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코 트렌드가 막바지에 다다랐을 시기, 뉴욕 로프트(창고)는 헐값으로 거래되었다. 이때 1979년 주거 형태의 변화에 대한 타겟 마켓은 프린팅 하우스라 불리는 창조적인 형태로 급부상하는 중이었다. 1911 이탈리안식 거대 기업의 내부와 비교되던 이 당시 아파트는 컴팩트하고 기본적이며 한두 개의 넓은 창문만이 있고 침실 또한 부족한 형태를 가지고 있었다.

이 프린팅 하우스는 슬리핑 쿼터스(Sleeping Quarters: 기차나 배에 있는 작은 간이침실)가 주방에 딸린 반 밀폐형의 메자닌에 배치되어 있었다. 이런 상태의 건물을 미래 트렌드를 일으킬 주택으로 리노베이션을 시작했다.

*로프트 하우스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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팝 컬러 모던과 인더스트리얼 컨셉, 국내 오피스텔보다 업버전

내부를 보면 국내 오피스텔이 떠오른다. 하지만 규모나 내장재, 공간을 활용하는 방식, 천고까지 국내 오피스텔과 크게 차이 난다. 더 크고, 더 고급스럽고, 더 화려하다. 각 동에 따라 다르기는 하지만 아파트의 컨셉은 팝 컬러의 모더니즘이다. 로비 아래층은 오리지널 아치형 천정과 출입구를 그대로 사용하면서 역사성까지 갖추게 되었다.

로비 검은색 철 패널은 일부러 읽을 수 없는 문자들과 함께 구멍이 뚫어 역사적 의미가 있는 곳이라는 의미를 녹여냈다. 60 개의 주택 조합을 생산하기 위해 궁극적으로 104의 집을 합쳤다. 기존의 메자닌을 그대로 두면서 총면적 109m2 (약33평)의 크기에 2개의 침실을 넣었다. 4m가 넘는 높은 천정의 건물로 설계된 것과 각 룸이 사용자에 따라 다른 디자인을 하고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유럽형의 좁고 긴 공간 구조에 생동감 넘치는 인테리어

국내 오피스텔은 무척 형식적이도 정적이다. 시대의 흐름을 무늬만 반영하고 자주 바뀌는 사용자들이 쉽고 질리지 않게 사용할 수 있도록 매우 보편적으로 디자인했다. 반면 이 프린팅 하우스는 각 동마다 각각 다른 모습을 하고 있다. 생활하는 사람의 개성과 성향을 최대한 반영할 수 있는 구조를 선택해 만들었다. 결과적으로 공간은 매우 선명하고 생동감 넘치며, 입체적인 질감으로 가득한 공간이 완성되었다. 길고, 좁고, 높은 구조를 십분 활용하여 공간을 일렬로 나열하고 높은 층고를 위해 사다리를 인테리어 소품으로 사용하는 아이디어를 냈다. 과거 큰 저택의 서재를 현대식으로 재해석했다는 평이다.

모듈식으로 조립된 케비닛 도어는 -이탈리안 제조소와 함께 수년 전에 개발한 형태- 건축 기둥에 의해 창조된 비대칭적 벽감을 살리고 주방 공간은 최소화했다. 슬렌더 글라스를 테이블 탑으로 두어 평상시에는 아일랜드 안에 두었다고 필요시 밀어내 사용하는 방법을 채택했다. 긴 구조의 특징을 파악해 옆으로 길게 뺄 수 있도록 디자인한 식탁(공간) 활용 방법이다.

공기 흐름의 방해 없이 닫고 열 수 있도록 메자닌 난간에 미늘 모양의 모제 슬라이딩 패널(창)을 설치했다. 오픈 형식을 유지하다가 필요시 (또는 취침시) 공간을 폐쇄해도 공기의 흐름에 지장이 없도록 한 디자인으로 멋과 기능 모두를 잡아낸 장치다.

로프트(복층), 침실 또는 리빙 공간으로 편하게

단열은 문제로 국내에는 아직 높은 천고를 활용한 구조에 대해 조심스러워하고 있다. 하지만 우려와는 달리 높은 천고가 주택 내부와 구조 등에 긍정적으로 작용하는 부분이 많다. 자유로운 공간 활용과 변형, 소통과 실내 공기의 유통 등 많은 매력을 가지고 있다. 주택 신축을 준비 중이라면 메자닌과 높은 층고에 대해 좀 더 긍정적으로 검토해 볼 만한 부분이다.

로프트를 활용할 때 국내는 침실로 구한에 사용한다. 복층임에도 낮은 천고로 인한 최선의 선택이지만 이 프린팅 하우스처럼 4m나 되는 충분한 층고가 확보되는 집에서는 리빙 공간이나 엔터테이닝 공간으로 활용도 가능하다.

공간을 풍요롭고 즐겁게 만드는 입체감과 질감

공간을 표현하는 데 있어 가장 어려운 부분 중 하나가 질감과 입체감이다. 제품의 컬러, 텍스쳐, 소재 등 여러가지 요소를 모두 고려해야 하는 부분이다. 더욱이 실내 콘셉트에서도 벗어나면 안되며 너무 과하면 공간이 난잡해진다. 입체감과 질감은 전문가들에게도 많은 시간이 소요되는 분이다.

프린팅 하우스는 소재(마감재)가 가지는 특성을 중심으로 입체감과 질감 높은 공간을 연출했다. 벽면 마감재와 책과 책장의 활용 방법 등이 대표적인 예다. 여기에 컬러대비를 더하면서 내부 인테리어 콘셉트에 맞는 입체감을 만들어냈다.

국내에 이와 같은 높은 천고의 오피스텔이 만난다는 것은 사실상 어렵다. 한정된 높이에서 최대한 많은 수의 세대를 만들어야 하는 현실에서 3m 이상의 천고는 과소비다. 주택을 재화 수단으로 생각하는 시공사와 주택 시장의 흐름 때문이다. 주거 공간을 삶의 질을 높이고 유지하는 공간으로 받아들이고 이해하는 사회 흐름이 빠른 시일 내에 자리 잡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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