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의 경우 집을 빌릴 때 Full Furnished라 해서 침대부터 거실의 소파까지 생활에 필요한 모든 가구가 구비된 집을 임대하는 것이 가능하다. 많은 집이 Full furnished로 거래되며 서호주 퍼스 윌러비(Willabee) 지역의 이 유닛도 그런 주택이다. 물론 자신이 원하는 가구를 사 다시 채울 수도 있으며, 생활하면서 이상이 생기는 경우 배상도 해야 한다. 이처럼 장단점이 있지만 많은 짐 없이 초기 정착이 필요한 경우, 예를 들어 학생이나 여행자에게는 매우 유용한 시스템이다.
한국에는 없는 유닛(Unit)이라는 주택 형태
한국의 건물이 수직으로 올라가는 형태라면 호주의 주택 건물은 수평으로 넓게 퍼진다. 예를 들어 빌라는 주로 3, 4 층으로 세대가 수직으로 구성돼 있다. 내부 구조와 크기가 동일하다. Unit은 구조의 크기가 같은 세대 3, 4개가 단독주택처럼 수평으로 늘어선 주택 형태다. 메인 도로를 중심으로 길게 늘어서기도 하고 출입로를 공유하기도 한다. 가구가 완비된 임대 주택은 이런 유닛 형태의 주택에서 많이 찾을 수 있다.
출입문 바로 옆에 배치되는 거실과 소파 그리고 직선 구조
국내 아파트의 경우 출입문을 열고 들어오면 바로 TV가 보이는 경우가 많다. 혹은 그 자리에 소파가 있기도 하다. 서양의 경우는 출입문을 열면 바로 옆에 소파가 배치된 경우를 자주 접할 수 있다. 거실에 문을 만들어 놓은 듯한 느낌이 강하다. 그만큼 공간에 대한 개념과 공간을 대하는 생활이 국내와는 다르다. 하지만 이런 배치와 구조의 차이가 경직됨을 벗어나 자유로운 공간(활용)을 만든다. 동선을 줄여주면서 더욱 효율적으로 만들고 공간끼리의 연계도 강화한다.
직선구조 공간 배치의 개방성과 편리함
집을 꾸미는 것은 가구나 소품이라고 생각하지만 가장 좋은 꾸미기 방법은 구조라는 것을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 구조만 제대로 하면 아무리 볼품없는 가구의 집이라도 새로운 탄식이 나오는 집이 된다. 퍼스 윌러비 지역에 위치한 이 집이 바로 그런 집이다. 화려함은 없지만 개방성과 편리한 동선, 공간의 배치로 한국과는 다른 미를 가진 공간을 만들어 냈다.
출입문을 열면 오른쪽으로는 거실, 반대편에는 주방과 다이닝룸이 존재한다. 이 공간은 오픈 플랜으로 개방성을 최대화한다. 출입구 쪽 작은 디바이더를 설치해 공간이 나눠져 있음을 암시해 줄 뿐 시각을 가리는 벽은 존재하지 않는다. 이로 인해 공기의 흐름과 공간 사이 소통이 원활하게 이루어지는 효과를 볼 수 있다.
이 유닛은 2열 직선 구조다. 출입문을 열고 들어서면 내부 복도 끝까지 시선이 닿는다. 거실과 다이닝룸을 넘으면 양옆으로 방들이 좌우로 나누어 배치되어 있다. 활동 공간과 비활동 공간을 따로 나누는 구조다.
욕실, 배스와 사워를 한 곳에
국내에도 이제 어느 정도 정착되어가고 있는 욕실 형태로 욕조에 샤워기와 샤워 벽을 설치해 욕실 공간을 세이브하는 디자인이다. 다만 국내에는 아직 욕조에 물 튐을 방지하는 샤워 칸막이는 설치하지 않는다는 것과 벽에 부착된 샤워기가 아닌 샤워 손잡이를 사용한다는 것이 차이라고 할 수 있다. 습식 욕실이 대부분인 국내는 호수가 연결된 샤워 핸드를 주로 사용하지만 욕실의 미관과 디자인을 해친다는 단점이 있다.
여행 같은 집은 사치가 아닌 투자
집은 다양한 기능을 소화하는 공간이다. 가장 익숙하고 필요한 공간이지만 벗어나고 싶은 공간으로 많이 인식된다. 이는 집이 단순히 취침이라는 기능으로 한정돼 있기 때문이다. 햇살 가득한 쉬기 좋은 공간과 카페 같은 분위기의 공간이 있다면 주택 생활은 달라질 것이다. 매일 여행 같은 기분을 주는 집, 카페 같은 고급스럽게 꾸민 공간. 집은 단순한 사각의 공간이 아닌 삶의 질을 높여주고 생각을 넓혀주는 인생의 시작인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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