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닥이 유리로 된 집에 산다면 어떤 느낌일까? 유리 바닥을 밟고 지나다니며 아래층을 내려다보는 색다른 즐거움이 있는 집. 체코 프라하에 있는 Cornlofts Triplex라는 집에서 물음에 대한 답을 얻을 수 있다.
| 오래된 창고, 허물지 않고 집으로 재활용. 역사적 가치를 보존하는 건축 문화
산업혁명 시기 세워진 공장이나, 창고 같은 오래된 건축물 또는 건물을 리노베이션 해 주택으로 사용하는 경우를 서양에서는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오래된 건물이라도 역사적 의미가 있기에 때로는 새 건물보다 가격이 높고 특정 부동산 사업가들은 이런 건물만 사들여 높은 가격에 팔기도 한다. 이는 새 건물만을 좋은 것으로 취급하는 건(축)물 관련 한국과는 조금 다른 사회 현상이다.
Barbara Bencova(B² Architecture)이 디자인한 Cornlofts Triplex는 독특한 층 활용방식의 인더스트리얼 디자인 주택으로 프라하에 있는 공업용 건물을 리노베이션 해 완성한 주택이다.
공장을 뭐하려고 집으로 고쳐 사용하냐고 하겠지만 시대가 반영된 역사적 가치는 물론 그 시대를 내 생활 공간에서 느끼고 사용할 수 있다는 독특함 때문에 건물을 부수기보다 리노베이션을 통해 거주 공간으로 바꾸어 사용한다.
| 층간 사이(바닥)를 유리로?
내부에서의 소통과 외부와의 소통을 최대로 한다는 콘셉트를 가지고 이 프로젝트는 실행되었다.
세부적으로는 새로운 유리 판을 중앙 공간에 설치하면서 기존 층의 일부는 제거해야 했지만, 그 결과로 집 안의 모든 사물들로부터 예상치 못한 멋진 관경과 빛의 투과를 만들어 낼 수 있었다.
고건물이 주는 내추럴한 분위기를 살리기 위해 파벽 그대로 드러나는 디자인을 선택했다. 그리고 그 파벽에 선반을 설치해 BAR 분위기를 풍기는 다이닝 공간을 만들었다.
아일랜드 하단과 냉장고 벽 상단에 라이트를 넣어 인더스트리얼 바 분위기를 짙게 했다.
인더스트리얼 인테리어를 강조하기 위해 강재 프레임과 목제 판으로 이루어진 진열장을 배치하고 천장에는 촬영 조명을 매달았다.
유리가 차지하는 공간 비중은 극히 일부이지만 이 시도로 집 전체의 분위기와 집 고유 가치는 그 이상으로 올라갔다.
집 전체의 통일성을 위해 인더스트리얼 조명과 진열, 수납장은 동일한 자재의 제품군으로 구성했다. 바깥 풍경 자연광을 최대로 끌어들이기 위해 남쪽 방향의 벽을 커다란 창과 문으로 바꿨다. 외벽과 거실 창 사이 발코니를 두어 실내 단열의 효율을 높이도록 했다.
| 칠판의 활용은 현대 주택의 대세
칠판 마감은 인더스트리얼 인테리어에서 쉽게 찾을 수 있는 장치다. 젊은 인테리어의 트렌드라고 할 수 있을 만큼 디자인으로나 기능으로나 많은 매력을 가지고 있다. 블랙 보드는 보통 주방이나 다이닝 공간의 벽을 사용해 만든다.
공업용 공간을 리노베이션을 거쳐 주거 공간으로 변화시키는 건물은 유럽에서는 어렵지 않게 보고 경험할 수 있다. 오래된 건물도 단순한 건물이 아닌 자산이라는 사회적 인식이 반영된 것이다.
반듯하고 매끈함을 선호하는 국내에서는 접할 수 없는 주택 인테리어 중 하나다. 주택의 다양성은 그만큼 다양한 사회 문화와 의식의 반영이다. 창고를 변형하여 주택으로 재사용하는 이 프라하 Cornlofts Triplex 처럼 자유로움과 다양함으로 가득한 국내 인더스트리얼 주거 공간을 곧 만나기를 기대해 본다.
|Architects : B² Architecture
|Photo : Michal Še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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