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면 알수록 주택의 완성도를 높여줄 지붕 종류 20가지 (2/2)


11. 지붕에 돌출된 창이 있는 도머 지붕 (Dormer Roof)

박공 지붕 경사면에 수직 창이 달린 도머 지붕은 국내 목조 주택에서도 종종 발견할 수 있다. 이런 창은 경사면을 따라 천창을 설치했을 때 하자를 우려해 수직 창을 달기 위해 계획하거나 다락에서 천창을 냈을 때 그 활용도가 떨어질 때 계획하게 된다.

도머지붕 또는 도머지붕 창이라고 불리는 이 형태는 국내에서 뻐꾸기 창이라고도 부르는데 뻐꾸기집이라고 불리는 새집 또는 뻐꾸기 시계와 그 형태가 닮아서인 듯하다.

이렇게 수직 창이 돌출된 도머 지붕은 박공 지붕을 선택하고 박공 지붕 실내 공간에서 생기는 단점을 보완하거나 층고가 높은 공간의 채광을 위해 설치하게 된다.


12. 도시적인 분위기의 평지붕 (Flat Roof)

네모 반듯한 평지붕은 21세기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가장 친숙한 형태의 지붕 구조가 아닐까 한다. 평지붕의 장점은 명확하다. 지붕 면적 만큼의 마당이 생긴다는 것. 그런 장점에도 불구하고 많은 경사 지붕의 집들이 지어지는 이유가 있다. 눈과 비, 햇볕을 막아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 지붕의 역할이라는 것이 그 이유이다.

그러니까, 경사 지붕과 비교했을 때 평지붕의 하자 발생 요인이 많다는 의미이다. 특히 우천시 빗물이 경사면을 타고 자연스럽게 지면으로 떨어지는 경사지붕이 빗물이 바닥에 고이는 평지붕보다 빗물이 샐 염려가 적어지는 것이다.

물론 요즈음에는 좋은 방수재와 단점을 보완한 시공 기법으로 하자 발생률을 많이 줄였지만 습기에 취약한 목구조에서는 여전히 평지붕을 꺼리는 분위기가 존재한다.  


13. 외부 형태를 풍부하게, 실내는 더 풍부하게, M자형 지붕 (M Shaped Roof)

경사 지붕을 선택하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지만 그 중에서도 두 개의 박공을 반복해 배치하는 M자형 박공 지붕은 보다 역동적인 느낌을 주는 지붕 디자인이 아닐까 한다. 비단 외부의 형태적인 분위기 전환 뿐 아니라 실내 공간에도 크고 작은 볼륨이 반복되게 해 평지붕이나 경사도가 일률적인 디자인의 지붕보다 더 다채롭게 느껴진다는 매력이 있다.

이를테면 공간을 이동하며 지붕이 높아졌다 낮아지는 볼륨들이 그 공간을 지루해하지 않게 하는 힘이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매력적인 지붕 중간에 생기는 골을 보면 빗물이나 눈이 고여 지붕에 하자를 유발하지 않을 지에 대한 고민을 하지 않을 수 없는데, 이는 지붕이 모이는 골에 완만한 경사를 만들거나 작은 박공을 만들어 빗물이나 눈이 고이지 않고 골을 따라 흐르게 하는 것으로 해소할 수 있다.


14. 합리적인 층고 계획, 다락을 쓸모있게, 소금통형 지붕 (Saltbox Roof)

양 쪽 경사도가 다른 박공 형태인 ‘소금통형 지붕’이라는 용어는 조금 낯설게 들리지만 기존 지붕 형태의 비효율적인 부분을 보완하기 위해 변경된 디자인이다.

경사도가 동일한 박공 지붕을 선택했을 때 지붕 바로 아래의 2층(또는 다락)의 양 끝 공간이 낮아 공간 활용도가 떨어질 때 지붕의 높이를 올리는 것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그러나 지붕 높이를 과도하게 올리지 않고 지붕 경사를 변경하는 것만으로 한쪽 벽면의 공간이 높아져 이전보다 훨씬 합리적인 방법으로 효율적인 공간을 만들어 낼 수 있다.

다만 지붕이 들린 면의 벽체가 거대하게 느껴질 수 있어 개인적인 선호도의 차이가 있는 편이다.


15. 복잡한 지붕이 싫다면, 외쪽 지붕 (Shed Roof)

아파트와 학교, 사무용 빌딩을 전전하며 살아온 세대는 박공이나 모임 지붕을 촌스러운 것으로 여길 수도 있다. 그런 사람들에게는 경사각이 한쪽에만 있는 외쪽 지붕이 좋은 대안일 것이다. 지붕 경사가 한 쪽으로 흐르면 양 쪽 경사가 생기는 박공 지붕에 비해 큰 하중이 부담되고 지붕 부재 하나의 길이가 길어지는 단점이 있다.

하지만 건물 규모를 고려해 적절한 경사도의 지붕을 계획한다면 환기나 방수 등의 하자 없이 단순하고 멋스러운 형태를 연출할 수 있다.


16. 서로 다른 형태를 결합한 조합 지붕 (Combination Roof)

조합 지붕은 단어 그대로 서로 다른 형태의 지붕을 조합한 것이다. 이런 형태의 지붕은 주변에서 쉽게 보기 힘든데 그 이유는 시공 난이도가 높은 것에 비해 구조적인 이점이 있는 것도 아니고 미적으로도 특별히 높은 수준의 아름다움을 느끼게 하는 형태도 아니기 때문일 것이다.

