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바닥만 한 창 하나에 사방이 벽으로 된 공간에서 생활하는 것만큼 답답한 생활이 없다.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생활하는 세 친구는 오래되고 어두운 아파트를 구입해 그들이 구상하는 광합성 하는 식물처럼 생기 넘치고 밝은 공간으로 탈바꿈시켰다. 공간을 최대화하는 활용과 빛과 바람으로 항상 프레시한 실내가 이 리노베이션의 콘셉트였다.
좋은 집과 나쁜 집은 창에서 갈린다
멋진 집, 좋은 집은 창을 어디에, 어떻게, 얼마나에 따라 좌우된다. 생기 넘치는 공간은 주변 환경을 얼마나 실내에 품어내고, 자연광으로 채우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건축가인 젊은 커플과 친구가 함께 생활하는 이 부에노스아이레스 아파트는 그들이 직접 리노베이션했다.
포인트는 천장부터 벽면까지 이어지는 글라스 월( Glass wall)이다. 생기 없는 답답한 공간을 아웃도어 공간 쪽 벽면을 유리로 처리하면서 밝고 화사하며 생기 넘치는 공간으로 변한다. 상상해보라 화창한 날에는 구름과 파란색으로 물든 실내, 비가 올 때는 비를 맞지 않고도 그 잔잔함과 빗소리를 즐길 수 있다는 것.
왜 유리벽이 필요한가? 창을 무서워 하는 한국
리빙 공간이 아닌 다이닝 공간을 유리 벽 쪽으로 배치한 것이 주요한 선택이다. 이렇게 공간을 배치함으로써 활동 공간은 보호받으면서, 실내와 실외가 하나의 동선에서 하나의 공간처럼 연계된다. 식사는 더 즐거워지고,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게 한다. 그리고 이 글라스월(Glass Wall) 리노베이션은 공간을 넓게 보이도록 하려는 그들의 또 다른 콘셉트와도 맞닿아 있는 방법이다.
국내 머무는 외국인들이 가장 답답해하는 것 중 하나가 생활 공간(원룸)에 창이 너무 작다는 것이다. 한국 사람은 창을 너무 무서워한다. 춥다, 노출이 위험하다 등의 이유를 댄다. 그래서 생활 공간을 꽁꽁 닫아 만든다. 이런 공간 구조가 사람들의 마음마저 닫아 버리고 사회를 각박하게 변화시키고 있다.
집 디자인은 창과의 싸움이라는 말이 있다. 그만큼 공간은 물론 사고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말이다. 큰 창의 생활 공간에 대한 반감, 단순히 큰 창 공간에 익숙하지 않음 때문은 아닐까?
벽을 없애고 오픈 플랜으로 넓고 젊고 밝게
Hernán(집주인)은 내력벽 외는 대부분 벽을 없앴다. 직선형 구조로 다이닝 쪽에서 들어오는 자연광과 바람, 풍경이 실내 전체에 전달되도록 했다. 천장 마감재를 제거하여 천장을 높이고, Step up flooring으로 생활 공간과 업무 공간을 나눴다. 이렇게 공간을 최대한 밝고, 넓고 또 젊게 만들어냈다.
건물 그대로를 들어내 건물 특유의 멋을 실내에서도 느끼게, 마감재 제거!
인더스트리얼 인테리어에 흥미를 가지고 있지만 내 집에 어떻게 적용할지 모르거나 너무 부담되는 사람은 이 부에노스아이레스 아파트처럼 벽과 천장을 노출하는 것으로 부담스럽지 않으면서 충분히 거칠고 투박한 인더스트리얼 느낌을 연출할 수 있다. 크게 어려운 연출이 아니라는 점도 장점이다.
옥탑이 많은 국내에서 충분히 적용 가능한 디자인
국내 주택 특성 중 하나가 지붕이 없는 옥상 형태의 주택이 많다는 것이다. 이 옥상을 활용해 단순히 사각 공간을 제공하는 것이 아닌 빛과 풍경을 담을 공간을 창조할 수 있다. 단순 옥탑방에 비해 비용이 현저하게 많이 들어가지도 않는다. 심플 사각 구조를 직선으로 만들고 벽 하나를 큰 창으로 만들면 충분하다. 자존감과 당당함은 얼마나 많은 만족감을 주는 공간에 생활하냐에 영향을 받기도 한다.
ARCHITECTS
: Hernán Landolfo
PHOTOGRAPHY
: Brian W. Fer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