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2년 일본인이 사용하던 뉴질랜드 웰링턴 산기슭의 작은 주택을 건축가 Andrew Simpson이 자신의 취향에 맞춰 리노베이션을 하여 지금의 집을 만들었다. 50제곱미터(약 15평) 밖에 되지 않는 이 목조 주택은 바닥에서 천장까지 이르는 한 면이 유리로 된 문을 가지고 있는 국내에서는 시도하기 힘든 디자인을 하고 있다. 다양한 건축적 시도가 병합되면서 50제곱미터라고는 믿어지지 않을 만큼 높고 넓게 느껴지도록 만들었다.
숲풀로 둘러싸인 언덕 위의 작은 집, 한국에서도 가능할까?
뉴질랜드는 화산으로 이루어진 섬나라다. 그래서 지형의 높낮이가 심하고 산이 많은 국내 지형과 비슷한 점이 많다. 기후에서의 차이는 크지만 지형의 차이는 크지 않다. 국내 주택이 산을 깎아 평판화 작업을 하는 반면 경사지나 산기슭에 그대로 주택을 지으며 자연의 변화를 최소화하는 것은 눈여겨볼 만한 작업이다.
한 벽면을 유리 문으로 만든 과감한 디자인, 어떤 변화가 생길까?
창이 아니다. 벽의 역할을 하며 여닫을 수 있는 유리문으로 서쪽 한 벽면 전체를 차지한다. 슬라이딩 도어로 영화 속에 펼쳐지는 자연과 석양을 실내에 담아낸다. 작은 사이즈의 Deck과 내부 경계에 위치한 이 슬라이딩 글라스 도어는 때로는 실내에서, 때로는 덱에서 자연과 더 가까이 호흡하고 치유하는 공간을 만들어내는 데 가장 큰 역할을 한다.
50제곱미터의 작은 공간의 개방성을 최대로 올리고, 바깥 풍경을 내부로 끌어들여 실제보다 공간이 넓고 풍부하게 느껴지도록 했다. 같은 크기라도 위와 아래가 분리된 유리문 또는 창을 만들었다면 지금과 같은 분위기를 만들어내지 못했다. 창은 위치도 중요하지만 주택의 디자인에 따라 크기도 중요하다.
* 창이 생각과 심리에 미치는 영향 (클릭)
기본 구조는 메자닌, 그러나 유리 문으로 느껴지는 천고는 그 이상
기본 구조는 Mezzanine(메자닌-복층)으로 국내에서도 쉽게 접할 수 있는 상층에 침실을 배치한 디자인이다. 그러나 국내와는 다른 활용 방법으로 두 배 이상 크게 느껴진다.
국내 복층이 단순히 침대를 놓을 수 있는 크기라면 이 웰링턴 목조 주택은 하나의 온전한 방을 상부(복층)에 배치했다. 침대 옆으로 덱 형태로 발코니를, 반대편으로는 작은 휴식(거실) 공간을 만들었다.
여기에 거대 유리문을 통해 개방된 바깥 공간이 더해지면서 실제로 느껴지는 공간감은 몇 배로 크게 다가온다.
욕실 벽을 내력 벽으로, 기둥과 결합해 편하고 안정된 공간을
좁은 출입 통로 좌측에는 주방 우측에는 욕실을 배치했다. 이 공간이 위층 메자닌을 받치면서 집 전체 구조의 하중을 담당하는 임무를 수행한다. 여기에 위층은 편한 동선과 넓은 공간 활용을 위해 얇은 기둥으로 사용해 지붕에서 내려오는 하중을 아래 내력벽으로 분배하도록 했다.
근데 내력벽이 뭐야?
내력벽이란 집을 지탱하는 벽을 말한다. 집을 구성하는 벽은 크게 두 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집을 지탱하는 없으면 안되는 벽, 공간만 나누는 없어도 되는 벽. 실내 공간을 새롭게 만들 때 내부에 있는 벽을 허물기도 하는데, 이 때 벽은 일반 벽으로 없어도 집을 지탱하는데 큰 지장이 없는 벽이다. 만약 내력벽을 부수게 되면 집이 받는 하중이 틀어저 무너지고 만다.
ARCHITECTS
: Andrew Simpson
PHOTOGRAPHY
: Paul McCredi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