하나의 면에 하나의 경사만 존재하는 다른 지붕 형태와 다르게 이 지붕은 경사면 중간에 각도가 변화하는 독특한 모양을 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지붕 부재가 분절되어 구조적으로 결코 유리하지 않을 뿐 아니라 시공의 난도 또한 높아진다.


17. 피라미드를 집 위로, 피라미드 지붕 (Pyramid Hip Roof)

고즈넉한 산골 마을에 잘 어울릴 법한 이 지붕은 단순함의 미학이 도드라지는 형태의 지붕이다.

단순한 형태의 사각 뿔이 네모난 벽체 위에 올라탄 피라미드 지붕의 주택은 건물의 규모가 커질수록 그 위를 덮는 지붕 또한 거대해진다. 그런 까닭에 지붕을 지지하는 구조부재의 크기가 커지거나 자재의 수량이 늘어나지만 거대한 공간감을 선호하는 사람이라면 욕심내 볼 법한 지붕일 것이다.

지붕의 꼭지점이 보이는 위치에 거실과 주방 등의 공적 공간을 계획하면 마치 큰 홀에 머무르는 듯한 기분이 들 것이다.


18. 실용보다 미학, 소규모 외부 공간에 적합한 육각 지붕 (Hexagonal Gazebo Roof)

육각형 지붕은 일반적인 주택에 활용하기가 쉽지 않아 정자에 주로 쓰인다. 그래서 이름 붙인 것이 바로 육각형 정자 지붕(Hexagonal Gazebo)인데 사실 실용성보다는 미적인 요소를 위해 만들어졌다.

육각형이 주는 입체미와 안정감이 휴식 공간으로서의 정자의 역할을 한층 더 드높인다. 물론 주요 구조재 외에 부수적인 구조재를 접합하지만 하중을 처리하는 방식이 다른 지붕 구조와 차이가 있어 육각 지붕은 크게 만들 수록 보다 많은 자재를 보다 복잡하게 구성해야 한다.

gardenchic.co.uk

그런 까닭에 육각 지붕은 실용성이나 시공의 용이성보다는 형태적 미학을 위해 선택하게 된다. 이런 육각 지붕은 넓고 규모가 큰 공간에 적용하는 것은 적합하지 않다. 국내와 해외 사례를 보더라도 외부 공간에 눈이나 비, 햇볕을 피할 수 있는 구조로 만들거나 한 채의 건물을 짓더라도 그 규모가 크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19. T자형 평면에 적용하기 좋은 사방 교차형 지붕 (Hip&Valley Roof)

높이가 다른 모임 지붕이 수직 방향으로 결합된 사방 교차형 지붕은 T또는 L자형 평면에 적합하다. 두 방향의 공간이 교차하는 지점에 구조 부재가 분절되는 골(valley)이 생기는데 모임 지붕이 결합되며 자연스럽게 발생한 형태의 지붕이다.

두 개 이상의 경사 지붕이 결합되어 골이 생기지만 물이 고이지 않고 흘러내리도록 설계되었기 때문에 누수의 걱정은 없지만 우천 시 골이 모이는 지점에서 떨어지는 빗물을 잘 처리할 수 있는 고민이 필요하다.


20. 비슷한 듯 조합이 다른 모임지붕의 변형

모임 지붕을 기반으로 이 두 유형의 지붕은 비슷한 듯 약간의 차이가 있다. 하나는 두 개의 모임지붕이 같은 높이에서 교차되는 교차 모임 지붕, 또 다른 하나는 박공 지붕과 모임 지붕이 교차하는 모임 박공 지붕이다. 이들은 모두 형태는 차이가 있지만 원리는 같다. 

평면 상에 생긴 꺾인 공간에 다른 각도의 경사지붕(박공 또는 모임)을 추가해 독립적인 지붕을 만드는 것으로 서로 다른 지붕을 접합하는 다른 이유도 있겠지만 주된 이유는 주요 경사 지붕의 경사도를 그대로 연장했을 때 한 쪽 벽면이 과도하게 낮아져 사용성이 현저히 떨어진다는 단점을 보완하기 위한 것이다. 

이런 식으로 겹쳐지는 형태의 지붕 역시 M자 지붕과 마찬가지로 실내에서 높낮이가 다른 볼륨의 공간을 만들어 외부에서 보는 것보다 매력적인 내부를 만들 수 있다.

더 볼만한 기사

Riley
Riley
낯선 장소에서 공간을 탐험하는 디자이너

LEAVE A REPLY

Please enter your comment!
Please enter your name here

More like this
Related

심플한 동선과 심플한 가구 배치로 완성한 상하이 스튜디오(원룸) 인테리어, 내 방에 적용해 볼까?

언뜻 보아도 꽤 큰 비용을 지불했을 법해 보이는 스튜디오(원룸)다....
00:31:32

대형설계사, 아뜰리에, 시공사, 시행사 차이. Part 1: 대형설계사vs아뜰리에 [아키리즘, A 12th 잡담]

학생, 또는 이직을 준비중인 직장인에게 언제나 고민거리인 주제다. 어디를...

복층 구조에 한쪽 벽을 다 유리로 만든 신기한 50제곱미터의 뉴질랜드 웰링턴 지역 목조 주택

1952년 일본인이 사용하던 뉴질랜드 웰링턴 산기슭의 작은 주택을 건축가...

욕조를 바닥 아래로? 현대 욕실 트렌드 바닥 욕조, Sunken Bath (Tub)

사이즈도 모양도 천차만별로 국내 욕실의 절반을 차지하는 욕조. 없애자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