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 표절, 법과 양심 사이

얼마 전, 서로 다른 지역에 있는 두 개의 카페가 화제가 되었다. 지역은 다른데, 내외부 디자인이 무척 닮았다. 건물주가 같거나, 설계 회사가 같지도 않다. 문제는 거기서 출발한다.

어딜 봐도 쌍둥이 느낌인데, 부모가 다르다? 들어본 음악인데, 가수, 작곡자가 다르다? 사회는 이런 사건들을 납치, 표절이라 부르며 이를 범죄로 간주한다. 그렇다면 건축물은 어떨까?

누군가 ‘옆집 건물과 똑같이 지어주세요’ 했다고 가정하자. 그래서 비전문가가 보기에는 똑같은 건물이 지어졌다면, 이건 창작물을 무단 도용한 범죄일까? 아님 레퍼런스를 잘 참고한 또 다른 창작물인걸까?

사실, 한 건물에 대한 저작권이 건축가(또는 회사)에 국한되는 것은 무리가 있다. 설계는 건축가가 했지만, 시공은 시공사가 하고, 구조 계산은 구조계산사무실에서 하는 등 규모가 클수록 참여하는 업체도 다양해지기 때문이다. 가수가 노래를 했다고, 그 곡에 대한 저적권이 가수에게만 있지 않는 것과 비슷하다. 다만 건축은 더 복잡하고 애매하다. 그럼에도 건축물에 건축가 이름이 대변되는 것은 그 건물의 대한 법적 책임을 지기 때문이다.

다시 이야기로 돌아와, 그렇다면 베낀 건물은 시공을 베낀 것일까, 설계를 베낀 것으로 봐야 할까? 공간 구성은 같은데, 시공 재료와 공법이 다르면, 이건 과연 건물 표절일까 아닐까? 시공 공법, 공간 디자인 모두 다른데, 외부 디자인이 같다면, 이건 표절일까?

이 애매한 틈을 파들며, 양심은 잠시 버려두고, 건축 표절은 계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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