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용자 중심 아닌 공급자 중심의 획일화된 디자인,구조 아파트
투기와 정치가 맞물린 재앙적 산물
친환경이지 않은 친환경 자재 사용 만연
한국 아파트에 대한 해외 여행자의 생각은 어떨까? 놀라움이다. 아파트라는 것이 다른 나라에서는 이렇게 높지도 않을 뿐 아니라 수십 개의 똑같은 모양의 건물이 한 장소에 모여 있는 것도 볼 수 없는 광경이기 때문이다. 호주에서 건축 회사를 다니는 유명 건축가는 획일적이고 멋없는 한국 건축물의 대표로 아파트를 뽑을 정도로 디자인이 고착화되있다. 삶에 질과 가장 밀접한 주거 공간이, 멋지고 즐거워야할 생활 공간이 어떻게 해서 이렇게 볼품 없고 불만 많은 건축물이 되었을까?
사익 투기와 정치가 만든 재앙의 산물
70년대 서울(강남)을 중심으로 땅 투기 열풍이 불었다. 어떻게든 돈을 모아 주변 땅을 사들이기 시작했다. 정보가 빠른 정치권 인사들과 골목 권력이 힘을 합해 돈이 될 만한 곳의 땅을 매입하고 권력을 이용해 가격을 불어 올렸다. 땅은 그렇게 힘만 있으면 쉽게 돈을 벌 수 있는 수단이 되었다. 이렇게 투기로 거래되는 땅은 서울로 몰려오는 사람들과 맞물려 주택 사업으로 발전하고 수요를 맞추기 위한 개발은 생활의 질과 미는 버려둔 채 저질의 양적 팽창만 하게 된다.
한정된 공간에 최대한 많은 인원을 넣어야 더 수익이 많아지는 건물 사업은 투자자들과 대형 건설 기업들의 이해가 만나면서 다시 한번 잘못된 길로 가게 된다. 적은 비용으로 더 많은 이익을 남기기 위해 건물은 좁고 높게 올라가기만 한다.
공개공지도 사라졌다. 대신 그자리에 건물을 더 넣었다. 시공 기간을 단축시키기 위해 단순한 디자인을 차용했다. 빨리 짓다 보니 건물은 약해지고, 자재의 질은 나빠지고 결국 층간 소음은 심해졌다. 다량으로 찍어 생산된 똑같은 모양의 주거 공간은 사용자에게 무엇이 더 좋고 예쁜지에 대한 판단 기준을 앗아갔다. 머물 곳이 필요했던 그 옛날, 공급자들은 최악의 머물 공간을 만들며 그들의 배만 채웠다. 그렇게 국내 아파트는 40년 동안 성장을 멈췄다.
생산비를 낮추려는 꼼수에 울고 있는 친환경 제품과 사용자
현재 건설에 사용되는 바닥재, 벽지, 콘크리트, 본드 등 대부분의 건축 자재는 친환경 마크를 달고 있다. 최소 3개 이상의 인증을 받은 제품들이다. 친환경 제품은 녹색 건축 인증이라 불리는 환경 마크, KS 마크 등을 그것이다. 하지만 실제로 이 친환경 제품이 자재로 우리가 사는 아파트와 주택에 사용되는 경우는 드물다. 친환경 인증은 한 번 받으면 사후 감독 관리가 힘들다. 이런 국내 관리의 맹점을 이용해 인증을 받았을 때의 품질과는 다른 제품을 납품하고 사용한다. 인증 받은 제품 따로 실제로 사용되는 제품 따로인 것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값비싼 친환경 원료 대신 저렴한 재료를 사용해 원료비를 줄여 더 많은 이윤을 남기려는 기업의 꼼수다. 바닥 마감재를 수입 판매하는 국내 유명 p사는 대기업 건설회사에 납품되는 친환경 본드라는 제품들 조차 친환경이 아닌 경우가 다반이라 설명한다. 그러면서 바닥재를 물어 넣었을 때 물이 검게 변하는 실험 결과를 보여주기도 했다.
