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주택은 평지붕보다 박공지붕 많다. 목구조(목재를 사용한 구조) 주택이 대부분이고 다락 사용이 익숙한 문화여서 일반적인 주택은 박공지붕(삼각형)을 기본으로 한다. 그래서 평지붕이 되례 특별하게 느껴진다.
평지붕 대중화는 2차 세계 대전 이후 Mid-century Modern이 탄생하면서부터라 할 수 있다. Mid-century Modern은 20세기 중반 (1940년~1970년 전후), 2차 세계대전 후 미국을 중심으로 진행된 사회 격변기의 문화 사조인데, 이 시기 건축의 특징 중 하나가 평지붕과 벽면을 크고 단순하게 활용하는 디자인이었다. 휴스턴 주택 지구에 있는 Pavilion Haus라는 이 주택은 Mid-century Modern의 디자인을 참고하여 만든 평지붕 주택이다.
그런데 미국 주택은 쓰지도 않는 앞마당은 왜 있는 거야?
울타리 없는 잔디 앞마당은 미국의 전통 주택 형태 중 하나다. 앞마당은 도로를 중심으로 마주하는 이웃 간의 충분한 거리상 여유를 주는 장치이자, 대중 공간(거리)과 사적 공간(주택) 사이 완충 공간 역할 등을 한다. 이런 공간을 통해 주택에 생활하는 사람도 거리를 지나는 사람도 심적 안정감을 가지게 된다. 그래서 앞마당 크기에 차이는 있을지언정 대부분의 주택이 앞마당을 가지고 있다.
이런 완충 공간을 Buffer Zone이라 하며, Buffer Zone은 건물의 형태에도 영향을 미친다. 보도가 없거나 도로가 좁은 한국은 이웃 간의 충분한 안정적 거리 확보가 어렵기 때문에 도로를 중심으로 서로 높은 벽을 만들어 ‘나의 공간’이라는 안정감을 확보한다. 디자인적 완성도를 떠나 한국 주택에서 느껴지는 위화감과 건조함은 Buffer Zone의 유무에서 시작된다고 봐도 무방하다.
본적 없는 독특하고 욕실 배치
욕실은 독특한 구조로 되어있다. 욕실이 담아야 할 여러 기능을 스마트하게 배치했다. 중앙에 간이 벽을 설치해 앞뒤 좌우로 욕조, 세면대, 샤워실과 화장실 그리고 스토리지 등을 절묘하게 배치했다. 다소 조잡해질 수 있는 공간을 절묘한 배치를 통해 유니크한 욕실을 탄생시켰다.
Step-up 인도어 Step-down 아웃도어
정문이라고 할 수 있는, Black stripes door를 열면 그대로 Courtyard가 있고 여기서 바로 내부로 연결된다. 보통은 이런 아웃도어 공간이 있으면 다시 내부로 들어가는 메인 도어를 하나 더 설치하는 데, 이 주택은 그 메인 도어를 과감하게 생략하고 그 자리에 아웃도어로 통하는 슬라이딩 창문으로 마무리했다. 그래서 전에 느낄 수 없는 다소 어색하면서도 나쁘지 않은, 묘한 느낌을 전달하는 공간을 만들어냈다.
내부와 정문 사이 약간의 완충 장치를 만들었다. 바닥의 높이 차이가 바로 그것이다. 내부 바닥은 Courtyard보다 50~60cm 정도 높은 위치에 두었다. 그래서 잔디 공간을 지나 Step up 하여 Deck을 거쳐 내부로 들어가는 과정을 만들었다. 이 높이 차이가 열린 공간에서(내부와 외부가 병합되는) 내부와 외부를 구분해 주는 심미적 역할을 해준다.
Kitchen과 Dinning room은 다른 공간
주방에 식탁을 배치한다는 개념은 낡은 공간 개념이다. 현대로 올수록 고급 주택일수록 주방과 다이닝룸이 병합되며 공간도 넓게 할애한다. 기능적으로 공유하는 부분도 많고 공간도 넓게 사용할 수 있는 등 여러 장점이 있기에 자연스러운 변화라 할 수 있다. 주방과 다이닝룸은 다양한 시도가 가능한 공간이다. 벽 없이 컬러로 공간을 구분하거나 자재, 천장의 높낮이 등을 달리하는 등 무궁무진하다.
Architects: StudioMET / @studiometarchitects
Photography: Benjamin Hi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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