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ign
: TG Studio
한 층에서 위아래 층을 바라볼 수 있는 놀라운 시각적 구조를 가진 이 주택은 런던 헴스테드 히스(Hamstead Heath) 지역에 있다. 70년대 지어진 이 건물은 TG Studio의 손을 거쳐 40년 만에 리노베이션이 이루어졌다. 이 런던 주택은 스플릿 플로어(Split Floor) 구조를 활용해 6층 처럼 공간을 활용하고 있다. 한 가족이 사는 공간이 6층이라면 낭비 아니냐고? 기사를 읽고 나면 이런 구조의 내 집을 생각하게 될 것이다.
위아래층을 볼 수 있는 신기한 층간 구조, 스플릿 플로어
일반적인 국내 주택은 한 층에서 다른 층을 볼 수 없다. 층과 층은 고립되어 있다. 층간의 독립성을 부여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 런던 주택은 한 층에서 다음 위, 아래층이 한 시각 안에 들어오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 TG Studio는 Ground Floor(1층)의 내부 벽을 제거하고 오픈 플랜으로 만드는 작업을 했다. 그리고 각층은 오픈 플랜으로 만들어 층마다 다른 기능을 부여했다. 예를 들어 1층은 로비 2층은 주방, 3층은 침실 이런 식으로 각 층은 하나의 기능만을 수행한다.
시각적 개방성을 확보하면서 수직 공간의 다이나믹함을 강조하기 위해 스플릿 플로어(Split Floor) 구조를 적극 활용했다. 플로어 바닥재와 계단 바닥재를 통행하여 계단이 계단이라는 아닌 듯한 환각을 일으키며 자연스럽게 플로어처럼 이용할 수 있도록 유도했다. 여기에 계단 양측 손잡이를 유리로 처리해 시각적 개방성을 확보했다. 유리의 엣지는 블랙으로 처리하면서 위에서 바라봤을 대 확실한 경계를 만드는 것은 물론 심미적 아름다움까지 더했다.
이렇게 계단이 반대방향으로 꺾기는 부분에 새로운 공간을 만들어 사용하는 방법을 국내에서는 스킵 플로어라고 칭하고 해외에서는 통상 스플릿 플로어(Split Floor)라는 표현을 사용한다.
층과 층 사이를 쪼개 새로운 층을 만드는 스플릿 플로어 방법을 통해 2층 주택을 3층처럼, 3층 주택을 5층 또는 6층으로 사용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스플릿 플로어는 한 층에서 반대편 층 위아래 모두를 바라볼 수 있기 때문에 시각적 개방성이 무척 커진다는 특징이 있다.
계단은 집의 심장인 동시에 척추
이 런던 주택은 계단 사용 방법은 무척 놀랍다. 시각적 개방성과 계단의 존재로 인해 살아있는 유기체 같은 느낌을 받게 된다. 6층까지 통일된 계단의 디자인은 각 층의 공간과 연결되며 살아있는 듯 다가온다. 이 집에 계단은 사람 몸에 비유하면 척추 역할을 한다. 공간에 힘을 더하고 바로 설 수 있도록 지탱하며 공간이라는 각각의 개체를 하나로 연결한다. 유연하면서 완고하다.
계단의 이미지가 집 전체의 이미지로
계단에서 느껴지는 단정함과 유려함은 집 전체로 이어진다. 계단의 이미지를 가장 많이 닮은 공간은 주방이다. 작업 공간을 중심으로 위아래 수납공간은 선을 활용하여 디자인을 통일했다. 화이트 컬러를 가로지르는 짙고 간결한 선들이 곡선보다 매끄럽고 모던한 공간을 창조했다.
현대 주택은 상부 수납장을 지양하는 추세다. 사용하는데 불편하기도 하고 시각적인 방해가 크기 때문이다. 이런 단점을 없애고자 사용한 방법이 디자인의 통일과 상부 수납장의 깊이를 작업대 깊이의 반 정도로 얕게 만드는 것이다. 여기에 주방에 큰 창을 만든다면 상부 수납장이 주는 답답함을 반감시킬 수 있다. 주방 디자인에 있어 중요한 것은 사이즈가 아닌 수납장과 창문이다.
천장 등이 없는 리빙 공간
독특한 디자인 중 하나가 리빙 공간 안에 천장 등을 만들지 않았다는 것이다. 대신 스탠드 램프와 독특한 디자인의 플로어 램프를 설치해 빛을 조절하도록 했다. 활동량이 많은 동적 공간이 아닌 음악을 감상하고 영화를 보는 정적 공간의 컨셉으로 접근한다면 충분히 매력적이고 실현 가능한 공간 디자인이다.
계단에 대해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더러 있다. 그리고 각 층은 분리되고 벽도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한정된 부지라면 계단과 층을 높게 사용하여 공간을 재생산하는 것이 나쁜 선택이 아니다. 생각을 조금만 오픈하면 생활과 환경 그리고 가족 관계와 유대가 오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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