이런 건축 자재에 대한 문제의 심각성은 jtbc 등 각종 언론을 통해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 jtbc에서 얼마전 확인에 들어간 제품 중에는 기준치 보다 21배나 발암 물질이 초과한 제품을 보여줘 놀라움을 사기도 했다.(http://news.jtbc.joins.com/article/article.aspx?news_id=NB10090249)
일정 기준을 맞추어 환경 마크를 받으면 그것으로 끝인 기업들의 비윤리적 행태에 피해는 오롯이 소비자의 몫이 되고 있다.
저질 자재로부터 우리 아이들을 지킬 수 있을까?
아이가 있는 가정이라면 친환경 자재에 더욱 신경이 쓰인다. 그래서 본드를 사용하지 않아도 되는 강마루를 선호한다. 하지만 가공 과정에서 본드는 필수다. 원목이 아닌 가공 목재는 다 본드를 사용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원목과 석재의 사용 비율이 늘어나고 있는 것은 그런 이유 때문이다.
젊은 층에서는 본드의 사용이 불안해 대형 회사의 친환경 실내 페인트를 사용하기도 한다. 다양한 루트를 통해 납품되는 본드나 벽지에 비해 해외 페인트는 납품도 품질도 일정하고 확인 또한 쉽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것이 근본적인 해결 방법이나 안전지대로 들어가는 길은 아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또 무엇을 해야 할까?
- 조금 비싸도 믿을 수 있는 회사와 자재를 사용
친환경 제품은 일반 제품보다 가격이 높을 수밖에 없다. 그래서 회사나 기업이 낮은 품질의 원료로 바꾸어 제품을 생산 유통시키는 것이다. 한번 설치하고 바꾸면 기본 10년을 쓰는 것이 건축 자재다. 아이들의 건강을 생각하면 약간의 비용을 더 지불해 좋은 자재를 사용하는 것이 비용을 절감하는 최고의 방법이다.
- 브랜드 아파트라 믿지 말고, 입주 전 전문가를 불러 확인
일반 가정에서 친환경 제품의 사용 여부를 확인을 위해서는 입주 전 전문가를 불러 직접 부르는 방법이 현재로서는 가장 믿을 수 있는 방법이다. 최근에는 설계 회사에서 시공과 자재 관련 일을 함께 처리해주는 곳이 늘어나고 있다. 주택을 새로 지을 계획이라면 설계 회사를 통해 자재 선택에 도움을 받고 시공까지 함께 진행 한다. 전문 인테리어 회사를 이용할 때는 이전 이용 고객에게 회사에 대한 정보를 얻은 후 일은 진행한다. 주변에 건축, 인테리어 관련 지인이 있다면 도움을 요청하는 것이 좋다.
- 악덕 기업 사회망 통한 공유
주택 건축, 인테리어 관련 많은 커뮤니티가 있다. 친환경 제품이 아니라는 판정이 나왔을 때는 이 커뮤니티를 통해 과감하게 사장과 회사(기업)의 이름을 공유하여 다른 사람이 더이상 피해 입는 일이 없도록 한다.
인테리어 전문가를 모아 소개시켜 주는 웹 사이트가 많아졌다. 이들 사이트는 기업이 돈을 내면 소개되는 시스템이다. 때문에 그 회사가 양심적인 회사인지 아닌지는 소비자 입장에서 확인할 길이 없다. 이런 인테리어 전무가를 소개하는 웹사이트에서 소개하는 기업이 어떻한 과정을 거쳐 소개되고 있는지 확인해 봐야 한다. phm ZINE에서 소개되는 전문가들은 사전 접촉 확인 절차를 거처 정품을 사용하는 건축 설계사와 회사만 소개하고 있다. 믿을 수 있는 사이트를 찾고 알리는 것도 도움이 된다.
기업의 윤리 의식이 변하고 동시에 제도와 국가적 차원에서의 감시가 강화되지 않는 한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의 몫이 될 수밖에 없다. 기업 윤리 시스템은 쉽게 변하지 않는다. 국가의 철저한 감시가 필요한 이유다.
ⓒphm ZINE 기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합니다.
패시브하우스는 무엇일까? 해외 국내 패시브하우스 정의와 사례