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층은 상가 나머지 층은 주택으로 쓰는 일명 상가 주택은 국내에서도 무척 인기가 높다. 서울 같은 대도시에서 비용을 절감하면서 높은 수익성도 함께 따라오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런 상가 주택이 국내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캐나다 토론토 역시 이 같은 상가 주택을 자세히 살피면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Juli Daoust and John Baker가 구입한 이 건물 역시 아래층은 상가, 위층은 아파트 형태다. 3층으로 구성된 이 건물은 2층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227.6m2(약 70평)으로 일 층은 상가, 2, 3층은 주거 공간이다. 상가는 Mjölk라는 보티크 샵으로 Juli Daoust and John Baker 부부가 직접 운영한다.
상가 주택, 그러나 한국과는 조금 다른 외관 형태
상가 주택이지만 국내 상가 주택과는 다른 형태다. 국내 상가 주택이 임대 업자에 의해 개발되어 위층은 다가구 주택으로 구성되어 있는 반면, 이 토론토 상가 주택은 오롯이 한 가정이 사용하는 형태다. 그래서 층별로 다른 구성을 하고 루프탑까지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차이가 있다.
목재를 주 재료로 한 스칸디나비안 스타일의 내부 인테리어
오래 알고 지내온 건축가 Ho Ping Kong and Peter Tan(Studio Junction) 함께 이 공간을 완성했다. 스칸디나비안 콘셉트다. 전체적으로 화이트 바탕에 목재를 주재료로 사용하고, 여기에 블랙으로 악센트를 주는 디자인 방법을 택했다. 바쁜 도시 아파트 디자인으로는 생각하기 쉽지 않은 아티스틱한 스칸디나비안 스타일이다.
퍼블릭 룸은 3층에, 침실은 2층에 배치했다. 코트야드는 3층에서 탑층으로 주방과 리빙룸 사이에서 공간에 볼륨감과 개방감을 채워준다.
외부 같지 않은 아웃도어
주방과 리빙룸 사이에 아웃도어를 배치했다. 네거티브 스페이스가 많고 아티스틱한 정적인 공간에 활력과 에너지를 채워주는 역할도 병행한다. 바쁜 도시 속에 쉼과 여유를 주기에 기능적으로도 충분한 공간을 만들어 냈다.
섬세함 + 간결함
내부를 이렇게 간결하고 예리하게 디자인할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선에 관해서 섬세하고 세심하다. 이런 콘셉트는 집 전체를 에워싸고 있다. 선을 표현하고 처리하는 방식은 정교함과 부드러움과 만나면서 더 빛을 발한다.
내부 가구와 데커레이션은 앤티크 샵을 운영하는 주인답게 예술적 미가 풍부한 제품들이다. 이들의 조합이 단순히 따뜻한 목재 인테리어 내부를 정교하고 세련된 장소로 만들어 낸다.
욕실은 선형 미와 간결함으로 대표되는 공간이다. 블랙과 밝은 톤의 오크 목재로 반을 나누어 디자인이 하면서 이전에는 보지 못한 무척 심플하면서도 사색적인 공간을 만들어 냈다.
욕조 역시 목재다. 목재는 물과 열에 약하다는 것이 통념이지만 목재 종류, 가공 방법, 가공 후 처리 방법에 따라 철근만큼의 강성을 가질 수도 있고 수분에도 강해진다.
목재를 대하고 사용하는 방향에서 동양미를 상당히 차용하고 있는 듯한 느낌이다. 창살 디자인과 좌식 공간 등이 대표적이다.
책을 읽는 것보다 명상하기에 더 좋은 분위기의 공간이다. 침대 옆 사다리식 수납장 역시 간결함과 정돈된 레이아웃으로 여백의 미를 강하게 표현해준다.
국내 공장식 상가 주택이 나가야 할 나은 길
상가 주택은 수익성을 중심으로 제작되는 건축이다. 그러다 보니 하나의 디자인에 주택과 상가가 다 들어간다. 자연스럽게 주거 공간의 기능을 도외시하게 되고 상가도 그 특유의 멋을 잃고 만다. 주택이 주어야 할 편의를 건물 주변 인프라를 통해 대신 채우라는 느낌이다.
반대로 이 토론토 상가 주택은 상가의 기능과 주거 공간으로서 주택의 기능 모두를 소홀히 하지 않는 느낌이다. 각자의 기능에 충실할 수 있도록 각 공간을 분리하고 디자인했다. 불가능할 것 같은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은 사례다. 국내 상가 주택이 나가야 할 좋은 방향을 이 토론토 상가 주택이 제공하고 있다.
ARCHITECTS
: Studio Junc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