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푸집을 짜고 콘크리트를 붓는 대신, 프린터 헤드가 층층이 쌓아 올려 벽을 세운다. 공상과학처럼 들리던 이 방식이 이제 12가구가 실제로 살아갈 공동주택으로 완성됐다.
프랑스 마른(Marne) 지역 브잔(Bezannes)에 유럽 최대 규모의 3D프린팅 다세대주택 ‘빌리아스프린트²(ViliaSprint²)’가 준공됐다. 프랑스 사회주택 공급업체 플뤼리알 노빌리아(Plurial Novilia, 악시옹 로즈망 계열)가 발주했으며, 3층 규모에 사회주택 12세대, 연면적 800㎡ 규모다. 시공에는 덴마크 코보드(COBOD)의 3D 건설 프린터 ‘BOD2’가 쓰였다.

50일 계획이 34일로 — 곡선이 오히려 더 저렴했다
가장 눈에 띄는 숫자는 공기다. 골조 출력은 애초 50일을 예상했지만 실제로는 34일 만에 끝났다. 전체 공사 기간도 기존 공법 대비 3개월 단축됐다. 이 단지는 곡선 파사드와 둥근 평면을 채택했는데, 통념과 달리 비용 부담이 적었다. 3D프린팅은 거푸집을 따로 짤 필요가 없어 곡면을 구현해도 추가 비용이 붙지 않기 때문이다. 오히려 최적화한 형태 덕분에 콘크리트 사용량이 약 10% 줄었다.
단열은 펄라이트(perlite) 소재로 처리했고, 발코니는 목재 구조로 마감했다. 지붕에는 500㎡ 규모의 태양광 패널을 얹었으며, 가스와 히트펌프를 결합한 하이브리드 시스템으로 에너지 자립률 약 60%를 확보했다. 프랑스의 신축 건물 환경 규제인 RE2020 기준도 만족시켰다.
사회주택이 실험대가 됐다
이번 프로젝트가 흥미로운 지점은 3D프린팅의 시험 무대가 고급 단독주택이 아니라 사회주택이었다는 점이다. 공급 속도와 비용 절감이 절실한 영역에서 먼저 실증에 나선 셈이다. 유럽에서는 이미 프랑스, 독일, 벨기에 등에서 3D프린팅 주택 프로젝트가 이어지고 있지만, 3층 규모 다세대주택을 12세대 단위로 완공한 사례는 이번이 처음으로 꼽힌다.
국내에서도 3D프린팅 건축 기술은 조경 구조물이나 소형 파일럿 주택 수준을 넘어서려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다만 다세대·공동주택 규모로 실제 준공까지 이어진 사례는 아직 드물다.
공기 단축과 형태 자유도, 여기에 탄소 저감까지 한 번에 잡을 수 있다는 점에서 3D프린팅 시공은 더 이상 실험실 밖 이야기가 아니다. 빌리아스프린트가 던진 숫자들 — 34일, 콘크리트 10% 절감, 에너지 자립률 60% — 은 이 기술이 사회주택 공급 속도를 바꿀 수 있음을 보여주는 구체적인 증거다.
이 기사는 아래 원문 보도를 참고해 PHM ZINE이 새로 작성한 기사입니다. 사진과 자세한 내용은 원문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출처 : New Atlas — Europe’s largest 3D printed apartment building completed in Franc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