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 건축에서 클라이언트가 가장 신경 쓰고, 요구하는 항목 중 항상 탑에 있는 것이 단열이다. 이 단열은 건물의 기밀도와 연계된다. 내장재, 단열재 등의 종류도 중요하지만 단열의 90%는 건물이 얼마나 기밀하냐에 의해 결정된다. 내부에서 데우고, 차갑게 만든 공기가 기밀하지 못한 건물에 의해 유출된다면 단열 성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기밀도가 높다는 것은 내외부의 공기 흐름이 단절된 다는 것을 의미한다. 내부 공기는 밖으로 못 나가고, 외부 공기는 안으로 못들어 온다. 그렇다면, 단열을 위해 공기의 흐름이 정체되는 것이 과연 생활하는 사람들에게 좋은 것일까?

전통 항아리처럼 스스로 숨쉬는 주택

인도네시아에 있는 Flick House숨 쉬는 주택이다. 요새같은 외벽에, 단단하게 창을 고정하여, 단열에 완벽을 기울이는 국내 주택과는 다르게, 커다란 외벽은 버리고, 작고 큰 다양한 창과 개방감 좋은 공간을 두어, 자연의 바람을 따라 주택 건물 내부도 자연스럽게 환기가 되도록 디자인했다. 위아래 층 다방면에 수목을 심어 공기의 질을 한층 더 높이고자 했다.

내부같은 아웃도어, 아웃도어 같은 내부

Flick House 의 특징 중 하나는 외부마감재와 내부 마감재가 같다는 것이다. 신을 신고 내부에서 활동하거나, 신을 벗고 외부에서 활동하는 생활 방식이기에 내외부의 차이는 사실 벽과 천장이 있느냐, 없느냐의 차이에서 달라진다. 이런 생활 방식 때문에 내부에 수목을 심거나, 외부 바닥을 목재 마감하는 것이 무척 자연스럽다.

특히 욕실 한쪽 벽면을 외벽 마감재와 같은 브릭으로 처리한 것은 시작적 쾌감을 준다. 사용 용도에 따라 바닥 높이를 다르게 하고, 다양한 바닥재를 사용해, 욕실의 활용성을 확장하고 관점적인 공간의 질 또한 높였다.

Airy & Open Space, Make Better Me

대한민국은 아파트라는 독특한 생활 문화로 인해 제한된 천고와 규격화된 공간에 너무 익숙해져 있다. 이런 문화는 단순히 공간에 대한 인식을 제한하는 것 뿐만 아니라, 단열, 소음, 사생활 보호에 대한 강박증적인 집착을 만들어 왔다. 그래서 기존과는 다른 공간, 다른 방식을 제안했을 때, 이해하고, 받아들이는데 상당한 시간을 필요로 한다.

가령, 벽 없이 하나의 공간을 넓게 사용하면서 기능에 따라 공간의 구역을 자연스럽게 나누거나, 욕실에 신발을 없애고 건식으로 디자인한다거나, 겨울철 실내에서도 두꺼운 겨울용 옷을 입고, 거실에서 담요를 끼고 지내는 등의 생활은 꽤나 낯설고 이질적이다. 그러나 이런 풍경과 생활이 잘못되었다거나 나쁜 것은 아니다. 지금까지 우리의 생활과 다를 뿐이다.

Flick House는 그런 면에서 국내 주택과는 많이 다른 공간이다. 물론 집 자체가 넓기도 하지만, 천장의 높이, 창의 크기와 개수, 내외장재의 활용 등 쉽게 선택할 수 없는 것들을 집이라는 공간에 녹여냈다. 물론, 이런 시도가 가능했던 것은 기후 조건도 크게 작용했지만, 생활 공간에 대한 꼭 그래야 한다는 제한적인 틀이 없었기에 가능했던 부분이 크다.

어떤 생활을 하고 싶은가와 실제로 어떤 생활을 하는가는 다른 문제이며, 접근 방법과 결과물 또한 전혀 다르게 산출된다. 즐기고 싶은 생활에 맞춰 만든 공간이, 나의 일상 패턴과 전혀 다르다면, 사 놓고도 몸에 맞지 않아 옷장에 두고 입지 않는 옷과 같이 되어버린다. 그 공간, 그 집은 버려지는 공간, 집이 되는 것이다. 예쁜 집을 지을 래, 익숙한 집을 지을 래? 이것이 집의 딜레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이 있다. 좋은 공간은 사람의 마음과 생각, 사고 방식을 바꾼다. 전 세계적으로 고소득층이 생활 공간에 많은 비용을 할애하는 것은 단순한 과시욕이 아니다. 삶의 질과 삶의 미래와 연관되어 있기 때문이다. 다름은 틀림이 아니다.

ARCHITECTS
: http://delution.co.id/

PHOTOGRAPHY
: Fernando Gomulya

기밀도 높은 주택에 필요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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