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5 m2(약 9평)가 얼마나 크다고 생각하나요?” 라는 질문을 받으면 고개를 갸우뚱할지 모르겠다. 크다고 생각한 적이 없을 테니까. 그렇다면 크다고 할 수 없는 이 28.5 m2의 공간을 기능적이고 럭셔리한 취미공간으로 만드는 것은 가능할까?
이에 대한 답을 아르메니아의 건축 디자이너 Ani Yenokyan가 콘셉트 스튜디오를 통해 내놓았다. Ani Yenokyan은 Equipped wall 공법을 통해 공간을 Pull out(꺼내 사용)하는 스튜디오(원룸)을 탄생시켰다. 4m의 천고를 가진 복층 스튜디오(원룸) 아파트는 블랙 컬러와 독특한 공법을 사용해 한국 표기로 9평이 안 되는 공간을 즐기기 충분한 럭셔리 취미 공간으로 만들었다.
Pull out Wardrobe (Eqipped wall). 옷장, 열지 않고 꺼내기
충분히 작은 실내 공간을 충분히 여유롭게 사용하기 위해 이큅트 월(Equipped wall) 공법을 사용했다. 옷장부터 주방까지 벽 안으로 집어넣었다. 붙박이장은 국내에서도 많이 활용하는 방법이다. 하지만 이 아르메니아 스튜디오 아파트는 문을 열어 사용하는 옷장이 아닌, 수납장 자체를 꺼내 사용하는 Pull out이라는 기발한 방법을 도입했다. 이런 형태의 옷장은 양쪽 방향에서 접근 가능하다는 장점과 미사용 시 벽 안으로 넣어 일상 생활에 필요한 최대한의 실내 공간을 확보해준다는 장점이 있다.
여기에 유동성 좋은 카우치로 자유로운 동선을 확보하고, 밝은 톤의 러그를 배치해 실내 분위기를 밝고 활기차게 만들어 실내를 넓게 느끼도록 유도했다.
Pull out Kitchen, 워크탑에서 식탁까지벽 속에서
벽 안에 있는 것은 옷장만이 아니다. 주방도 벽 안에 보관하다 필요시 꺼내 사용한다. 잘 짜인 수납 구성으로 냉장고, 식기세척기, 요리 도구, 조리대, 식탁까지 쉽게 넣고 빼는 Pull out 디자인을 차용했다. 사용한 그릇과 주방 도구는 세척과 보관이 가능한 식기세척기를 사용해 보관하도록 했다.
Loft와 벽을 활용한 램프
침실은 주방을 벽 안으로 넣고 사다리로 올라가면 된다. 침대 좌측은 수납과 진열이 가능한 유리 진열장을 만들어 오픈 느낌을 강화했다. 우측은 목재로 마감했다. 눈에 띄는 것은 접이식 작은 테이블과 라이트로 목재 일부를 사용해 만들었다. 참신한 아이디어로 공간에 독특함을 더해주는 디자인이다.
내 공간에 목재 마감을 할 때 이 같은 아이디어를 적용한다면 한결 우아한 공간을 연출할 수 있어 기억할 만한 방법이다.
Pull out Storage, 안 쓰는 물건은 바닥 수납 장에
로프트에는 침대 외에 업무를 보거나 편히 쉴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이 공간의 활용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바닥을 올리면 그곳에는 숨은 수납공간이 나온다. 주방이 위치하는 공으로 주방 제품을 채우고 남은 공간을 이렇게 수납 장으로 활용하는 것이다. 보통 로프트는 밑에 공간을 활용하기 쉽지 않다. 수납장 따위로 활용해도 아쉬운 공간이 남는다. 이 스튜디오 아파트는 이런 공간마저 남기지 않고 알차게 사용하고 있다.
욕실과 세탁실을 한 번에
욕실 역시 세탁기를 벽 안 배치해 두 가지 기능을 수행하는 공간으로 디자인했다. 침실 아래 있는 공간으로 단일 공간으로는 가장 큰 부피를 사용했다. 블랙과 석재를 활용해 모던하면서도 품위 있는 공간을 만들었다.
위치만 바꾸면 내 집이 영화관으로
소파는 블럭 형태로 이동이 쉬운 것을 선택했다. 평상시에는 화이트 컬러 벽 쪽에 배치해 사용하다가 영화를 볼 때는 욕실 쪽으로 쉽게 옮겨 취미 생활을 즐길 수 있도록 했다. 높은 천고를 가진 로프트(복층)의 장점을 잘 살리고 있는 활용법이다.
컬러와 자재를 사용한 공간 분리법
실내는 크게 두 공간으로 구분한다. 목재로 마감한 공간과 블랙으로 마감한 공간. 작은 공간에서는 블랙 사용을 자제하는 편이다. 공간이 작게 보이게 되고 건조해지기 때문이다. 이 스튜디오 아파트는 이런 단점을 보완하면서 시각적 공간 인지와 럭셔리한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블랙을 화이트, 목재와 같이 사용했다.
결과적으로 침실과 욕실, 거실 공간과 수납장과 주방 공간을 자연스럽게 분리 인지하고 동시에 모던하고 우아한 공간을 창조했다. 단순한 블랙이 아닌 석재 느낌으로 블랙을 사용해 럭셔리함을 강조할 수 있었다.
이렇게 소파를 옮기거나 주방을 꺼내고 넣는 것을 불편하다고 하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이런 활동이 공간뿐 아니라 사용자 또한 활기차고 에너지 넘치게 만들어 준다. 재미가 없는 공간에서 사람은 쉽게 나태해지고 나른하게 변한다. 재미없는 밋밋한 공간보다 변신하고 변화하는 생산적인 공간이 생활과 삶을 밝고 긍정적으로 만들어 준다는 것을 알게 된다면 내가 생활하는 공간을 더욱 익사이팅하게 만들고 싶을 것이다.
Designer
: Ani Yenoky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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