 새로운 세상이 펼쳐진다. 목재에 화이트 컬러로 마감한 익스테리어는 색으로나 형식으로나 구식이다. 오래된 목재 바닥에, 앤티크 목제 가구로 채워져 있을 것 같은 상상과는 달리 화려한 모던 스타일의 실내가 펼쳐진다. 수영장을 바라보는 유리 벽과 다양한 팝 컬러의 조합이 탄식을 자아낸다. 322m2(약 96평)의 부지를 사용한 이 브리즈번 시티 내 주택은 호주 전통적인 우아함과 모던 스타일의 조합된 럭셔리한 가족생활 공간을 탄생시켰다.

지상층과 지하층 같은 지상층? 경사진 부지를 그대로 활용한 구조

거장 건축가 중 하나인 Elizabeth Watson Brown의 디자인을 벤치마킹한 주택이다. 2층 구조이기는 하지만 경사진 부지의 특성으로 지상층과 지하층으로 되어 있다. 정문과 연결되는 메인 도로는 건물 전체보다 높이 위치해 있다. 그래서 정면에서 바라보면 1층의 주택으로 보인다. 하지만 차고로 들어가는 통로를 따라 내려가면 숨겨진 또 다른 층이 나타난다. 이 층이 지하층이다.

그러나 지하층이라는 표현을 했지만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막힌 지하 공간은 아니다. 메인 도로 반대편, 즉 건물 뒤편에서 바라보면 평범한 지상 2층 구조의 주택이다. 국내에서는 쉽지 않은 주택 구조지만 호주 뉴질랜드는 부지의 경사를 그대로 사용한 이런 지상, 지하층 구조의 주택을 쉽게 접할 수 있다.

이런 구조의 특징은 프라이버시 보호가 가능하다는 점이다. 경사에 층 하나를 숨기고 대신 안쪽은 완벽하게 개방하면서 오픈 형태의 생활을 즐길 수 있다.

침실, 오피스, 욕실은 도로와 같은 레벨의 지상층에 배치하고, 다이닝 룸, 주방, 수영장 같은 리빙 공간은 지하층에 배치해 동적 공간과 정적 공간을 층을 통해 나누었다. 평범한 2층 구조의 서양 주택과 같은 층별 활용이다.

스틸과 목재의 조화, 그리고 유리

리빙 공간으로 구성된 아래층은 현대적 감각으로 채워져 있다. 오픈 플랜과 위층까지 연결된 높은 층고, 유리문을 활용까지 더해지면서 개방형 공간을 만들었다. 수영장을 중심으로 L자로 슬라이딩 도어를 설치해 어느 장소에 있든 실내 전체를 관통하도록 디자인했다. 공간을 나누면서 동시에 연결하는 구조이자 장치다.

다이닝 룸과 리빙룸 사이 얇은 목제 기둥을 사용해 오픈형 디바이더(Divider) 스트라입트 슬랫 (Striped Slat) 패널링으로 공간을 분리하면서 집 전체에 품위까지 더하는 효과를 냈다. 위층까지 뻗어 오르는 직선 디자인은 경직될 수 있는 모던 스타일 공간에 부드러움을 더했다.

디바이더는 벽처럼 폐쇄적인 것만 있는 것은 아니다. 이렇게 양 공간을 소통하면서 공간을 나누는 오픈형 디바이더도 있다. 현대 인테리어에서 많이 사용하는 디바이더 형태로 고급스러운 멋까지 더할 수 있어 많이 사용되고 있다.

유리 벽과 계단 마감은 스틸을 사용했다. 목재만으로 주택 내부를 마감하면 모던한 세련됨을 만들 수 없을 뿐 아니라 수영장과도 조화를 이루기 쉽지 않다. 현대식 주택을 원한 클라이언트의 요구에 따라 부드러운 모던 스타일의 실내를 완성하기 위해 스틸을 메인으로 목재를 적절히 배치해 디자인을 완성했다. 높은 층고와 직선 스틸 프레임이 만나면서 스타일리시한 리빙 공간을 탄생시켰다.

이렇듯 목재는 경직되거나 딱딱한 공간에 부드러움과 생기를 불어넣는 역할을 한다. 많이 사용한다고 좋은 것은 아닌 것도 아닌 만큼 전문가의 조언을 얻는 것이 좋다.

컬러의 향연

이 브리즈번 주택의 모던 스타일에 방점을 찍는 것은 컬러의 활용이다. 화이트 바탕의 내부에 일부 제품의 컬러에 힘을 주면서 시각적 강렬함을 강화한다. 이런 컬러 엑센트에 사용되는 대표 소재는 보통 액자(그림)과 쿠션, 러그다. 이 브리스번 주택 역시 몇몇 개의 팝컬러 제품을 사용해 모던함과 질깜까지 한껏 끌어 올렸다.

직선 구조의 매력

국내 주거 공간 구조의 특징은 각 공간이 거의 정사각형에 가깝다는 것이다. 아파트 주택 문화의 영향 때문이다. 반면 서양의 경우 길게 늘어선 직선 또는 직사각형 형태가 많다. 이와 같은 구조는 오픈 플랜에 유리하며 유리 도어나 창과 결합하면서 큰 매력을 발산한다. 시각의 방해 없이 바깥 풍경이 유리 벽의 크기 그대로 실내로 스며들어 오면서 생기 넘치는 실내를 만든다. 공간이 꼭 정사각형에 가까울 필요는 없다. 틀에서 나올수록 공간은 매력적으로 변한다.

산을 바라보고 생활하는 사람과 바다를 바라보고 생활하는 사람과는 차이가 생긴다고 한다. 그만큼 환경이 생활과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를 단적으로 알려주는 말이다. 공간의 좋고 나쁨의 개념이 아닌, 고가와 넓음의 개념이 아닌 자신의 생활에 맞는 공간, 좋아하는 스타일을 찾는 방법으로 이런 주택을 접하면 더 가치있게 다가오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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