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루의 카야오(Callao)는 바다가 보이는 아름다운 항구 도시이다. 평화롭기만 할 것 같은 이 도시는 사실 극심한 빈부격차로 인해 낙후된 주택에서 거주하는 주민들이 상당하다.

페루의 건축 사무소, TRS 스튜디오는 이런 지역 상황을 건축적으로 해결할 아이디어를 냈다. 화물 컨테이너를 개조해 주택으로 만든 것이다. 높지 않은 비용, 지속 가능한 소재, 주거의 질을 높이는 구조 등 입체적인 고민의 결과물이 바로 이 모듈라 주택이다.

지역과 사는 사람을 위해 선택한 모듈라 주택

이 주택은 4인 가족이 살 수 있도록 설계된 모듈라식 주택이다. 모듈 하우스, 모듈 주택으로도 불리는 모듈라식 주택은, 콘테이너를 기본으로 집의 80퍼센트 정도를 미리 만들어 부지 위에서 조립하여 완성하는 방식의 주택이다.

TRS 스튜디오는 많은 고민 끝에 이 지역에 맞는 주택 형태가 모듈라식 주택이라 결론 지었다. 첫째, 항구도시에 특성상 부지에 물이 많아 침습이 쉽다. 둘째, 침습이 되지 않으면서도 금액이 저렴하고 유지가 쉬운 재료가 필요했다.

이렇게 모듈라 주택을 짓자는 결정에 획기적인 아이디어 하나가 더 나왔다. 바로 화물 컨테이너의 재활용이다. 기존 자원을 활용하는 것이므로 외관 제작 비용, 시간이 거의 들지 않는다. 컨테이너 소재 특성상 강도와 내구성 면에서도 안정적이기 때문에 유지 면에서도 돈과 힘을 쓸 필요가 없다.
주택 부지 뿐 아니라 사는 사람들의 경제적인 문제까지 이해하는 과정을 통해 나온 귀중한 아이디어다.

가능성과 유연함을 담은 공간 설계

이 주택의 크기는 60m2(약 18평)로 면적은 비교적 작다. 대신 수직을 높여 공간을 크게 두 개로 분리했다. 1층은 거실과 부엌, 2층은 침실, 서재, 화장실이 있다. 이러한 공간 구분은 4인 가족을 위한 것이긴 하지만 이 주택은 인원의 한계를 두지 않았다. 서재 공간을  추후 침실로 변경하여 사용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또한 모듈라식 주택답게 수직적으로도 가능성이 무한하다. 1,2층에 국한되지 않고 추후 층 수를 높여 공간의 유연함을 충분히 보여줄 수도 있을 것이다. 

로컬 소재를 활용한 내부 인테리어

화물 컨테이너 재활용을 통해 건축 비용과 시간을 절약한 이 주택은 내부 소재 활용에도 의미를 담았다. 로컬 소재, 즉 이 도시에서 회수한 재활용 목재를 활용했다. 내부 공간을 위한 재료 사용에서부터 이 도시를 생각한 배려가 돋보인다.

더불어공간을 나눈 벽과 천장은 친환경적이면서도 방음이 뛰어난 OSB(Oriented Stand Board) 합판을 사용했다. 인더스트리얼하고 차가운 컨테이너 벽과 대비되어 따뜻하면서도 사람 사는 분위기를 풍긴다. 바닥 또한 목재를 활용했지만 OSB와 대비되는 어두운 컬러 활용으로 공간의 안정감을 준다.

자연광과 프라이버시를 모두 겸비한 지붕

이 주택의 하이라이트는 지붕이다. 폴리카보네이트(polycarbonate)로 제작된 이 주택의 지붕 또한 재활용 소재다. 재활용이라고 해서 걱정 할 필요는 없다. 아크릴, 유리와 비교해도 내구성이 떨어지지 않고 휘어지는 성질이 있어 안전하다.

수명이 20년 정도라는 단점이 있지만 자연광으로 인한 단열, 창문을 통한 환기 등 필수적인 요소는 모두 갖췄다. 반투명 소재라 밖에서 공간이 잘 보이지 않는다는 점 또한 폴리카보네이트 지붕의 큰 장점이다.

건축이 빈부격차를 단번에 해결할 수는 없어도 공간을 바꿈으로써 도시 지역 문제를 풀어나갈 수 있다. 공간이 긍정적으로 변하면 공간에 사는 사람이 변하고 그 공간을 둘러싼 인식 또한 변한다. 페루의 이 모듈주택이 사람과 도시를 긍정적으로 변화시키는 시작점이 될 것이다.

Architects
: TRS Stud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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