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에 상관없이 새집을 짓는다고 하면 깔끔하게 마감된, 다른 주택과는 다르게 보이는 집을 올릴 것이다. ‘너희들과 다르다’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은 게 인간의 내재된 욕망이라고 할까?

그런데 중국 광저우 베이지아오(Beijiao) 지방에 있는 이 주택 주인은 생각이 조금 다른 듯하다. 소위 ​낙후된 동네에 오래된 주변 건축물과 크게 다르게 보이지 않는 외관의 집을 지었다. 회색으로 회색 콘크리트 빛의 주변에 튀려 하지 않았다. 독특함보다는 주변과 조화를 고려한 건축이다.

일반인 관점에서는 건축주로서 아쉬울 법하기도 한 이 주택 디자인은  Vector Architects에 의해 이루어졌다. 총 470m2의 대지를 사용한 주택이다.

나의 욕심이 마을을 망칠 수도 있다

집이 그 나름대로의 멋과 가치가 드러나려면 건물 자체의 디자인만으로는 안 된다. 가장 좋은 건물을 주변 환경을 이해하고 순응하는 건물이라는 말이 있다. 아무리 아름다워도 마을과 환경에 맞지 않으면 애물단지로 전락해버리고 만다.

그런 관점에서 이 광저우 베이지아오(Beijiao)에 있는 이 주택은 국내 주택 시장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그렇지만 그 나름대로의 개성과 멋을 창조했다

세세하게 보면 콘크리트의 멋을 살린 형태적인 독특함을 가지고 있다. 아크(반원) 모양의 지붕은 중동 지역의 사원을 떠오르게 한다.  원형 형태의 부드러움이 자연스럽게 표현되면서 시선을 사로잡는다. 하지만 튀지 않고 오히려 거친 주변 마을을 유려하게 만들어주기까지 한다. 좋은 건물은 주변 환경까지 바꾼다.

목재를 활용한 외부와는 반대 느낌의 부드럽고 따뜻한 내부

묵직한 콘크리트의 외부와는 달리 내부는 목재의 특징을 잘 표현해 부드럽고 깔끔한 공간을 만들어냈다. 기둥과 가벽을 통해 공간을 나누고 여러 창을 만들어 어느 공간에서든 외부와 연결되어 고립으로부터 오는 답답함 또는 폐쇄감을 최소화했다.

공간 배치와 동선동 인상적이다. 불필요한 공간과 벽은 과감하게 없애 공간 구성력을 끌어올렸다. 바다가 펼쳐진 외부 풍경을 실내에서 만끽할 수 있도록 창문의 크기와 위치를 고려했다. 드러나지 않는 자연스러운 멋이 집주인의 성격이 그대로 반영된 것이 아닌가 싶다.

벽 없이도 목재 톤을 달리해 공간 분리

벽이 없어도 공간을 시각적으로 기능에 맞춰 분리하는 것이 가능하다. 이 주택은 리빙공간과 다이닝 공간에 사용된 목재 톤을 달리해 벽 없이 공간을 분리했다. 다이닝 공간은 밝은 톤을 사용해 식욕을 높이고, 리빙 공간은 짙은 톤의 목재를 사용해 안정감과 편안함을 강조하면서 좋은 쉼의 공간을 창조했다.

존재 자체로 가치 있는 아치형 지붕 로프트

이런 공간을 어디에 쓰나 싶다. 하지만 전문가들 눈에는 무한한 잠재력을 가진 공간이다. 어떻게 사용해도 아름다울 공간이다. 파티 장소로도, 그냥 책을 읽거나, 커피를 마시기에도 책방으로 만들어도, 무엇을 해도 어울릴 장소다. 뮤지엄처럼 그냥 존재만으로 공간 자체가 주는 멋이 있다. 하루 종일 머물러도 질리지 않을 곳이다.

이런 결과는 외부환경과 연결성이 깊기 때문이기도 하다. 외부의 투박함이 내부의 진솔함과 만나 공간을 사용하는 사람을 특별하게 만들어 준다.

진정 멋진 건물은 주변 환경을 거스르지 않으면서 새로운 바람을 불어 일으키는 건물이다. 예쁘고 멋지게 내 집만 바라보는 국내 단독 주택 흐름에 또 다른 새로운 시각을 보여주는 집이다. 외적 화려함은 질리기 쉽지만, 내적 중후함은 오래도록 기억된다. 집도 사람과 같다.

ARCHITECTS
Vector Architects

PHOTOGRAPHY
: Howard Chan, Xia Zhi, Chen Zhenqia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