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 문은 어떤 의미일까?
외부로부터 내부를 보호하는 장치? 외부와 내부의 경계? 과거라면 그랬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현대 시대의 문은 내부와 외부의 연결 수단이며, 외부의 아름다움을 내부로 끌어들이는 장치다. 문은 단절이 아닌 소통의 수단이다. 그런 점에서 세계에서 가장 큰 유리문을 가진 이 벨기에 주택이 가지는 의미와 시사는 무척 크다. LALO이라는 프로젝트 이름을 가진 가장 큰 유리문 집은 SculpIT가 디자인했다.
6미터 높이에 4톤의 문
6미터 높이에 4톤이나 되는 이 멋진 글래스 도어는 스위스 제조사에 Jansen에서 특수 제작했으며, 일반 힌지로는 감당할 수 없기에 힌치 대신 피벗(Pivot)을 사용해 무게 중심을 잡아 작은 힘으로도 쉽게 여닫을 수 있는 튼튼한 문을 만들었다.
피벗은 물리학에서 나오는 회전축에 관한 용어다. Pivot Door(피벗 도어)라 하면 문을 활용하는 한 형태로 회전문의 한 종류라 생각하면 쉽다. 이 벨기에 유리문 도어는 일종의 피벗도어다.
도어가 만드는 새로운 풍경과 문화
왜 이런 도어를 만들어 사용하냐고? 튀고 싶어서가 아니다. 상식을 깨는 도어가 만드는 새로운 풍경과 그곳에서 경험하는 새로운 문화 때문이다. 이런 새로운 풍경과 문화는 생각과 사고에 다양한 영향을 미친다.
왜 이런 문을 만들었을까?
문은 단순히 내외부를 왕례하는 통로가 아니다. 내외부를 단절하고 내부를 보호하 역할이라고 생각하겠지만 아니다. 이런 접근은 기능적인 1차원 접근이다.
문은 내외부를 연결하면서 외부의 사람을 내부로 맞이하는 첫 번째 얼굴이다. 사회를 향하는 그 주택의 얼굴이다. 웃는 얼굴과 찡그린 얼굴, 어떤 얼굴이 사람들의 마음과 사회를 부드럽고 즐겁게 만들까?
이런 독특한 문을 통해 만들어진 내부(내집) 공간은 내 삶을 다르게 만들어주는 힘을 가진다. 남과 다른 나, 남보다 나은 삶. 다른 사람을 경험하지 못하는 경험으로 내 생활을 충만하게 만든다.
집을 잠만 자는 공간으로 받아들인다면 이런 시도는 낭비일 것이다. 시간을 투자해 멋진 카페를 찾고, 그곳에서 시간을 보내는 것은 카페를 단순히 커피를 마시는 장소가 아닌 새로운 문화 경험의 장소로 받아들이기 때문이다. 서양 사람들에게 집이란 그런 놀이 공간이다.
국내에서 집은 작은 골방이라는 개념에 익숙하다. 대충 매트리스를 깔고 TV를 옆에 설치하고 작은 창이 고작인 곳에서 살아왔다. 그만큼 제도적으로 많은 것을 포기하고 감당하며 생활해야 했던 시간이 길었다.
하지만 어려운 시절을 이겨내 온 만큼 이제는 나를 위한 내 생활 문화 공간으로써의 집을 위해 투자하고 누릴 시대가 오지 않았나 싶다. 이를 위해서는 국가적인 차원에서도 많은 지원이 뿐만 아니라 임대업자, 주택 제공자들의 생각과 집의 개념에 대한 변화 또한 반드시 이루어져야 한다.
Architects
: sculp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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