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무는 게 답일까, 보존하는 게 답일까? 재건축을 둘러싼 보존과 재건축 갈등과 해외 사례

강남 지역 아파트 재건축 건을 두고 잡음이 많다. 아파트 한 동씩을 문화유산으로 남기라는 서울시의 조건 때문이다. “흉물이 될 것이다”, “보존가치가 있다” 로 의견이 나뉘고 있다. 이번 재건축 건이 중요한 것은 앞으로 국내 건축물의 보존과 재건축의 방향에 미칠 영향 때문이다.

부수는 것이 답일까? 서양의 사례

고건축물을 대하는 서양과 한국의 시선에는 큰 차이가 있다. 서양은 보존에 더 큰 무게를 두는 반면 한국은 재건축에 좀 더 힘을 실린다. 예로 영국의 경우 창고나 공장, 마구간 같은 고건물을 비롯, 고주택을 함부로 허물거나 파기하지 못한다. 리노베이션 과정도 엄격하여 고건축물의 창틀 모양이나 기둥, 건물의 특정 부위는 건드릴 수 없게 되어있다. 이런 강한 규제 때문에 영국에는 수백 년이 넘은 건축물을 현시대에도 시외는 물론 시내에서도 쉽게 찾고 경험할 수 있다.

오래된 건물이라고 낮은 가격에 거래되는 것도 아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같은 크기의 지금 건물보다 몇 배의 가격이 측정되기도 하며, 운 좋게 좋은 가격에 매입해도 보수를 통해 리노베이션을 거치면, 신축보다 많은 비용을 투자해 사용하는 경우도 다반이다. 그런데도 재건축이 아닌 리노베이션을 선택하는 것은 역사에 대한 자부심과 역사적 가치를 먼저 생각하는 사회 의식 때문이다.

 ↓ ↓  영국 고건축물 주택 리노베이션 사례

 ↓ ↓  미국 고건축물 창고 리노베이션 사례

한국의 건축물 보존 사례

국내 건축물 보존 사례는 특별하게 취급된다. 과거 근대화 과정을 통해 수많은 역사 의미를 지닌 건물이 사라졌고, 이에 대한 문제를 인식했을 때는 이미 돌이킬 수 없는 상태가 되었다. 남아 있는 역사적 건물은 한옥 마을과 같은 특별한 형태로만 존속, 보존되고 있으며 그 외의 건물은 고물처럼 방치되어 있다. 유럽처럼 과거 곡물 창고나 공장을 주택으로 변형하여 재사용하는 사례는 국내에서는 찾기 쉽지 않다.

 ↓ ↓  캐나다 스튜디오(원룸) 리노베이션 사례

그렇다면 왜 재건축을 원하나?

과거 성장을 위주로 빠르게 건물을 올리면서 미래의 가치는 배제되고 양적 팽창만 일어났다. 이 과정에서 수많은 역사적 의미를 지닌 건물이 사라지고 현재는 의미 없는 콘크리트 건물이 대부분이기에 보존 가치가 없다는 것이 재건축을 찬성하는 쪽의 이야기다.

하지만 재건축을 원하는 쪽에는 재건축을 통해 사익을 취하려는 세력도 숨어 있다. 재건축 지역으로 선정되면 그곳에서 살던 주민들은 이익을 취할 수 있는 부분이 상당부분 생긴다. 특히 강남 지역의 재건축은 잘못된 이익을 노리는 투기와 결합한 이권 다툼이 치열하다.  재건축을 돈벌이 수단으로 바라보는 것이다. 물론 개인은 그렇게 접근할 수 있다. 하지만 정책을 추진하는 정부에서 정치적 이익을 따지면서 바른 방향으로의 정책 결정을 보류하거나 무마한다. 이것이 유럽 국가와의 큰 차이점 중 하나다.

 ↓  ↓  호주 고건축물 아파트로 리노베이션한 사례 (아래 기사 클릭)

용도 변경의 리노베이션에서 답을 찾을 수 있을까?

유럽을 비롯, 북미, 뉴질랜드, 오스트레일리아 등 여러 나라에서는 창고나 차고, 공장 건물, 수도원 등 옛 건물을 리노베이션을 통해 재사용하고 있다. 건물을 그림과 같은 하나의 아트로 수집, 활용하며 사용하기도 한다. 신축 건물에서는 느낄 수 없는 시간성을 가지는 건물 특유의 멋과 특징은 중독성 강한 매력을 발산한다. 온전히 사용자에게만 허락되는 특권이다.

아파트의 경우도 국내와는 달리 인테리어 변경, 리노베이션이 자유롭다. 콘도, 스튜디오 등 오픈 플랜 형태를 제공하는 작은 공간은 물론, 세 개 이상의 방을 만들 수 있는 규모의 아파트도 원하는 구조와 디자인으로 다양하게 변형 가능하다. 

 ↓ ↓  캐나다 콘도 리노베이션 사례

재건축과 보존에 이권은 빠져야 한다

다양한 양식을 가지고 있는 서양 건축물과 국내 건축물을 같은 선에서 비교하는 것은 어려운 문제다. 하지만 특정 집단의 사익이 반영되면 본질이 가진 문제는 퇴색된다. 자연과 건축은 현재 시대의 산물이지만 미래로 이어지는 역사의 시작이다. 보존이 중요한지, 아닌지의 가치 판단이 단순한 이권으로 흐려져서는 안 된다. 우리가 다음 세대에 물려줘야 할 것은 부유함 만이 아니다.

| Source : http://news.jtbc.joins.com/html/209/NB11597209.html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03/01/2018030101905.html, https://livinglabhub.blog.me/221063639379, http://biz.newdaily.co.kr/news/article.html?no=10154107, http://www.nocutnews.co.kr/news/4919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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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예나
김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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